
MSG라,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요. 아직 부품상자 어느 구석에 굴러다니고 있을텐데~
코토부키야가 프라모델의 옵션 부품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밀레니엄 직후로 기억됩니다.
기존에 웨이브나 옐로서브마린 등 몇몇 회사들이 나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큰 회사인 코토부키야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단시간 내에 장악해버리죠.
단순한 디테일과 관절이 복잡한 모양과 다축 관절로 발전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품 스스로도 빠르게 확장을 거듭합니다.
B클럽의 비싼 레진제 HDM이 독점하던 디테일 핸드를 순식간에 대체하였으며
독자적인 해석이 가미된 화기들 또한 작례의 다양성에 크게 기여하게 됩니다.
물론 이 쪽은 현재 반다이의 역습(...)을 통해 어느정도 상쇄된 감도 있지만
이 말고도 베이스, 옵션 메카, 데칼 등등 MSG가 손을 뻗은 영역은 실로 막대했습니다.

하지만 이 MSG는 모형에서 어디까지나 양념(맛소금 양념 맞잖아?)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었죠.
여기에서 코토부키야는 "아머드 코어" 시리즈와 "조이드" 시리즈에서 쌓은 완성품의 노하우를 활용,
독자적 규격의 오리지널 상품군인 "프레임 암즈" 시리즈를 개시합니다.
수 년간 점진적으로 발전하다 근래 엄한 곁가지 상품에서 뜻밖의 대박을 내버리게 되었지만서도^^;

본디 인체 모형(피규어)을 다룬 역사가 깊은데다 앞서의 기계적 요소의 발전상이 맞물려
요즘은 그것들 각자가 상호 결합/보완하는 어마무시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마는
어느 쪽이든 저의 취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게 참으로 행인지 불행인지.

그렇기에 "헥사 기어" 라는 시리즈가 출범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스케일도 그렇고 야 이넘들 왕년의 24 조이드를 날로 먹으려 드는구나~' 싶은 한 편
'규격의 완전 통일을 통한 무한한 확장성의 부여라니 소년 시절의 꿈이네' 싶기도 했죠.
아닌게아니라 꼰대들(??)의 고집이 굳건했던 건프라도 "빌드 파이터즈"를 거치면서
설정의 구애 없이 조합하여 즐기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기도 하구요.

그러던 어느날 저는 하비쇼의 신제품 사진에서 이런걸 발견하게 됩니다.
'뭔가의 콕피트인가? 아직 제작 도중인가보네? 그런데 저 뒤에 보이는 팔은..?!'

하긴 새 포맷 만들었으면서 표준적인 인간형 기동병기를 만들지 않는게 더 이상하긴 하겠죠.
콕피트 셸의 파일럿 대비 추정 크기(높이)는 대략 5미터 안팎.
콕피트가 밀폐식이 아닌게 좀 걸리지만 낮고 다부진 체형에 규격화를 통한 부품 공유라니...!

방심했다, 노렸구나 고토!!
음 뭐 반처(WAP)에 딱 부합한다기엔 아머드 트루퍼(AT)나 레이버에서 따온 요소도 많이 보이지만
어느 쪽이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2족 기동병기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물론 제가 원하는 것은 규격 포맷을 통한 다양한 2족 병기이고
코토부키야의 입장은 다양한 활용법을 제시한 헥사 기어의 한 형태이다보니
앞으로 저 유사한 것들이 계속 나오리란 법은 없지만...
어차피 "프론트 미션" 시리즈는 이제 망하다시피 했고 반처 자체의 모형화는 요원한 일.
헛된 꿈을 또 한 번 꾸어보도록 할까요?
덧글
플레이아츠改 시리즈도 참 미묘하던데 말이죠.
고토가 그 비스무리한 것들이라도 줄줄이 내놓는다면 제가 절을 할겝니다. (정말?)
뭐 그쪽의 끝판왕 격인 레고 테크닉 시리즈만 봐도..^^;
(이젠 기다리지 않는 1인)
빠져서 요걸로 밀리터리풍으로 개조하면 어떨까 망상중입니다.
예고된 헥사기어는 진짜 취향저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