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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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vs 화성항로 by glasmoon


말일까지 왔건만 3월도 결국 비켜갈 수 없었던 영화 망작 대결,
이번에는 나름 쌈박한 설정과 예고편을 선보였던 "아우토반"과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


사고치고 독일로 도망와 조직의 잡일을 아르바이트삼아 살아가는 케이시.
어느날 클럽에서 만난 줄리엣에게 반한 그는 손을 씻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삶을 찾지만
그녀의 병을 알게되면서 수술비 마련을 위한 마지막 한탕을 시도하게 되는데...
예고편에서 얼핏 보았을 때 이 영화는 매우 먹음직한 때깔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아름다운 남녀, 빛나는 청춘, 질주하는 자동차에 무게감 넘치는 조연진까지, 뭘 더 바라리오.
이 바탕에서 어쩌면 감독 에란 크리비는 "트루 로맨스"의 주인공들이 "롤라 런"처럼 달리다
"분노의 질주"처럼 호쾌한 자동차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거라 자신했겠지.
그러나 결과물에서는 답없는 캐릭터들이 뚝뚝 끊기는 흐름 속에서 방황하고 있으니 어쩌나.
그나마 자동차 액션이라도 확실했다면 그쪽 취향의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겠지만
구세대 재규어 XF와 대끊긴 폭스바겐 페이톤으로 스타트를 끊는 것부터 불안하더라니
정작 주무대인 고속도로에서 마구 부서지는 역할은 시트로엥이나 포드같은 대중차들의 몫이고
SLS AMG나 애스턴 마틴과 같은 고급차들은 눈요기라도 하라는 식으로 한 번 지나쳐줄 뿐.
거기에다 더없이 훌륭한 배우들 데려다놓고 염가판 한니발 렉터에 맛간 만다린이 고작이라니,
소모된 배우들과 희생된 자동차들 앞에 감독 이하 제작진은 무릎 꿇고 빌어야 쓰겠다.

대망의 화성 개척지를 실현시키고 첫 선발진을 출발시킨 엘론 머스크 나타니엘 셰퍼드.
그러나 선발진의 리더 자넷은 임신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화성에서 어렵사리 출산하지만
무중력/저중력 환경에서 나고 자란 아이는 지구로 돌아올 수가 없게 되는데...
앤디 위어와 리들리 스콧이 만들어낸 "마션"이 마크 와트니의 고난과 그의 상징성을 나타낸다면
화성에서 실제로 태어나고 생활하는 가드너는 과연 진정한 화성인이라 할 만하다.
지구와 다른 중력 환경에서의 임신과 출산, 성장이 생체 조직에 영향을 미침은 합리적인 가정이고
따라서 화성을 비롯한 우주 식민지 계획의 추진 과정에서 주요 검증 대상이 되어야 함이 마땅하며
"마션"의 전례를 따라 하드 SF와 휴머니즘이 적절한 균형을 갖춘 수작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가드너가 통신 시간의 지연 없이 실시간 채팅으로 지구의 여친을 꼬시는 장면에서 산산조각이 된다.
가혹한 환경에서 나고 자랐기에 지구로 돌아와서 겪는 평범한 일들의 감동은 나름 의미를 갖지만
이야기의 본류는 소년과 소녀의 속성 연애, 그리고 어김없는 부모 찾기라니 이를 어쩌면 좋으냐.
거기에다 막판의 뜬금없는 반전(?)은 탈력만 가중시킬 뿐이니,
이 영화에서 그나마 설득력이 있는 것은 에이사 버터필드의 비현실적인 기럭지 뿐이련가.
일련의 SF 흥행에 편승한 이런 함량미달작의 범람이 붐을 사그러뜨릴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후, 예고편에 낚였다면 낚인 것이라지만
나름 기대했던 영화에게 뒷통수 맞을 때의 아픔이란..ㅠㅠ


가위표셋 vs 만리장성
탑승자 vs 암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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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 Ride of the Glasmoon : 미이라, 트랜스포머, 그리고 리얼? 2017-06-28 18:23:41 #

    ... 사한 거라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을 꼽겠습니다. 아아 이런걸 보게 될 줄이야. 여러분, 후대에 자랑이 될 겝니다! 역사의 현장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고속도로 vs 화성항로 가위표셋 vs 만리장성 탑승자 vs 암살자 ... more

덧글

  • 워드나 2017/03/31 20:20 # 답글

    인터스텔라 이후로 쏟아져나오는 SF 영화들의 한없는 가벼움은 정말이지...
    1970년대 말 스타워즈의 대히트 이후 한동안 양산되었던 작품들을 연상하게 합니다.
    그래도 스타워즈 아류작들은 당시 나름 재미있게 보았고 지금 봐도 B급 영화 특유의 센스가 있는데 반해 최근작들은....
    이러다가 또 반동으로 SF 영화 씨가 마르는 거 아닌지 걱정되네요.
  • glasmoon 2017/04/01 14:33 #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마션, 컨택트 정도 말고는 그야말로 지리멸렬...
    모처럼 살아나나 싶었던 불씨가 타오르기도 전에 죽어버릴까 노심초사입니다;;
  • 노이에건담 2017/03/31 21:02 # 답글

    도로닦이 VS 화성닦이.....
    닦이 시리즈는 2017년에도 계속되는군요....
  • glasmoon 2017/04/01 14:33 #

    닦이의 딱지를 붙일 경지는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기대가 컸는지 실망이 워낙..--
  • 루트 2017/04/01 00:59 # 답글

    스페이스 비트윈 어스는 플롯에서 로맨스말고도 두 가지 주제가 전개되고 있기에 잘 만들면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로맨스 말고요.

    결국 명작은 못됬지만 그래도 전 이 영화가 좋았습니다. 우선 16살 남녀가 서로 옷벗고 뒹구는 걸 보고 미국이 이상한 쪽으로 관대하다(?)라는 것을 느꼈고, 게리 올드만이 얘네 노는 걸 보고 허심탄회하게 "이것들 아무생각없이 돌아다니네" 라고 외칠 때 빵 터졌거든요. 뭔가 곳곳에 비정상적인 컬트 느낌이 있어요.
  • glasmoon 2017/04/01 14:37 #

    말씀대로 정말 괜찮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각이었는데 대체 왜... orz
    저도 중반까지는 실망을 딛고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는데 막판 카운터에 KO 당했습니다. 설마 그건 아니겠지 했건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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