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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空間: Arario Museum in SPACE by glasmoon



불광동 성당 답사를 포스팅한 김에 마저 올려보는 조금 지난 이야기.
겨울동안 광화문 집회와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주목받은 율곡로를 오가다보면
현대 빌딩 옆으로 담쟁이 넝쿨을 휘감은 특이한 모양의 검은색 벽돌 건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한국 근현대 건축에서 아마도 가장 큰 이름을 남겼을, 그와 더불어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故 김수근의 공간 사옥입니다. (위 사진은 뉴시스에서 빌려왔습니다)



김수근의 건축사무소로 지어진 이래 후신인 공간 그룹의 사옥으로 이어져 사용되다가
2013년 그룹이 부도를 맞으면서 매물로 나왔으나 문화재로 보존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과 함께
고문 시설로 악명높았던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등 고인의 치부가 재조명되어
논란이 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사업가 출신의 수집가 김창일 씨의 아라리오 갤러리에 매각,
2014년 가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바뀌어 개관하였습니다.



이 공간 사옥은 일견 작고 단순한 외양과 달리 복잡한 내부의 구조와 동선으로 알려졌습니다.
입구부터 측면에 작게 있는데다 각 층의 높이와 크기가 다르고 층과 층 사이에 또 층이 있는 등
짐작할 수 없는 복잡성과 그에 따른 수없이 많은 동선 구성으로 독창성과 혁신성을 구현합니다.
정작 사무실로 쓰기엔 활용성이 떨어지고 내부에서 길을 잃는(...) 등의 문제도 있었다지만요.
(위 드로잉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 웹진에서 빌려왔습니다)



공간 사옥일 때는 당연히 사람들이 일하는 사무실이므로 관계자가 아니면 출입할 수 없었으나
미술관이 되면서 입장료를 지불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니 한편으론 좋은 일인가요?
개관하고서 간다간다 하는게 한 해가 넘고 두 해가 넘다가 지난달 근처 갈 일이 생기고서야
기어이 들어가보게 되었습니다.



아라리오 뮤지엄은 제주도의 네 곳을 통해 앞서 경험한 바 있습니다.
새로 건물을 짓지 않고 기존 건물의 내외장과 구조를 최대한 살려 전시하는 아라리오의 특성상
공간 사옥이 아라리오에 넘어간 것은 참으로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어릴때부터 내부가 무척이나 궁금했던 건물이어서 들어가면서부터 여기저기 찍어댔습니다마는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제가 봐도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orz
그래서 그냥 미궁(...)들은 패스하고 대충 몇 장 소개하자면, 먼저 좁은 입구를 통해 올라와
만나게 되는 아마도 건물에서 가장 널찍하게 트인 곳이 아닐까 싶은 곳.
앞에 전시된 접시 안테나 달린 자동차는 짐작하시는대로 故 백남준의 작품입니다.



층 구조가 꼬인 곳이 한두 곳이 아니지만 그걸 가장 쉽게 잘 보여주는 장소가 아닐지.
사진 오른쪽으로 또 높이가 다른 출입구가 있고, 등 뒤쪽에도 다른 높이의 공간이 있습니다.



건물이 작기 때문인지 지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인지 당시 사람들 체격이 크지 않았기 때문인지
통로와 계단들은 대체로 매우 좁고 가파릅니다. 마른 여성이라 하더라도 두 명은 절대 무리무리.
일부 나선 계단은 폐소공포증을 불러일으킬지도?



유일하게 탁 트인 옥상에는 키스 해링의 작품이 놓여져 있고



그 아래 방에 있던 이 작품이 꽤 마음에 들었는데... 작가 메모하는걸 잊었네요. ㅠㅠ



보시다시피 건물에 창이 많지 않기도 하지만 그 창의 대부분을 또 살려두었습니다.
일부 동쪽 창으로는 옆의 유리 건물과 한옥이 보이는데...



유리 건물은 공간 그룹의 2대 대표인 故 장세양, 한옥 건물은 3대 대표인 이상림의 설계입니다.
그리고 안뜰의 고려식 석탑까지 어우러져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현재 유리 건물은 레스토랑으로, 한옥 건물은 카페로 이용되므로 누구나 들어갈 수 있구요.



때를 놓쳐도 너무 놓쳐서 그냥 사진만 찍어둔 것을 이렇게 또 올리게 되네요.
건축에 관심이 있거나 누구처럼 오가며 궁금했던 분들은 한 번쯤 가보신다면
미술 작품 관람과 함께 사진으로는 절대 전달되지 않는 다채로운 공간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근데... 이렇게 되니 김수근의 음지를 대표하는 남영동 대공분실도 마저 가봐야 할 듯한 기분이?

건물의 현재 성격대로라면 공연/전시 밸리로 가야함이 맞겠으나
전시보다 건물에 대한 흥미였고 성당 여행 프로젝트의 곁가지이니 여행 밸리로 보냅니다. ^^


성당 여행; 서울 불광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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