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성당 여행; 서울 홍제동성당 by glasmoon



문제는 이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문 대통령 관저 입주후 홍제동 성당 신부님 모시고 축성" 이라는 제목이 붙은 기사였죠.
추기경님도 아니고 주교님도 아니고 다니던 성당 신부님과 수녀님 모시고 축성이라니 어흑~ ㅠㅠ
성당 여행 포스팅으로 꾸려가는 블로그에서 찾아가지 않으면 안되겠죠?



그 축성식 기사를 접한지도 어느덧 보름여. 더이상 미룰 수 없어 날씨 좋은 날 강행하였습니다.
성당은 지하철 홍제역과 홍은사거리 사이, 인왕시장 안쪽에 위치합니다.



홍제동 성당은 제 성당 답사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던 곳이라 사진만 보고 신축 성당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본당의 역사가 1949년, 건물의 역사가 1969년에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살짝 놀랐습니다.
1940년 중림동 약현성당의 홍제원 공소로 발족되었으며 본당 승격 후 60여년이 흐르면서
불광동 성당, 무악재 성당, 홍은동 성당 등을 분가시킨 유서깊은 성당입니다.



모시고 있는 주보 성인은 그리스도 왕입니다.
1958년 현재의 성당 터를 매입하면서 설정하였는데 건립까지 십 년이 넘게 걸리면서 잊혀져
완공 후 성 분도를 주보 성인으로 모시다가 1981년에야 바로잡혔다는 사연이 있습니다.



성당 건물은 나상진 설계의 후암동 성당으로부터 시작되는 우리나라 근대 성당의 형태를 따라
부지의 한쪽 변에 건물을 붙이고 옆의 계단을 통해 2층의 성전으로 접근하는 구조입니다.
재작년 리모델링에 봉헌한 신자들의 이름이 계단 옆과 사무동 벽에 걸려있네요.



성당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신자들의 봉헌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색유리화.
주보 성인인 그리스도 왕과 4천사로 여겨지는군요.



외부에서 보듯 솔직담백한 정방형 내부인...데 특이하게 좌우 옆으로 이중 아치를 가지고 있네요.
본래 이랬을까요 리모델링하면서 바꾼 걸까요?



감실 옆에 천사상이 지키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고,
일반적인 십자고상 대신 다미아노 십자가가 걸려있는건 국내 성당에서는 처음 봅니다.



벽면의 색유리화는 각기 주된 색상이 달라서 이렇게 알록달록한 빛을 끌어오는군요.



다시 입구로 나가면 빽빽한 다세대 주택들의 호위(?)를 받으며 성모상이 서있고



성당 앞으로 바로 내려다보이는 인왕 시장.



이 정도의 리모델링이라면 정말 안팎을 싹 바꿔버렸다 해도 좋을텐데요.



매우 아기자기하고 예쁘다보니 리모델링 전의 모습이 매우 궁금해지는 홍제동 성당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온 김에 옆 홍은동의 전 자택까지 방문!
정말 백련산 능선 가까이에 있어서 가장 높고 깊숙한 길 끝까지 올라가야 나오더군요.
혹 오시려는 분은 거리가 가깝다고 걸어가는 객기를 부리지 말고 꼭 마을 버스를 타세요;;


성당 여행; 서울 후암동성당
성당 여행; 서울 약현성당
성당 여행; 서울 불광동성당

덧글

  • mori 2017/06/05 21:57 # 답글

    저희 동네인데 아니 이십년 가까이 살면서 이런 곳도 몰랐다니 ㅠㅠㅠㅠ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색유리도 이쁩니다!!
  • glasmoon 2017/06/06 02:35 #

    성북동에서 이십 년 넘게 살았으면서 최근에 처음 들어가본 누구도 있는데요 뭐^^;;;;
  • EST 2017/06/06 02:16 # 답글

    아... 축성 기사는 봤습니다만 성당 생각은 미처... OTL
    교적만 생각해봐도 홍제동과 연관짓는 게 당연한데 생각지도 못했군요.

    본문에 언급하신 무악재성당이 제가 지금 교적을 두고 있는 곳인데,
    홍제 4동이 분가해서 무악재본당이 되기 전까진 몇년간 홍제동에 다녔어요.
    양 옆의 이중 아치는 리뉴얼의 산물은 아니고 원래부터 있었던 걸로 압니다. 상당히 독특한 구조죠.

    홍제동은 다른 걸로도 좀 유명(?)했는데 주일 밤 10시 미사가 있던 몇 안되는 성당 중 하나였던 터라,
    미사시간을 놓친 3지구쪽 신자들이 밤 미사를 보러 찾곤 했었지요. (지금은 밤 9시 반을 거쳐 9시 미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좌석에 장궤틀이 있던 성당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사진에서처럼 지금은 사라졌지만
    원래는 경첩으로 붙어 있어서 미사 중에 장궤틀을 내리고 무릎을 꿇게 되어 있었어요.
  • glasmoon 2017/06/06 02:47 #

    불광동 성당에 오신적 있다시더라니, 무악재 성당에 계셨군요. ^^ 이중 아치에 대한 현지인의 증언 감사합니다.
    열성적인 신자였던 시절이 없는 터라(...) 주일 밤 미사가 몇몇 성당에 있었는지도 덕분에 처음 알았지만
    장궤틀이 대부분의 성당에서 사라진 것도 최근 답사를 시작하면서 알았습니다. 그럼 성찬식때 그냥 서있는 거? 어색어색~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