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재개되는 성당 여행 포스팅이자 정말 길었던 러시아 여행 포스팅의 마지막,
러시아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의 정교회 성당들입니다.

먼저 하바롭스크 중심가와 강변 공원을 이어주는 콤소몰 광장에 자리한 우스펜스키 성당.
원래의 성당은 혁명때 철거되었고 현재의 성당은 밀레니엄 이후 새로 지어진 것으로 정식 이름은
그라도-하바롭스크 성모 안식 성당(Градо-Хабаровский Собор Успения Божией Матери)
이라고 합니다. 사진의 앞쪽에 보이는 전승기념비가 원래 성당이 있던 자리라고.

복원이 아니라 신축의 개념이었던지 원래의 성당 건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는데
정교회 성당답지않게(?) 반듯반듯 각진 모양으로 돔 또한 각진 지붕 위에 작게 얹힌 모습이며
무엇보다 건물 사이사이의 적벽돌과 파란 지붕이 어우러져 매우 화사한 색상을 자랑합니다.
동행인의 말로는 마치 디즈니의 성 같다나. ^^;

저로서는 처음 접하는 정교회 성당이었는데(터키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대성당은 논외)
첫날 갔을 때 마침 미사 중이라 정교회 예배를 직접 참관(?)할 수 있었습니다.
이콘들로 세워진 벽 가운데의 문을 열고 그 안에서 사제가 식을 거행하더군요.
머리 위 성가대에서는 로마 가톨릭의 그레고리오 성가와 흡사한 노래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의자 없이 주욱 늘어선 사람들은 쉼없이 허리를 숙이고...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네요. *ㅁ*

우스펜스키 성당은 정교회 성당의 보편적인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 있으므로 강 아래쪽에 있는
프레오브라젠스키 성당(Спасо-Преображенский Кафедральный собор г. Хабаровска)이
러시아 정교회 성당의 일반적인 형태와 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높고 흰 벽채와 이슬람 모스크를 연상케하는 곡선들, 그리고 양파(?) 모양의 금색 돔까지
제가 떠올리는 정교회 사원의 전형적인 모습에 아주 가깝습니다.
마치 무슨 동화에 나올 법한 모양이라 작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는데 이 건물의 위용은 대단하며
실제로 러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정교회 성당이라고 하더군요.

원래 높기도 하거니와 정교회 성당들이 대체로 폭보다 높이를 강조하다보니 더욱 높아보입니다.
중앙 돔 사방에 작은 돔(주로 넷)을 두는 것에서 역시 이슬람 모스크와의 유사성이 보이는데
동로마 제국 때부터 이미 천 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서로 영향을 받았겠지만...
자세한 것은 역시 따로 책을 보던가 해야겠네요. -,.-

큰 성당이다보니 장식된 이콘(성화)들의 크기도 숫자도 어마어마합니다.
성상이 금지된 정교회에서는 그 역할을 이콘이 물려받아 서유럽과는 다른 독자의 길을 걸었죠.
제가 둘러보는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콘(의 유리)에 입을 맞추고 기도를 하고...

이제 블라디보스토크로 넘어가서, 안개 속을 헤매다 가장 먼저 본 성당이 이곳이었죠.
성 이고르 체르니고프스키 성당(Храм Св. Благоверного Князя Игоря Черниговского).

블라디보스토크가 인구와 경제력은 커도 역사적으로는 신흥 도시이기 때문인지
최소한 종교와 성당에 있어서는 하바롭스크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인데, 대신 아담한 맛이 있네요.

이고르 체르니고프스키라면 키에프의 이고르 2세를 말하는것 같은데,
왜 러시아에서 군인의 수호 성인이 되었는지는 찾아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음음.

다음은 강변의 영원한 불꽃과 C-56 잠수함 박물관 사이에서 만나게 되는
성 안드레아 예배당(Храм Часовня Андрея Первозванного).

찾아봐도 온통 러시아어 뿐이라 자세히 알 수 없지만
2005년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영광과 승리를 기리며 만들어 봉헌했다...는 모양입니다.
작아도 정교회 사원의 요소는 모두 갖추고 있는게 아기자기하네요.

다음은 금각교를 지나다 길 건너편으로 발견한 성모 가정 성당.
(Храм Успения Божией Матери 인데 이렇게 해석해도 되나;; -,.-)

1861년에 세워진 블라디보스토크의 첫 번째 정교회 성당...이라는 것 같은데,
자세히 보지도 못했고, 이쯤 되면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갈수록 부실해지는 포스트. ㅠㅠ

마지막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유명할 포크롭키 성당. (Покровский кафедральный собо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큰 성당이기도 하고, 넓은 공원을 끼고 있기도 해서
이색적인 분위기를 관광객이라면 한 번씩 찾는 곳이라지요. 저는 하바롭스크에서 겪었지만. ^^

앞뜰 한켠에는 러시아 제국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흉상이 놓여있습니다.
혁명기나 소련 시절에는 어림도 없었을테니 비교적 근래에 생겼을 듯. 근데 이제와서 왜??

외양에서는 중앙 돔과 네개의 작은 돔 외에, 또 하나의 돔(정면 종탑)을 가지고 있는게 특징입니다.
제가 이번 여행에서 본 몇 안되는 큰 정교회 성당들 중에서는요. ^^

바깥도 그렇고 내부 또한 하바롭스크의 두 성당의 중간 어딘가일 듯한 크기와 느낌?
그런데 나오면서 보니 내부 촬영하지 말라는 표지가; 늦었지만 죄송합니다;;;

자료도
딱히 알거나 몰라서라기보다 러시아 정교회를 처음 접해보았다는데 스스로 의미를 둡니다.
마지막으로, 하바롭스크 우스펜스키 성당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워~?
그나저나 작년에 다녀온 로마의 성당들은 언제 포스팅한담;; 기억에 얼마나 남아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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