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철수와 영국 침공 작전 실패를 주고받으며 교착 상태에 들어간 1943년의 서부 전선.
그러나 그때에도 치열한 싸움은 계속되었으니, 선봉은 영국에서 출격하는 미국 폭격기들이었다.
본토 귀환이 약속된 25회의 폭격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날아오르는 수많은 비행기와 젊은이들.
그 속에는 24회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제324 폭격비행대의 '멤피스 벨'이 있었으니...

수많은 전쟁 영화들 중에서도 정말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어있는 "멤피스 벨"의 포스터.
아마도 '젊은 친구들 사이의 생사를 넘나드는 끈끈한 유대'에 민감했던 나이였기 때문일까.
실화를 기반으로 하면서 영화 자체는 80~90년대의 전형적인 할리우드 드라마를 따라가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있는 긴장감과 그를 짊어진 이들의 부담, 좌절, 환희까지 잘 그려낸 수작.
다른 한편으로는 CGI가 도입되기 이전, 실기를 대량 동원한 마지막 세대의 영화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개성적인 대원들과 당시 한미모 했던 해리 코닉 주니어의 노래까지 곁들이면 이건 뭐.
또 하나의 주인공, B-17F 플라잉 포트리스의 몸을 불사르는(...) 투혼의 연기에 힘입어
크고 둔하다며 폭격기를 무시하던 아이들이 그 매력에 퐁당 빠지는 계기도 되었...으려나.
당시의 흥행은 신통치 못했지만 아직까지도 '할리우드' '2차대전' '항공전'의 키워드를 조합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 중 하나가 되었다.

1943년 당시의 실제 '멤피스 벨'과 로버트 K. 모건 이하 대원들.
'멤피스 벨(멤피스의 미녀)'이라는 이름은 멤피스에 살던 모건의 애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25번째 임무 성공을 축하하며 그를 의미하는 폭탄 마킹 후 이루어진 기념 촬영으로 여겨지는데
노즈아트가 알려진 것과는 조금 다르다. 아마도 본토 귀환 후 홍보용으로 돌면서 다시 그려진 듯.
영화의 묘사와 달리 25회의 폭격 임무 성공은 303 폭격비행대의 '헬스 앤젤(Hell's Angels)'이
한 주 더 빨랐으나 영화에도 나오는 홍보 덕분인지 멤피스 벨이 더 유명해졌다.

덧붙여 이 기체는 전후 멤피스 시가 매입하여 전시하였으나 오랜 시간을 거치며 풍화 및 손상되어
1970년대 미 공군에 기부되었고, 2000년대 이후 미 공군 국립 박물관에서 복원이 시작되었으며
주로 비용 문제로 인한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난 5월 복원 작업이 완료되었다고.
복원된 멤피스 벨은 내년 5월 17일, 25번째 임무 75주년 기념일에 전시될 예정. 오오!
덩케르크 (Dunkirk, 2017)
배틀 오브 브리튼 (Battle of Britain,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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