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본토 항공전(Battle of Britain)으로 영국과 독일의 공군력이 한판 맞대결을 벌인 뒤
독일 공군의 주력이 소련 침공을 위해 동부 전선으로 이동하면서 독일 본토 항공전이 시작되었다.
이 전선의 목적은 독일의 산업 시설을 파괴함으로써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리는데 있었고
그에 따라 날아오른 폭격기들의 제1 목표는 독일의 최대 공업 지역인 루르 일대였는데...

전쟁이 끝나고 비교적 이른 시기에 만들어진 흑백 항공 영화.
루르의 댐을 무너뜨린, 전쟁중 가장 드라마틱한 항공 임무 중 하나인 채스타이즈 작전을 소재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괴상하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 그를 구체화하기 위한 실험과 실패,
끝내 성공한 결과를 통한 군 상층부의 설득, 난이도 높은 임무 수행을 위한 대원의 모집과 훈련,
훈련 과정에서 불거지는 난관과 극복, 실제 작전 투입과 많은 희생에 이르기까지
B급 할리우드 오락 영화의 각본과도 같은 실화가 두 시간을 꽉 채우며 진행된다.

댐의 파괴를 통해 수자원 고갈, 전력 생산 차질, 덤으로 하류 지역의 수몰을 노린 작전의 핵심은
대 어뢰용 그물을 회피하고 폭탄을 댐에 최대한 가까이 붙이기 위해 물수제비(...)를 뜬다는 것.
드럼통 모양의 폭탄에 회전을 걸어 투하함으로써 수면을 튕긴다는 발상도 어이없지만
그를 위해 정확한 속도와 거리, 또 매우 낮은 고도로 비행해야 하는 대단히 어려운 작전이었다.
이 황당하기까지한 폭탄을 투하하기 위해 전용 조준기(?)와 고도계(??)가 고안되는 과정을 보면
과연 닥치면 어떻게든 한다고 해야할지, 괴상쩍은 것들만 만들어내는 영국답다고 해야할지;;

이 계획을 입안하고 끝내 성공으로 이끈 영국의
그가 만든 도약 폭탄(bouncing bomb). 왼편의 배경은 폭탄을 실어나른 아브로 랭커스터 폭격기.
작전의 성공에 힘입어 그는 길이 6.4미터 중량 5.4톤에 달하는 최초의 지진 폭탄 '톨보이'를 개발,
이 폭탄은 두터운 암반과 콘크리트로 보호받던 V2 로켓 기지와 U보트 기지들을 궤멸시켰으며
북해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비스마르크급 전함 티르피츠를 그녀의 언니(...) 곁으로 보내주었다.
과연 현대 벙커버스터 계열 폭탄의 어머니! 의 어머니는 댐버스터!! (팔짱 끼고 망토를 휘날려라!)
역사와 기록을 (물론 각색을 거쳐) 충실하게 옮겼는데 그게 한 편의 영화가 되어버린,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 때로는 일어난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나 할까~
덩케르크 (Dunkirk, 2017)
배틀 오브 브리튼 (Battle of Britain, 1969)
멤피스 벨 (Memphis Belle, 1990)
633 폭격대 (633 Squadron, 1964)
덧글
참 "장렬! 모스키토"는 따로 하기가 뭣해서 전의 "633" 말미에 추가로 조금 붙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