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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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피 vs 다크타워 vs 낮잠공주 by glasmoon


"택시운전사" 이후 확실한 지배자가 없는 8월의 넷째 주의 스크린에서
무주공산을 노리고 저마다의 승산을 외치며 맞붙은 한미일 드림 매치!
신세계 박훈정의 "브이아이피"! 스티븐 킹 원작의 "다크 타워"!! 카미야마 켄지의 "낮잠 공주"!!!


먼저 박훈정의 "브이아이피". 그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붙는 "신세계"의 독창성 논란을 빼더라도
"악마를 보았다"와 "부당거래"의 각본, "대호"의 연출 등으로 스스로의 역량을 증명해온 바,
본진 누아르로 돌아와 명예 회복을 노리며 제대로 칼을 갈았는데~
그 칼, 너무 갈았소이다. 지나치게 예리한 칼을 마음대로 다루기엔 아직 힘이 부치는것 같구려.
아무리 연쇄살인마가 중심에 있다지만 피해자들의 시신을 집요하게 핥고있는 카메라로부터
불붙이는게 보인 것만 보루는 충분히 될 법한, 관람객의 목이 따가워지는 줄담배에 이르기까지
묘사와 연출에 있어 지나친 극단성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쉬이 피로하게 만든다.
캐릭터들마저 외곬수 미친 X들로 채워진 가운데 일부 인물의 개연성 결여된 변신(?)이라던가
친절하게 넘버링과 부제까지 붙여진 형식미(...)에 이르면 지난달 강타했던 "리얼"의 향기마저?
아 물론 "리얼"은 감히 이런 범작과는 비교를 불허하는 절대 지존의 작품입지요 눼눼.

다음은 스티븐 킹의 유명 시리즈를 스크린으로 옮긴 "다크 타워: 희망의 탑".
일단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이 제목을 볼 때 다크 타워가 긍정적인 장소인지 부정적인 장소인지,
부제인 희망의 탑이 같은 장소인지 그저 여러 탑들 중 하나인지 그도 아니면 새로운 희망(?)인지
사전 지식 없이는 다소 판단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지만 뭐 그런건 일단 제쳐두고!
검증된 이드리스 엘바와 매튜 맥커너히를 주연으로 스티븐 킹의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니
중간만 해도 평타는 나올 각이었는데... 그 중간이 참 어렵다는걸 우리는 왕왕 잊고 살지요.
원작이 서부 + 판타지 + SF호러 + 평행우주의 짬뽕이라니 정리해서 설명하기도 쉽지는 않겠다만
결과적으로 스크린에 남겨진건 약간 변주된 양판소 이고깽물!?
스티븐 킹 양판소 작가였다 파문! 대체 원작이 어떻길래? 이런 식으로 원작을 판촉하는 건가??
두 배우의 맞수 캐릭터는 시종일관 폼나는 대사를 뇌까리지만 밋밋하기가 종잇장과 같고
절대 사격과 절대 마법의 대결에서 남은 것은 재장전 쇼 뿐이라 하더라.

마지막으로 카미야마 켄지의 애니메이션 "낮잠 공주: 모르는 나의 이야기".
배경 작가로 입문하여 소품 "미니패트"로 연출 데뷔, "공각기동대 SAC"를 성공시킨 카미야마가
"사이보그 009" 리메이크를 대차게 말아먹은 뒤 드디어 준비한 독자 각본 연출작!
그런데, 이거 제목과 포스터 처음 보고 호소다 마모루나 신카이 마코토로 착각했다면 이상한가?
물론 편견과 틀에 가두는 것도 안좋지만 카미야마의 전공은 이쪽이 아닐텐데~?
어쨌든 여고생과 꿈이라는 최신 유행에 판타지 양념을 얹고 감독이 능한 메카 액션까지 버무려
여러 계층의 입맛에 두루두루 맞는 킹왕짱 무언가를 만들려는 기획이었던 것 같지만...
제대로된 설명 없이 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가 느슨하게 연출되니 밀려드는 졸음을 참기 어렵고
장기라는 메카 액션도 움직임이 깃털처럼 가벼워 언제적 수준의 기술인지 궁금할 판이니
여러분, 못하는걸 잘하려는 것도 좋지만 그 전에 잘할 수 있는 것부터 제대로 잘 하도록 합시다.

이런 연유로 연달아 보았던 이번주 개봉작 셋은 모두 화려하게 꽝!
남은 희망은 "제인 도" 뿐이로구나~ 그건 과연~~


덧글

  • 2017/08/25 15: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8/25 20: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노이에건담 2017/08/25 16:36 # 답글

    대전차지뢰를 피했더니 대인지뢰밭에 발을 들여놓은 격이로군요.
    유리달님의 희생으로 제 시간과 돈이 절약되었습니다.
  • glasmoon 2017/08/25 20:12 #

    3연속으로 밟았더니 데미지가 큽니다. orz
  • 무명병사 2017/08/25 17:10 # 답글

    1. 브이아이피는 예고편부터 뭔가 감이 오더군요.
    2. 이하동문.
    3. 낮잠자기 딱 좋겠군요.
  • glasmoon 2017/08/25 20:13 #

    셋 다 느낌이 쎄~하긴 했는데... 그걸 왜 직접 확인해야 성미가 풀리는지..;;
  • 자유로운 2017/08/25 17:49 # 답글

    브이아이피는 참 평가가 완전 극과 극이더군요. 안좋은 쪽으로 말이 많네요.
  • glasmoon 2017/08/25 20:16 #

    여성 관객들의 항의도 당연하고, 그걸 논외로 하더라도 좋은 작품이라고는 차마..--
  • 두드리자 2017/08/25 18:22 # 삭제 답글

    "제인 도"가 네 번째 지뢰일 가능성을 대비해 일단 귀를 막겠습니다.
  • glasmoon 2017/08/25 20:18 #

    아... 앙대~~
    뭐 공포영화는 태생이 B급이기도 하니 독창성만 있으면 후하게 보는 편입니다만. ^^;
  • 누리소콧 2017/08/26 00:10 # 답글

    다크타워 정말 잼없었어요 ㅠㅠ
  • glasmoon 2017/08/26 23:05 #

    그렇죠 일단 재미가 있어야 그 다음에 뭐라도..--
  • 갈가마 2017/08/26 03:33 # 삭제 답글

    다크타워는 저 연기파 배우 둘을 주연으로 쓰고도 저렇게 똥망이면 대체 어떻게 만든건지 ㅡㅡ..
    낮잠공주는 포스터 볼때부터 요새유행에 숫가락 얹는느낌이긴 했어요
  • glasmoon 2017/08/26 23:07 #

    덴마크에서는 꽤 괜찮은 영화들을 만들었는데... 할리우드 적응 실패!! 인 모양입니다. -,.-
    낮잠공주야 딱 말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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