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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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Heat, 1995) by glasmoon


극장 개봉작들을 저인망식으로 싹 훑고 다녔던 요 근래에야 그런 일이 좀처럼 없지만,
살다보면 뛰어난 걸작을 극장에서 놓치고는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왕왕 있습니다.
물론 세상이 좋아져 집에서도 고화질 대화면에 특수 음향까지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격리된 극장에서 불특정 다수와 교감(?)하며 보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니까요.
저에게는 그런 기회를 놓친 아까운 영화 중 하나가 마이클 만의 1995년작, "히트"였습니다.


왼쪽은 팬아트가 확실한데 오른쪽은 약간 모호하네요.
아무튼 시대를 뛰어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영화가 되었음을 증명한다고나 할까.
1996년 국내에서 개봉했을 때 저는 군복무 중이었기에 탈영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었고,
몇달 후 VHS 테이프로 유통되었을 때 어느 주말엔가 빌려다 내무반에서 단체 관람했더랬습니다.
테이프 두 개짜리(당시 대여료 더 받으려고 두 시간이 넘어가는 영화는 제멋대로 반을 쪼갰죠--;)
긴 영화를 소대원이 전부 찍 소리도 내지 않으며 몰입해서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제대 후에 다시 찾아보고, DVD로 나왔을때 바로 구입해서 보고 또보고...


뒤늦게 블루레이로 갈아타고선 안좋게 끝낸 DVD 시대에 대한 앙금이 남았는지
'한정판이나 스틸북같은 치장에는 절대 돈쓰지 않겠다' 는 이상한 고집이 생겨 한동안 참고 또 참다
얼마전 일반판이 나오자마자 집어왔더랬습니다. (스트레스 받을거면 그냥 스틸북 사지 그랬니)
마이클 만의 차갑고 날선 화면에는 과연 고해상도가 잘 어울리네요.
영화 내용이야 뭐 괜히 얘기할 필요는 없겠죠? 로버트 드니로에 알 파치노에 발 킬머에다
존 보이트, 톰 시즈모어, 마셰티 대니 트레호, 애슐리 주드, 나탈리 포트만, 윌리엄 피츠너...
지금은 이렇게 모으래도 절대 모을 수 없겠군요. 아, 쫄딱 망하다시피 한 킬머 빼고.
그때 당시 어렸던 저는 아무래도 배우로 인해 한나(파치노)의 입장에 더 몰입하는 편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맥컬리(드니로)의 이야기로 넘어가는걸 보면 나이를 먹긴 먹었나 봅니다?


그리고 이번 블루레이의 가장 큰 보너스라면 이거였죠. 2016년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의 좌담회.
감독인 마이클 만과 두 주연 배우인 드니로, 파치노가 나오고 진행은 무려 크리스토퍼 놀란!
놀란이 "다크 나이트"를 만들면서 "히트"를 많이 참고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구요.
게다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조연이나 스탭으로 참여했던 더욱 많은 사람들이 줄줄이..;;
놀란의 살짝 날카로운 질문들에 대해 출연자들은 유머스럽게 넘기는게 많은데다
사람들까지 많아지고 나서는 완전 무슨 동창회 분위기가 되지만 뭐 아무렴 어때요 이렇게 좋은데.
이 사람들이 이렇게 다 모이는게 과연 두번 다시 가능할런지...


드니로와 파치노가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고 있을 때 이 영화에서 서로 만난 것도 참 운명이랄지.
오래 전 "대부 2"에서는 아버지와 아들이지만 배경 시간대가 달라 서로 마주치는 장면이 없었고,
이후의 "의로운 살인"은 국내 개봉도 못할 만큼 쫄딱 망하고는 흑역사가 된 판이다보니.
아마도 영화사에 남을 이 장면을 찍은 현지 식당은 LA에서 꼭 가고싶은 위시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재작년엔가 문을 닫았다던가요. 무척이나 아쉬울 따름이죠.

...여기까지 올 초엔가 블루레이를 감상하고서는 포스팅하려다 팽개쳐둔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연말이 다 된 판에 이게 왜 갑자기 떠올랐는고 하니, "히트"가 이번주에 재개봉된다더라구요.
그러나 일은 많고 상영관 수는 적고 시간은 빡빡하고... 과연 극장에서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그 결과는 11월의 영화 정리에서! (쿨럭) 히트의 팬 여러분 모두 극장으로 고고!!


덧글

  • 노이에건담 2017/11/08 01:05 # 답글

    저 식당씬이 사실은 두 배우가 스케쥴 문제로 각자 따로따로 찍은 씬이었죠.
    그래서 잘 보면 알 파치노가 대사치는데 드 니로의 뒷통수가 대역이라는 걸 알 수 있죠.
  • glasmoon 2017/11/08 14:02 #

    그 이야기가 위 인터뷰에도 나왔을 겁니다. 감독이 의도적으로 연출한 거였는데 어쩌다보니 잘못 알려졌다고;;
    두 배우도 얘기하지만 사진처럼 서로 마주보고 연기한 게 맞다네요. ^^
  • crowbar 2017/11/08 17:15 # 답글

    재개봉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바로 보려가려구요 ^^
  • glasmoon 2017/11/08 20:32 #

    아 저도 봐야하는데 걸린 시간이 참 뭐같아서 과연 맞출 수 있을지..ㅠㅠ
  • 워드나 2017/11/08 18:52 # 답글

    이걸 극장에서 못 보셨군요. ㅠㅠ
    저는 극장에서 보다가 탄피 떨어지는 소리가 제 뒤에서 들려와서 뒤를 돌아본 기억이 지금도 나네요.
  • glasmoon 2017/11/08 20:33 #

    사실 화면보다 음향이 더 궁금하긴 합니다. 어설픈 홈시어터 나부랑이로 재현될 리 없으니까요. *ㅁ*
  • 락키드 2017/11/08 23:04 # 삭제 답글

    재개봉 소식에 환호한 1인!!! 그 총격전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니!!! ㅠㅠ
  • glasmoon 2017/11/09 15:40 #

    드디어 제대로 극장에서 보겠다며 오늘 예매해뒀는데! 강제 취소됐습니다!! 아하하~~~ orz
  • crowbar 2017/11/09 16:08 # 답글

    분명 어제까지 오늘 저녁 상영스케줄을 확인했는데 낮에 예매하러 들어가보니 삭제되고 없네요
    지방이라(울산) 수요가 없을거라 보고 스케줄을 취소했나봐요
    기대가 컸는데 ㅠㅠ
  • glasmoon 2017/11/09 18:26 #

    저는 이미 예매를 해두었는데도 강제 취소 당했습니다. 들여다보니 오늘자 스케줄이 모두 사라졌더군요.
    메가박스 전체에서 그런걸 보니 배급사 쪽의 문제라는 말이 맞는건지 어떤건지~
  • 블루비 2017/11/14 22:44 # 삭제 답글

    블로스 포스팅을 오늘 퇴근 무렵 접하고선 서둘러 예매하고 지금 극장 나서는 길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야자 땡땡이 치고극장서 보고... DVD, 블루레이만 10여 차례 본 명작인데, 놓칠 뻔 했네요. 리마스터링 판답게 음향이 끝내줍니다. 시가전 총격씬은 사뭇 색다르게 다가오네요. ㅎㅎ 다행히 백석 메가박스 오늘까지는 저녁에 상영시간이 있었습니다만 내일부터는 이른 아침 시간대네요. 감사합니다.
  • glasmoon 2017/11/15 16:16 #

    저도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관람 성공했습니다. 과연 어설픈 가정용 시스템으로는 어림도 없는 음향에 감동을! ㅠㅠ
    그러나 동대문 상영관의 화질이 너무 나쁘고 어두워서 쨍한 디테일을 위해 BD를 다시 봐야할 것 같네요. 췟~
  • galant 2017/11/20 13:24 # 답글

    90년대 어린 총덕후 맘에 불을 지른영화죠.
    시가지 장면에서 발킬머의 Colt Model 733은 정말 캬~
    저는 신촌에서 봤습니다. 비디오로 볼때와는 다른 완전 새로운 영화더군요.
  • glasmoon 2017/11/20 17:35 #

    장면이 워낙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그걸 위해 발 킬머는 대체 훈련과 연습을 얼마나 했을지..;;
    아직 BD 재감상을 못하고 있습니다. 상영관 관리 제대로 못하는 메가박스 동대문 나빠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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