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여행; 스페인 마드리드 알무데나 대성당
1712 스페인; 제국의 영광 톨레도
스페인의 성당 두 번째는, 그야말로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산이라 할 톨레도 대성당
(Catedral de Santa María de Toledo)입니다.

아시다시피 톨레도를 비롯하여 스페인의 대부분은 사라센 제국(무어인)의 지배 시기를 겪었고
그 시절 인구의 대부분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가톨릭을 부정하였다는 것은 크나큰 트라우마
로 남아 레콩키스타를 거치면서 집착에 가까우리만큼 신앙에 몰두하는 원인의 하나가 되죠.
카스티야 왕국과 레온 왕국을 통합한 페르난도 3세 치하인 1227년 이슬람과의 승전을 기념하며
시작된 이 거대한 성당은 266년의 시간을 거쳐 1493년 완성되었습니다.

일단은 프랑스의 부르주 대성당을 모델로 한 걸로 알려져 있으나
이런 규모의 건축물이 으레 그러하듯 다난한 건축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변경을 겪었고,

기본적으로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지만 디테일에서는 다른 양식들도 일부 혼재되어 있습니다.
부실해보이기까지 하는 일부는 미완성으로 남은 건지 뒤에 파손이 된건지 그걸 복원 중인건지...

당시 스페인 연합 왕국의 신앙을 증명하는 성당답게 화려함은 로마의 싸대기를 날리는 수준!
엄청난 조각들로 채워진 이 문은 원래 성모 승천의 의미를 담아 기쁨의 문으로 이름붙여졌으나
17세기 문 앞에 사자상(사진에서는 그림자에 들어가 아래 끝에 살짝만 보이네요) 장식이 달린
철문이 놓이면서 지금은 사자의 문이라고 불린다는군요.

안으로 들어가면 내부 또한 화려하기 이를데 없는데다...

어느 벽면이고 천장이고 기둥이고 할 것 없이 빼곡하게 채워진 예술품들;;;

게다가 제가 갔을 때는 무슨 특별 전시까지 이뤄지고 있었다보니 이것들이 대체 다 뭔지;;;;

그래도 이 엄청난 보물과 유물들 중에 가장 화려하면서 가장 유명한 거라면 역시
엔리케 아르페가 만든 성체현시대(La custodia de Enrique de Arfe) 라는군요.
183kg의 은과 18kg의 금으로 12,500개의 나사, 5,600개의 부품, 260개의 상이 조립되었다고.

성당의 중앙 부근에 위치한 성가대석은 의자로부터 그 주위의 장식, 연주될 오르간에 이르기까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 됩니다. 왼쪽 아래로 성당의 상징 중 하나인 하얀 성모가 보이네요.
안에서 사진 찍지 말라길래 밖에서나마.. 아 정말이지 이런걸 찍을 줄 알았으면 조금 무겁더라도
제대로 된 카메라를 가져가는 거였는데..ㅠㅠ

이제 성당의 핵심인 대제단 쪽으로 갑니다.

높이 쳐진, 역시나 엄청난 장식들이 달린 철문 안으로...

대제단과 그 뒤로, 보통이라면 그림으로 넣어졌을, 예수의 탄생으로부터 부활까지를 묘사한
압도적인 제단 장식이 높은 벽면을 가득 메웁니다.

물론 회랑의 바깥면이나 제대 뒷편 등 벽면을 가진 공간이라면 모두 소예배당들로 채워졌죠.
사진은 힐 알바레스 카리요 데 알보르노스 추기경의 관이 모셔진 산 일데폰소 예배당.

그리고 대제단의 뒷편, 성당의 맨 끝에 이것 엘 트란스파렌테(El transparente)가 있습니다.
나르시소 토메(Narciso Tomé)가 만들어낸 이것은 조각 자체는 물론이거니와 채광창을 둘러싼
배치와 그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을 통해 승천의 이미지와 효과를 그야말로 환상적으로 구현합니다.
재작년 로마의 어마무시한 성당들을 보면서 어지간한 것에는 면역(?)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에는 정말 무릎을 꿇었습니다. 사진으로는 절대 그 느낌을 전할 수 없음이 아쉽군요.

그리고나서 안쪽의 성물실로 들어가면 또 엄청난 것들을 만나게 되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스페인 제국이 전성기로 치달을 최고조기의 국력을
아낌없이 쏟아부은 화려함의 극치, 톨레도 대성당이었습니다.
성당 여행; 스페인 마드리드 알무데나 대성당
성당 여행; 이탈리아 나폴리 대성당
성당 여행; 이탈리아 아말피 대성당
성당 여행; 이탈리아 피렌체 대성당
성당 여행; 극동 러시아의 정교회 성당들
덧글
그나저나...저 채광창은...사진으로만 봐도 압도됩니다!!!(이노무 허리가 좋아져야 가까운 일본 여행이라도 다녀올텐데...에휴...)
당시의 일반 대중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 상상하는게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종교 시설이라면 연중 열어둬야 하는게 맞지않나 싶은데 닫을 때도 드물지 않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