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포스팅했던 내멋대로 가족용 자동차 추천이 의뢰인(?)에게 나름 인상을 남겼던지
(그러나 정작 다른 요인으로 인해 소기의 목적인 자동차 교체는 이뤄지지 못했다는게 함정?)
차에 대해 별로 아는게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다시 새로운 자동차 추천을 요청받았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원하는 자동차에 대한 요구 조건이 명확히 제시되어 있다는게 다행이로군요.
전달받은 운전자의 상황과 요구 사항은...
- 60대 여성. 줄곧 가솔린 세단만 운전. 허리 통증으로 시트고 높은 SUV를 의사에게 권유받음.
- 현재 제네시스(1세대) 2008년식 운행중. 예산 6천만 원 이내. 주행거리 길지 않은 중고도 ok.
- 최우선 조건은 시트가 편안할 것. 허리를 위한 요추 지지대(럼버 서포트) 필수.
- 두 번째 조건은 옵션으로 오토 홀드 필수. 허리 통증으로 인한 발저림이 있음.
- 세 번째 조건은 트렁크에 골프백이 들어갈 것. 최소 2개 요구되며 4개 들어가면 좋음.
아 여기에 더해 벤츠나 BMW같은 누가봐도 럭셔리 브랜드는 기피한다는 내용도 있었군요.
어쨌든 새 자동차의 목적과 용도, 요구가 명확하므로 이번에는 비교적 쉽게 후보가 압축되어
직접 매장을 찾아다니며 시승해 보았습니다.

먼저 편안한 시트와 연령에 따른 안전을 위한다면 볼보부터 떠올리는게 당연하죠?
마침 딱 적당한 사이즈의 XC60이 출시되어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중!
이건 뭐 더 찾을 것도 없네~ 했더니만... 실차를 구경해보니 의외로 트렁크가 작습니다.
트렁크의 폭과 깊이가 모두 작아서 골프백 두 개는 커녕 하나도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할 정도;;
아니 볼보 선생, 전 세대 XC60은 네 개도 들어갔다던데, 이번엔 대체 왜 이런 거요??

그렇다면 트렁크가 넉넉한 SUV 명가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스포트를 찾아봅시다.
실차를 보니 정말 광활한 트렁크~ 2열을 앞으로 당기는 기믹이 있어 골프백 네 개도 문제없겠고
랜드로버답게 할인도 생각보다 크네요. 그러고보니 JLR은 할인폭 최대인 연마감이 3월이랬던가?
그러나 나이있는 여성이 몰기에는 이미지나 주행 질감이나 적잖이 터프하다는게 걸립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오토 홀드 없음! 전자식 파킹을 그 비슷하게 쓸 수 있다고는 하더랍니다만;;

그렇다면 여성적인(?) 이미지의 렉서스로 가봅니다. 요즘 ES와 더불어 쌍두마차인 NX가 있군요.
일단 시트 괜찮고, 럼버 서포트와 오토 홀드 있고, 트렁크도 골프백 두 개는 너끈하게 들어가겠고,
덤으로 300h의 경우 하이브리드이니 가솔린 차만 몰아오신 분께는 정숙성 면에서도 가산점!
다만 문제는 어디가 바뀐건지 티도 안나는 페이스리프트를 했다고 할인이 없다시피 하다는 것과
나이있는 분께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그 눈매;; 그 입매;;; 스핀들 그릴 처음 봤을때 생각하면;;;;

마지막으로 볼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전세대 XC60은 트렁크가 넉넉하다길래 소환!
개발된지 10년이나 된 구형이라는게 걸리긴 하지만 후기형은 엔진도 안전장치도 업데이트되었고
볼보의 감가가 크다보니(...) 같은 연식의 중고차라 하더라도 가격 경쟁력이 확실히 두드러집니다.
그러나 신형과 비교하면 도무지 감출 수 없는 세월의 격차와 함께, 또다시 오토 홀드가 없네?
랜드로버 비슷하게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을 갖췄을 경우 오토 홀드처럼 쓰는 꼼수가 있다지만;;
결국 디자인이라는 감성의 영역을 제외하면 서류상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하나 뿐이므로
일단 렉서스 쪽에 추천 도장을 찍어 의견을 전달했습니다마는 이번에 제가 깨달은 거라면
저는 렉서스라는 브랜드에 대해 그들이 표방하는 특징에 흥미가 없다보니 무관심으로 일관했건만
젊은 남성들이 주로 보는 고성능 내지 스포츠성이나 각종 신기술(하이브리드 제외)에 인색하면서도
떨어짐 없는 주행 성능과 함께 나름 고급진 이미지, 준수한 내외관, 쾌적한 편의 옵션을 갖추어
일반 대중, 특히 여성분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걸 비로소 이해했다는 것입니다.
과연 자동차의 세계에서도 취향 존중은 필수 요소!?
자 그럼 과연 이 분은 어떤 차로 결정하시려나.
지난번의 실패를 딛고, 이번에는 업계 매출 신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
패밀리를 찾아라
덧글
뭐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최신 기술 좋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서 그 기능 100% 쓸 수 있는 사람 그리 없는거 생각하면 저런게 오히려 실속있지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도 E82나 F30이나 외모가 마음에 들어서 고른건 아니더란..^^;;
몸과 마음이 편하려면 생각 있을때 바로 바꾸시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연세에는 친목이나 모임이나 다 골프 위주로 돌아가기도 하고...
당장 현대기아의 싼타페/쏘렌토만 봐도..^^;
어선렉(어차피 선택은 렉서스)
답정렉(답은 정해졌다 렉서스)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