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라이브 "In Japan"을 끝으로 사실상 활동 정지에 들어간 미스터 빅의 음반들 중에
명불허전인 초기 세 앨범 만큼이나 손이 자주 갔던 게 바로 1996년의 이 컴필레이션,
"Big Bigger Biggest! The Best of Mr. Big" 이었다.
Even though I want to, even though I need to
Even though we won't find better, We can't stay together, stay together
네 번째 앨범 "Hey Man"이 갓 나왔을 시기인지라 '갑자기 웬 베스트?' 싶은 타이밍이었지만
그만큼 "Hey Man"의 반응이 영 좋지못했던 것도 있었고, 이제와 돌이켜보면 폴이 탈퇴하기 전
서로 아웅다웅하던 멤버들이 그래도 뭔가 정리하고 싶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던 걸까.
초기작들로부터의 적절한 선곡에다 통으로 듣기엔 조금 버거웠던 네 번째 앨범으로부터도
'Take Cover' 등 좋은 트랙들을 살려넣어 다시 한 번 팬들에게 선보이는 의미도 있었으며
말미에는 'Stay Together' 등 기존의 앨범에 실리지 않은 훌륭한 오리지널 트랙까지 수록하는 등
한물 간 밴드의 장삿속이라 폄훼하기에는 정성이 담긴, 베스트 앨범들 중의 베스트였달까나.
게다가 팀의 분열을 앞두고 비디오까지 찍은 'Stay Together'의 가사는 또 어찌나 절절한지.

'cant' stay together' 라면서도 후렴구로 메아리친 곡의 제목 'Stay Together'가 이루어지기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연륜과 함께 다시 모인 그들의 음악적 역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기에
팬들도 그들과 더불어 세월을 잊은 듯 기뻐했다. 그러나 시간은 한편 야속하기 짝이 없는 것이니.
It's too late for saying I love you, it's too late for saying goodbye
All the way up, all the way up to heaven
90년대 록 음악계를 이끌며 '마지막 아메리칸 하드 록'으로 일컬어졌던 밴드 미스터 빅의 멤버로
스스로 걸출한 능력을 지녔음은 물론 개성이 강렬한 다른 멤버들을 음악 내외적으로 포용하여
오래 가기 힘들다는 테크니션들의 수퍼 밴드를 록 역사의 한 페이지에 아로새기는데 크게 기여한
드러머 팻 토피(Pat Torpey), 2014년 파킨슨 병을 얻어 투병하면서도 밴드와 활동을 함께하다
2018년 2월 8일 끝내 사망하였다.

Sometimes I think I see your face in the crowd...
아니 형님, 건재한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게 불과 서너 달 전이건만 무엇이 그리 급하셔서..ㅠㅠ
Big! Bigger!! Biggest!!!
덧글
Stay Together는 정말 당시 베스트 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들어갈 만한 곡이었죠. 밴드의 해체와 가사를 생각하니 이 곡도 떠오르네요.
http://www.lyrics.co.kr/?p=3717
어쨌든, 팻 형님 이젠 편히 쉬시길 ㅠㅠ
그 여유가 더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고 밴드의 생명을 길게 이어나간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take cover와 stay together 중 어느걸로 할까 고민하다 가사 때문에 후자로 갔는데, 아무래도 포스팅을 한 번 더 해야 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