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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진천 배티성지성당 by glasmoon



이제 만 3년이 되는 제 성당 여행 프로젝트는 이름 그대로 아름답고 유서깊은 성당을 찾는 것이지
딱히 성지를 순례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지난번 다락골에서 최양업 신부의 행적에 깊은 인상을
받은 바, 예전의 배론과 최근의 다락골에 이어 배티 성지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배티 성지는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그러니까 안성과 진천의 경계를 이루는 서운산 깊숙한 곳에
들어앉아 있습니다. 그래도 313번 지방도가 바로 옆을 지나고 있어서 지난번의 다락골보다는
접근성이 나은가요? 이름의 '배티'는 과거 이곳에 Betty라는 어여쁜 처자가 있어 유명했기 때문...
일 리는 만무하고, 주변에 배나무가 많아 붙여진 '배나무 고개'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라 합니다.



안성에서 325번 지방도로 내려가다 마둔저수지가 보이면 거의 다 왔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산길이 시작되는데, 길이가 길진 않아도 꽤 훌륭한 와인딩 코스더라구요.
여러 도전자들이 남긴 저 타이어의 흔적들~



고개 정상을 지나면 곧 배티 성지에 도착합니다. 이른 아침이기에 아무도 없이, 제가 일등~?
이 성지는 교우촌이 형성된 이래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우리나라 두 번째 사제로 전국을 홀로 감당하신 최양업 신부의 사목 근거지라는 점이겠죠.



제 형편상 너른 부지를 한 바퀴 감아 마련된 여러 장소들을 모두 돌아볼 여력은 되지 않지만
일단 길을 따라 올라가보기로 합니다.



먼저 왼쪽으로 올라가면 최양업 신부 기념 성당이 있습니다. 1997년 성지를 조성하며 가장 먼저
만들어진 건물이 어느덧 십 년이 되었군요. 산길 경사로를 살려 먼저 들어가면 1층, 길을 따라가면
2층으로 들어가게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집니다.



마치 산에서 솟아나온 형상이랄까. 성모상 주변도 인위적 장식 없이 매우 자연스럽네요.



육각형 형태의 건물 판형과 출입구의 계단 모양도 특색있는데 무언가 행사를 준비하고 계셔서
그냥 옆으로 살짝 한 장만 찍었습니다.



입구에서 짐작되듯 성전 내부는 높지 않은 대신 넓고 편안한 느낌의 공간을 연출합니다.
아래층의 소성당도 비슷한 느낌에 앞뒤 길이만 좀 더 짧은 정도더군요.
이 성당은 신세대 건축사무소(조구현)의 설계로 1997년 한국건축문화대상에 입선하였습니다.



계속 올라가면 십자가의 길과 순교자 묘역을 만나게 되지만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고(...)
길을 내려와 오른쪽의 최양업 신부 박물관을 향합니다. 다리 앞의 돌들은 당시의 형틀이라는군요.



우리나라의 첫 가톨릭 사제였던 김대건 신부가 뜻을 펼치기도 전에 너무나 이른 죽음을 맞이한 뒤,
최양업 신부는 두 번째이자 국내의 유일한 사제로서 이곳 배티를 근거지로 삼아 충청, 전라, 경상
삼남 지방의 공소 127곳을 도보로 돌아다니며 고해 성사와 미사를 집전하였습니다.
즉 최양업 신부의 사목 관할은 지역으로 우리나라 전체, 사람으로 국내 가톨릭 신자 모두였던 셈.



기록물과 서적들 중심의 박물관의 유물들을 둘러보고 나면 1층 현관의 맞은편 문으로 나가보라는
표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를 따라 가보면...



지방도 맞은편으로 최양업 신부 성당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양업 신부가 여름 장마철에 머물며 성당 겸 사제관 겸 신학교(...)로 사용하던 두 칸짜리 초가집을
2001년 복원하였습니다.



초가집 안에는 성체를 모시는 최양업 신부의 상이 모셔져 있네요.



초가집 입구에는 매년 약 3천 킬로미터씩 전국을 두 발로 감당하신 걷는 모습의 동상이 있고



반대편 안쪽에는 박해 당시 순교하신 양친, 최경환 프란치스코와 이성례 마리아의 상이
최양업 신부를 중심으로 나란히 세워져 있습니다.



집 뒤편으로 조성된, 아마도 야외 미사를 위한 너른 공간과 14처를 뒤로하고 내려와...



맨 처음 만났던, 최양업 신부 선종 150주년 기념 성당을 마지막으로 살펴봅니다.



이름대로 최양업 신부님의 선종 150주년을 기념하며 하늘건축사무소(정종철)의 설계로
2012년 완공되어 축성식을 가졌습니다.



성모상은 먼저의 소성당의 것과 같은줄 알았는데 사진으로 비교해보니 다르군요. ^^;



성당 입구 위의 큰 유리창은 아니나다를까 색유리화가 입혀져 있었습니다.
최양업 신부와 그 어머니인 이성례 마리아, 그리고 '하느님의 종' 124위 중 성지와 관련된 여덟 분.



산세와 어울리게 크고 높지 않게 지은 성당임에도 내부 공간은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편이로군요.
좌우측 창문의 색유리화는 최양업 신부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데...



입구 가까운 쪽의 서있는 네 인물의 경우, 분명 왼쪽부터 최양업 신부, 이성례 마리아, 그리고
최경환 프란치스코일텐데... 맨 오른편이 누구인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여쭤보려 해도 이른 시간이라 성당 관계자가 아무도 안계셨기에;; 혹시 아시는 분??



제대 쪽으로는 이콘과 같이 금박이 입혀진 최양업 신부님의 그림이 놓인게 눈에 확 들어오네요.
감실 옆으로 작은 창을 내어 자연광을 받게 한 부분은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



여기까지 둘러보고 나니 하나둘 사람들이 오기 시작하고, 단체 순례객을 태운 버스도 오더군요.



그리고 저는 신앙 가득한 분들께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제 집으로...
그런데 길을 나서자마자 헬멧의 블루투스 리시버가 방전되어 (어쩌자고 충전을 하지 않은 것이냐!)
용인까지는 어찌 갔지만 그 뒤로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몇 번이나 헤매느라 시간을 허비한 결과
서울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교통 최악의 토요일 점심 나절... 아아 정말 미리미리 준비합시다. ㅠㅠ



본디 성지 순례가 목적이 아니었음에도 배론 성지와 다락골 성지를 찾은 김에 마저 와버렸다지만
종교를 떠나 인간적으로도 최양업 신부께 받은 인상이 있거니와 건물과 복원 유적도 흥미롭고
오가는 길의 경치와 뜻하지않은 고갯길 와인딩까지 아주 흡족한 반나절 여행이었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이따금 성지 소개가 이어질지도? 뒤늦게나마 김대건 신부 관련이라던가??


성당 여행; 제천 배론성지성당
성당 여행; 청양 다락골성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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