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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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스 vs 부스트 by glasmoon



재료 공학의 발달과 함께, 통고무 밑창으로 시작했던 각종 운동화들이 앞다투어 첨단 소재를
도입하고 또 경쟁하며 기술 혁신의 첨병으로 자리잡은 것도 벌써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발목을 단단히 지지하면서, 지면에 닿는 충격을 흡수하고, 박차고 나가는 반발력을 공급한다는
다분히 상호 모순되는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수많은 소재와 기술이 개발되어 일부는 각광을 받고
또다른 일부, 혹은 대다수 나머지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져갔죠. 저는 콘(Korn)의 팬도 아니었고
힙합 패션과 접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으면서도 언제부턴가 몸을 움직이는 것과 관련된 거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디다스를 애용하게 된 바, 아디다스의 간판 운동화가 바운스 계열에서
부스트 계열로 옮겨가는 과정 정도는 곁눈질로 보아왔습니다. '세상에 저 빈약해보이는 스티로폼
중창을 저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 신는단 말이야?' 라고 생각했더니 웬걸, 없어서 못팔더라는;;;



성능을 떠나 비주얼에서라면 그 사이쯤엔가 있었던 스프링 블레이드가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모양새를 자랑했는데 언젠가부터 보이지않게 된 걸 보면 신통치는 못했던 모양이죠?
음 언제나처럼 장황하고 두서없는 서론은 이쯤하고 제가 느닷없이 운동화 이야기를 꺼낸 까닭은...



제가 편하게 신던 운동화가 4년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끝에 지난 여름 러시아를 다녀오며
그 수명이 다 되었음을 알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작년부터 바꿔야겠다 바꿔야겠다 생각하면서도
밑창 외에는 대체로 멀쩡했기에 금새 잊어버리고는 습관처럼 신어오다 최근 빗길에 대차게
넘어질 뻔하면서 결국 이별을 고하게 되었죠.



한때 굽 있는 구두만 신던 시절도 있었고, 모터사이클을 타면서 일상화를 겸한 라이딩 부츠를 신던
시절도 있었지만, 아저씨화(...)가 진행되면서부터는 그저 싸고 편한 운동화를 신게 되더라구요.
보통 아디다스의 러닝화 쪽에서 저렴하면서 평범하게 생긴 검은색 신발을 찾으면 별 탈 없었는데
아디다스 공홈에서 저가순으로 소팅했더니 이게 보이는 거에요? 아니 아무리 부스트에 밀렸다지만
아무리 철지난 이월 상품이라지만 알파바운스가 60% 할인으로 4만원 대라니! 어머 이건 사야해!!
(지금은 가셔도 오래전에 품절되어 없습니다^^;)



그리하여 언제나 중저가 EVA 중창 신발만 신던 제 발이 황송하게도 한때의 플래그십(?) 러닝화를
영접하게 되었는데, 분할 없이 한 판으로 찍어낸 어퍼라던가 발의 굴곡을 드러낸 모양이라던가
왕년의 실내화가 떠오르는 밑창이라던가 하여간 대체로 평범한 신발을 신던 제게는 꽤 낯섭니다.
하지만 신어보니 음~ 신발에도 핏감이라는게 있구나, 이래서 쿠션화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땋!
단점이라면 사이즈에 비해 코가 길어서 발가락 앞으로 공간이 좀 남는다는 것과 일터에서 신기엔
디자인이 다소 튄다는 거? 그러고보니 애초에 제가 찾았던건 어디서든 신을 수 있는, 평범하게 생긴
검은색 운동화였을 뿐인데;; 그래서 다시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걸려든 것이 리스판스 (부스트). 검고 평범하게 생겼잖아요? 알파바운스보다 비싸지만. orz
사실 알파바운스의 착화감에 감탄한 나머지 최신 부스트라면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크기도 했구요.
이름에서 '부스트'도 빠진 엔트리급 일상화지만 그래도 박스에 크게 박힌 글자가 위엄을 풍기는데~



~그랬는데, 분명 중창의 옆부분을 눌러봤을 때는 바운스보다 부스트가 푹신하고 많이 들어가는데
저가 모델이라고 함량이 낮아서인지 다른 구조적인 차이 때문인지 딱히 쿠션감이랄건 없네요.
착화감도 평범한 외관에서 보듯 편하게 신는 일상화 딱 그만큼.



그래도 뭔가 기분 탓은 아닐까 싶어, 보다 엄격하고 공정한(?) 비교를 위해, 좌우 발에 하나씩 신고
집앞 복도를 서성이며 잠시 동안 걷고 뛰고 해봤습니다. 누가 봤더라면 웬 미친 X가 짝짝이 신발
차림으로 돌아다닌다고 신고했을지도 모르지만 다행히 누군가를 마주치는 불상사는 피했군요. ^^;;
그 결과, 주관이 개입하는 디자인이나 시간이 흘러야 알수있는 내구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항목에서
알파바운스의 압승! 부스트고 뭐고 소재야 어찌됐든 애시당초 러닝화와 일상화의 갭이 너무 커요.
이 분야의 끝판왕이라는 울트라 부스트를 데려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그건 제 능력 외! ㅠㅠ



그래서 바운스와 부스트의 아주 불공정한 비교를 핑계삼아, 졸지에 신발 하나 떨어져서 버렸더니
어머나 둘을 새로 사버렸더라는 언제나처럼 뻔하디 뻔한 전개의 포스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터져버린 지름의 둑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으니~~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덧글

  • 이요 2018/09/06 20:11 # 답글

    어쩐지 다음 편에 부스트가 뙇 등장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ㅎㅎㅎ
  • glasmoon 2018/09/12 20:54 #

    그 느낌, 느낌으로만 받겠습니닷 흐흐
  • 2018/09/06 22:0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12 20: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두드리자 2018/09/06 22:48 # 삭제 답글

    운동화를 선물로 받았는데, 1주일도 못 가서 찢어지는 바람에 좌절한 기억이 나네요. (이거 뭐야? 중국산인가?)
  • glasmoon 2018/09/12 20:57 #

    저도 하나 그런게 있었죠. 다음 포스팅에 등장 예정입니다?
  • 노이에건담 2018/09/07 02:33 # 답글

    아디다스라면 딱 한번 10년전 슈퍼스타만 신어본 운동화 무식자는 그저 웁니다.
    (그 이후는 닥치고 까만 나이키 런닝화.) OTL
  • glasmoon 2018/09/12 20:58 #

    전 나이키는 한 번도 신어본 적이 없어요. 그건 있는 집 친구들이나 신는거 아닌가요.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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