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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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슬러의 시대 by glasmoon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이라면 어째 '캔슬러(canceler)'라는 단어에 이 화면을 먼저 떠올리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듭니다만^^;; (그나저나 뉴트론 재머 캔슬러 리무버같은건 안나왔나??)



근래의 일상 생활에서 캔슬러라고 칭한다면 아마도 노이즈 캔슬러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겠죠.
왕년 물리 시간에 배우신대로 소리는 파동이며 파동은 정반대 위상과 겹칠 경우 상쇄되는데
이것을 소음 제거에 이용한 것이 노이즈 캔슬러입니다. 물론 여기에도 이상과 현실의 갭이 있으니
어디까지 소리(정보)이고 어디부터 소음인가 하는 구별의 문제부터 수집된 소음을 분석하여
반대 위상을 만들고 내보내는데 필연적으로 시간 지연(time delay)이 발생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거짓말처럼 소음을 완벽히 차단한다! 는 그런 만화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습니다마는. ^^



여기서 잠시 뜬금없는 이어폰 얘기로 빠져야 하는데, 저는 밖에서 듣는 음악은 감상의 목적보다
외부 소음 차단, 즉 광범위의 노이즈 캔슬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굳이 좋은 음질
(=높은 가격)의 헤드셋 없이 적당한 성능의 번들 이어폰이면 더 욕심내지 않는 편이었죠.
소니 코리아가 엑스페리아 핸드폰에 주구장창 넣어주던 MH410C의 경우 기기의 능력 자체는
그럭저럭 무난한 편인데 오픈형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소음 차단에는 역량 미달이었으나...



엑스페리아 XZ 시리즈로 오면서 바꾸어 넣어준 MH750은 커널형인데다 소리도 훌륭했습니다.
저음이 좀 많이 강조된 음색이긴 해도 어차피 소음 차단을 위해(?) 때려부수는 음악 위주로 듣는
저에게는 별 상관 없...다기보다 주로 쓰게되는 지하철 환경이 워낙 소음이 많다보니 저음이
어지간히 강하지 않으면 묻혀서 들리지 않기도 하구요.

그러나 이 타이밍에 이사를 하게 되면서, 저는 서울 지하철 5호선이라는 강적을 만나게 됩니다.
왕년 5호선이 처음 놓였을 때 그 막강한 소음에 두손 아니 두귀를 다 들었던게 도대체 언제적인데
전혀 개선되지 않았군요. 갈짓자 노선 선형이야 어쩔수 없다 해도 차량이나 철로 문제는 진작에
손을 보았어야 하지 않나? 아니면 손을 본게 이정도인 건가??


그리하여 처음에는 농담섞어 '5호선 타려면 노이즈 캔슬러라도 구비해야 하나'고 자조했던 것이
때를 맞추어 소니에서 쏟아내는 신형 노이즈 캔슬러 헤드폰의 과장 가득한 광고에 혹하다가
슬쩍 뒤적거려보니 소음 차단이라는 소소한(?) 목적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결코 작지 않았으니,

사실 노이즈 캔슬러 제품들의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게, 핵심이 되는 알고리즘(소프트웨어)를
빼더라도 기본 유니트에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요구되는데다 외부 소음을 수집하는 마이크와
수집된 소음을 분석하여 안티 노이즈를 만드는 코어(프로세스) 유니트 등 부가적인 장치가 붙고
그를 구동하기 위한 별도 전원까지 굴려야하니 별 도리가 없다고 수긍하며 포기하려는 찰나...



수음 마이크를 제외한 나머지, 즉 프로세서와 전력 부담을 모두 호환 핸드폰에 떠넘김으로써
가격을 낮춘 시리즈가 소니 제품군에 존재한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입니다. 이 기발한 넘들!!
...그러고보니 왕년에 이런 제품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긴 하네요. 그때는
노이즈 캔슬러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할 때라 그대로 흘려듣고는 잊었건만.



게다가 이 제품군의 최신형인 NC750의 벌크 상품을 거의 반값에 판다는데야 마다할 이유가 없죠.
냉큼 주문해서 바로 받았습니다. NC750은 노이즈 캔슬러 이어폰 EX750에서 프로세서와 배터리를
제거한 엑스페리아 전용 제품으로 MH750과 소리의 성질은 거의 같아보이며, 외형상 차이점이라면
발음부 반대편에 수음 마이크가 붙어 유니트의 크기가 조금 커졌고 연결 커넥터가 5핀이라는 것?
커넥터의 차이로 인해 엑스페리아 핸드폰이 아닌 다른 기기에서 소리를 들으려면 변환하는 젠더가
필요하며 물론 젠더를 이용하더라도 이어폰으로서 작동할 뿐 노이즈 캔슬러의 기능은 잃습니다.



제 엑스페리아 XZ1 컴팩트에 꽂았더니 자동으로 인식하면서 잡음 환경을 선택하라는군요.
잡음 판별과 처리에 도움을 달라는 거겠죠? 저야 지하철 용도이므로 버스/기차를 선택.
실제 소음 상황에서의 효용성은... 솔직히 왕년 초보적 단계의 노이즈 캔슬러를 잠깐 경험해보고
이 기술이 계속 살아남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번에도 반쯤 속는셈, 싼맛에 사본셈
쳤던 제 기준으로는 의외로 쓸만합니다? 예상한대로 지속적인 저음 노이즈를 필터링하는 느낌에
가까운데, 마이크 장치에 왕왕 붙는 옵션인 로우컷 필터가 매우 성능 좋고 똑똑한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제 출퇴근 경로 중 지하철 4호선 구간에서는 거의 소음이 인지되지 않고, 지하철 5호선
구간에서는 기존 4호선 수준(...)으로 소음을 낮춰주는 것만으로 만족합니다. 물론 중저음이 아닌
5호선 특유의 쇠를 긁는 고음 노이즈는 별 도리 없지만요.



단점이라면 소음 환경이 아닐 경우 화이트노이즈가 제법 있다는 건데 그런 환경이라면 아예 작동을
멈추고 일반 이어폰으로만 쓰는게 배터리 사정에도 도움이 될테고, 아 배터리도 마구 먹진 않구요,
포함된 이어플러그가 MH750 대비 약간 작아 大 사이즈를 끼웠더니 저에게 좀 꽉 낀다는 정도?
제가 이러려고 엑스페리아를 고집한건 아니지만(쿨럭) 어쨌든 덕분에 이 디지털 시대의 늦깎이가
뒤늦게나마 신문물을 하나 새로이 접하게 되었으니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

아 그러고보니 옴니엄 개더럼의 신보 포스팅을... 조만간 하겠죠 뭐. -,.-


X + Z / 2

덧글

  • 무명병사 2018/10/11 21:44 # 답글

    저 N재머 캔슬러 말입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킬러와 야메룽다를 띄워주자고 어거지로 집어넣은 것 같습니다. (...)
  • glasmoon 2018/10/15 16:01 #

    그러니까 거기서 누군가가 '난 페이크가 아니야!'를 외치며 N 재머 캔슬러 리무버를 가동시켰어야... (고만해)
  • RuBisCO 2018/10/11 21:47 # 답글

    솔직히 이쪽 본좌는 역시 Bose인데 가격이 ㅡㅠ
  • glasmoon 2018/10/15 16:02 #

    언감생심 쳐다보지도 못했..ㅠㅠ
  • 노이에건담 2018/10/12 03:04 # 답글

    헤드폰 스타일이라면 강력한 캔슬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텨텨텨=3=3=3)
  • glasmoon 2018/10/15 16:02 #

    헤드폰들은 비싸요. ㅠㅠ
  • 은이 2018/10/12 09:00 # 답글

    포스팅 하신 모델이 나올 때 부터 소니가 작정하고 뉴트론 재머에 투자해서 (응?) 제대로 쓸만한게 나오기 시작했고,
    1000x 시리즈로 대표되는 건담을 만들어 내면서 이 바닥에서 선전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건담 Mk3 가 나온 상태죠 (?!?!)
    느긋하고 편한 컨셉의 보스와 달리 기술자랑! 기술발전! 을 하고 싶은 성향에 가깝다 보니
    성능도 좋고 가격도(...)
    다행이도 사과밭에서 쏘아올린 3.5 젠더 제거 폭탄으로 인해
    젠하이저나 파나소닉 같은 굵직한 회사들도 노캔 제품을 내 놓는 통에 나름(?) 가격대비 좋은 제품이 더 나오긴했습니다.
    물론 .... 국내는 보스 & 소니 가격이 꽤 비싸서...orz 거기에 다른 제품은 잘 나오지도 않는터라... orz
  • glasmoon 2018/10/15 16:03 #

    덕분에 저같은 빈곤 커뮤터들도 최신기술의 혜택을 염가에 누리게 되었으니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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