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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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um Gatherum - 신이 먼저 가라 by glasmoon


이제 핀란드가 지구상에 남은 헤비메탈 최후의 성지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바,
먼 옛날의(...) 스트라토바리우스와 한때 신세대의 대표주자였던 칠드런 오브 보돔, 이제는 팝계의
거물이 된 나이트위시에 이어 형제 밴드 인섬니움과 함께 한국에서도 명실상부 메이저 밴드가 된
(그러나 메탈의 수요가 워낙 쪼그라들었다는게 함정) 옴니엄 개더럼이 전작 "Grey Heavens" 이후
이년 반 만에 신보를 내놓았다. "New World Shadows", "Beyond"에서 들렸던 전성기 사운드가
이제 한 풀 꺾인게 아니냐는 평도 돌았구만 과연 이번에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인가?





예의 장중한 인트로 'The Burning' 뒤로, 본격적인 첫 트랙 'Gods Go First'가 포문을 여는데
아니 이 경박함은 뭐지? 밴드가 EDM에 빠졌나? 그런데 내 머리가 절로 도리질해! 아악 뭐야 이거~
다음 곡 'Refining Fire'까지 이어지던 이런 적응 안되는 -그러나 속절없이 빠져드는- 분위기는
'Rest in Your Heart'의 후반에 이르러 잦아들기 시작하고, 'Over the Battlefield' 이후로 점차
옴니엄 개더럼 본연의 분위기로 돌아가더니 러닝 타임이 가장 긴 대곡 'Cold'로 마무리되는 구성.
이렇게 더없이 명확하게 시작과 끝이 다른 이 앨범을 대체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나는 "The Burning Cold"라는 모순되는 제목을 'The Burning'으로 시작해서 'Cold'를 향해 가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으로 보고싶다. 명색이 멜로딕 데스인데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발랄한
초반 트랙들이 이례적으로 밝고 뜨거웠던 올해의 한여름이라면 진행과 함께 점차 가라앉아
싸늘한 기운마저 도는 후반 트랙들은 추위가 빨리 찾아온 지금 무렵이라 해도 적당하지 않을까.
어쩌면 친우이자 라이벌 인섬니움이 "Winter's Gate"로 한겨울 감성의 극한을 표현해낸데 대한
옴니엄 개더럼 나름의 화답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직 해외 평들을 훑어보지 못했지만 이 앨범이 불후의 명반으로 꼽히는 일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앞일은 모른다지만 옴니엄 개더럼의 디스코그라피에서 중요한 결과물로 거론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The Burning Cold"를, 매우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기억하고 싶다.

덧글

  • ㅇㅇㅇ 2018/10/19 13:49 # 삭제 답글

    요즘 메탈이 섞어섞어가 유행이라 그런지 얘네도 약간 그런쪽으로 가는거 같네요. 전형적인 고텐버그 에리어에 있다가 신스팝 비스무리한 분위기를 끼얹는게 그 옆동네 아마란스나 닼트랭 사마엘 같은 밴드들이 미리 시도 해봤던거도 있어서 충격은 사실 덜한데 다만 Frontline이나 The Fearless Entity같은 트랙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플이랑 아치 오마쥬가 너무 과한거 아닌가 싶은건 있습니다 -_-;;
  • glasmoon 2018/10/19 15:14 #

    저도 나이를 먹어가서 그런가, 밴드들의 음악적 성향이 변화하는데 대한 거부감이 언젠가부터 덜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팬들이 좋아할 음악도 중요하지만 그게 꼭 밴드가 하고싶은 음악과 같을 리는 없고, 한 스타일로 십년 이십년 하면 질릴 만도 하고;;
    그러고보니 안젤라 언니 물러난 뒤 영 말랑해진 아치에너미는 그렇다 치고, 인플레임스는 요즘 뭐한대요?
    저로 하여금 멜로딕 데스를 듣게 한 장본인이라 미련이 많은 밴드였는데 언젠가 한계를 느끼고 완전히 놔버린 후 잊어버린..--;;
  • ㅇㅇㅇ 2018/10/20 19:11 # 삭제

    미국와서 콘 따라한다 싶더니 이젠 개나소나 BMTH 포맷 따라하니까 그쪽에 동참한 모양입니다 껄껄껄
  • glasmoon 2018/10/22 14:46 #

    그냥 쭉 잊어버리면 되겠군요. 허허허~
  • 로그온티어 2018/10/23 14:17 # 답글

    [브루탈 레전드]에서 메탈코어를 들은 잭 블랙 : 난 모든 걸 살릴 수 있어, 저것만 빼고.
  • glasmoon 2018/10/23 16:39 #

    으악~ 뭡니까 이 정신나간 게임은~~ 나중에 꼭 해봐야겠슴다!
  • 비류 2019/07/30 20:17 # 삭제 답글

    이정도의 변화는 요즘 변화의 축에도 못끼는지라.... 첫댓글 다신 분 말마따나 요즘 워낙 믹스가 대세이다보니^^
    근데 너무 한가지 스타일만 고집하는 것 보다는 이런 정도의 변화는 충분히 괜찮고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오히려 전 인솜니움이 Killjoy 나 The Day It All Came Down 같은 노래를 좋아하는데 요즘 엘범의 곡들은
    약간 더 서정적인 면이 많아져서 노래는 좋지만 머리를 흔들게 만드는 재미가 없네요 ㅠㅠ
    아마란스 365 나 Maximize 들어보고 생각보다 괜찮아서 저도 많이 늙었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ㅎㅎㅎ (잡식인 음악 취향도 한 몫 한 듯 합니다~)
    인플의 변화를 보니 이런건 그냥 애교정도네요.... 저도 인플의 제스터 레이스 (특히 Artifacts Of The Black Rain 이곡에 확!!!) 때문에 멜데스에 빠지게 되었는데....
    천조국의 돈의 힘은 무섭네요... 요즘 미국 레이블들의 얼터너티브의 사랑에선 언제쯤 벗어날런지....
  • glasmoon 2019/07/31 16:37 #

    아하하 하긴 인플레임스에 비하면 이정도는 아주 건설적이고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하겠네요. ^^
    인섬니움 말씀하시니, 최근 그쪽에서 갈라져나온 모 블랙 밴드가 참 좋더라구요? 조만간 포스팅을...
  • 비류 2019/08/14 16:04 # 삭제 답글

    오 모 블랙 밴드가 어떤 애들인지 저도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인솜니움과 옴니엄을 좋아하신다면.....
    개인적으로는 Mors Primcipium Est, The Unguided, 1인 밴드로 변신한 Disarmonia Mundi,
    해체했지만 좋은 음악을 들려줬던 Before The Dawn 도 들어보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아마 다 들어보시지 않았을 까 생각합니다만;;;;)
    Disarmonia Mundi 와 Before The Dawn 초기 1~3 집은 워낙 희귀반들이라 구하기가 쉽지 않으니
    음원이 필요하시다면 finalpumpitup 골뱅 한메일 넷으로 메일주시면 보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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