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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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맨; 모범적인 후계자 by glasmoon


며칠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퍼스트맨"이 시각효과상을 수상했군요.
"퍼스트맨"을 매우 좋게 본 한 사람으로 (우주에서 아폴로가 날아가는데 뭔들 싫겠냐마는)
작품이 결국 흥행에 실패한 것이 안타까운 또 하나의 이유는, 해당 작품의 흥행 성공 여부가
2차 시장을 위한 영상 소프트에 수록되는 부록 영상의 질과 양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때깔로 미루어 매우 많은 분량의 제작 과정 및 인터뷰 영상이 만들어진 것으로
짐작됨에도 불구하고 "퍼스트맨"의 블루레이 제품에는 홍보용 클립인가 싶을 정도로 보일만큼
매우 짧은 분량의 부가 영상이 들어가 있는데... 어쩌겠어요. 이거라도 보면서 자위해야지.


우주 장면의 촬영은 확실히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고, 이번
"퍼스트맨"의 촬영 방식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커다란 짐벌에다 우주선을 얹어 움직이고
그 앞에 놓인 거대한 LCD 스크린에 배경 영상을 띄우는 것은 확실히 조명의 수고를 덜고 후반
작업이 용이하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를 쉽게 이끌어내는 점에서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죠.
앞선 두 영화 대비 시간의 경과와 함께 스크린 및 영상의 품질이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군요.


누가 뭐래도 영화의 절정이라 할 그 장면은 실내의 세트가 아니라 야외에서 직접 찍었다 합니다.
용케도 원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는 채석장을 찾아 빌릴 수 있었다고. 저걸 야외에서 찍었다면
태양을 대신할 어마어마한 조명을 만들어야 했겠네요. 조명과 함께 채석장을 달 표면과 비슷하게
만드느라 온갖 삽질(정말)을 했을 미술 스태프들에게 박수를!


영화는 물론 당연하게도 NASA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 하에서 만들어졌고, 실제로 많은 장면이
NASA의 시설 안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주조연 배우들은 관련 시설의 견학과 함께 실제 장비를
사용해보는 행운도 누렸죠. 그나저나 저 거물이 아직 움직일 수 있었다니, 안쓴지 한참 됐을텐데;;
그중에서도 아마 가장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은 생존한 아폴로 스태프들의 조언과 경험담일 터.


우주선과 똑같이 짐벌 위에서 또 사막에서 직접 찍은 초반의 X-15 비행 장면을 위해서는
당대 최고의 테스트 파일럿 중 한 명으로 X-15를 직접 몰아본 이들 중에서는 유일한 생존자이자
이후 아폴로 계획과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등등에서 수많은 공로를 세운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
조 엥글이 초빙되었습니다. 젊음을 함께 했던 X-15와의 재회가 무척이나 반가웠을 듯? ㅠㅠ


부가 영상이야 말 그대로 부록이니 이런들 저런들 영화 본편의 감동이야 변하는 일이 없겠지만
그래도 촬영 후에는 철거되는 각종 장치들과 이제는 정말 얼마 남지않은 당시의 시설들, 그리고
몇 분 남지않은 관련자들의 증언이 더 많았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지울 수 없군요.
작품을 극장에서 세 번 보면서는 닐 암스트롱 내면의 상실을 깊게 파고든 영화라고 생각했건만
다소의 시차를 두고 이번에 블루레이로 다시 보니 아폴로 계획, 아니 수많은 우주 프로그램의
와중에서 자신의 많은 부분을, 때로는 생명까지 바쳐야했던 여러 우주인들, 그들을 지원했던
수많은 스태프들, 그들 못지않게 희생해야했던 가족들에게 바치는 송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나에게는 작년 최고의 영화였다오.


인터스텔라; 특촬의 왕도
그래비티; CGI의 극한

덧글

  • 두드리자 2019/03/05 20:57 # 삭제 답글

    '버즈 올드린도 감동시키지 못한 영화'라는 인상이 너무 강해서 안 보게 되더군요.
  • glasmoon 2019/03/06 14:48 #

    올드린이 다소 꼰대 기질이 있는데다 영화 속에서도 밉상 캐릭터로 묘사되었으니 본인이 좋아할 리는..^^;;
  • 자유로운 2019/03/06 00:46 # 답글

    우와 진짜 미국이니 가능한 짓을 했군요. NASA 협조라니...
  • glasmoon 2019/03/06 14:49 #

    인터스텔라도 그렇고 이런 류의 영화에는 철저하게 협조하는 편입니다. 대중의 인식이 좋아져야 예산이 늘거든요~
  • 노에미오빠 2019/03/07 06:55 # 삭제 답글

    이거 개봉하면 iMax로 봐야지 했는데 애보다가 시기를 놓쳤습니다. (애가 4살입니다)
    하얗게 잊고 있다가 유리달님 글보구 잽싸게 블루레이를 샀네요. 이거라도 봐야죠. 애재우고...... ㅜㅜ
  • glasmoon 2019/03/07 15:51 #

    아 이건 극장에서 '경험'할 필요가 있는 영화였는데 아쉽네요. 꼭 모든 불 끄고 헤드폰 쓰고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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