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어릴때부터 중학교 무렵까지 좌우 양안의 시력을 모두 1.5로 꾸준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 무렵엔가 갑자기 나빠져 좌 0.9, 우 0.5 정도로 떨어졌는데
죽어라 공부한 결과...일 리는 설마. 부모님이 며칠 비우신 틈에 밤새워 게임(SFC)을 하고는
곯아떨어져 자다 일어났더니 보이는게 영 흐릿해진게 영영 회복이 안되더라는-ㅁ-;;
그래도 완전히 맛이 가진 않아서 평상시에는 어지간하면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였기에
여태 큰 불편 없이 잘 살아왔습니다만... 가는 세월을, 오는 노안을 막을 수는 없군요. ㅠㅠ

물론 그렇다고 아직 책이나 스마트폰의 글자를 읽는데 어려움을 느낄 정도는 아니고(...)
모형질을 할때 작은 부품이나 세밀한 부분을 작업하는데 감에 의지(...)하게 된 정도이죠.
보통 이럴때 구비하게 되는 작업용 확대경은 사용법에 따라 대상 쪽에 가까이 놓는 탁상형과
눈(머리) 쪽에 가까이 두는 착용형, 더 나아가 밴드형이나 안경형 등등으로 나뉘게 되는데
오~래전 눈이 멀쩡할때 더 잘 보일까 싶어 구입한 탁상형을 바로 치워버렸던 기억이 있어
헤드밴드형 확대경(헤드 루페)을 하나 구입하였습니다. 물론 이것도 엄밀히 광학기기이므로
잘못 쓰면 시력 저하가 올테고, 정밀도에 따라 가격이 기하급수로 올라가는 종류일 터이나
일단은 제가 이런 류를 쓸 수 있는지 테스트를 겸해 오픈마켓에서 저렴한 중국제로 골랐습니다.

열어보니 간단한 설명서와 함께 본체, 렌즈 보관통, 전지(사진은 이미 넣은 상태)가 들어있군요.
1만원대 염가품임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겉모양은 그럴듯 합니다. 역시 대륙의 힘인가;;

생긴건 공원에 아주머니들이 왕왕 쓰시는 썬캡(?)을 닮았네요. 챙(?) 위에 LED가 달린걸 빼면.

좌우 옆에는 챙 부분의 고정 정도를 조절하는, 뒤에는 밴드의 폭을 조절하는 다이얼이 있습니다.

포함된 렌즈는 배율 x1.0, x1.5, x2.0, x2.5, x3.5의 총 다섯 개. 근데 1.0은 쓰는 의미가 있나??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돋보기(...)이므로 렌즈마다 초점 거리가 있습니다.
좋은(=비싼) 제품일수록 이 초점 거리가 넓어 작업하기가 편하다는 것 같더군요.
챙 부분에 렌즈를 끼우는 슬롯이 두 개 있으므로 중첩 확대도 가능하다고 되어있기는 한데
제게 그런 고배율은 필요하지도 않고, 또 초점 거리도 10 센티미터 안팎으로 줄어들게 되므로
두 개 끼우기는 시험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인 사용법은 이렇게 렌즈를 끼우고 LED를 켜서 보안경처럼 쓴다는 거죠.
렌즈는 쓰지 않을 때 앞으로 젖힐 수 있고, LED 부분은 조사 각도가 조절되며 아예 분리하여
간이 스탠드나 손전등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일단은.

중간인 배율 x2.0을 끼우고 최근에 완성한 볼 두 마리를 테스트 삼아 이리저리 돌려보았습니다.
... 코션 데칼들에 글자가 다 제대로 써있었군요. 프린팅이 뭉게진 줄 알았더니 내 눈이... orz
렌즈의 왜곡도 거의 없고, 아니면 그냥 버릴 셈 치고 질러본 것 치고는 의외로 쓸만해 보입니다.
다만 쓸데없이 플라스틱 부품의 부피가 커서 상대적으로 무게가 약간 나가는데다 밴드 부분도
그냥 합성 피혁이어서 땀이 쉽게 차는 등 장시간 착용하고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겠네요.
어차피 저도 꼭 필요한(정말 안보이는) 때에만 잠깐씩 쓸 생각이니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만약 사용 빈도가 점점 늘어난다면... 테라사키 외 제대로된 제품을 다시 구입해야겠죠. -,.-
덧글
그래서 해가 갈수록 프라보다는 완성품쪽으로 자꾸 눈이 돌아가네요. 1대1 자동차 다이캐스트(?)라든가 12인치 밀리터리 피규어라든가...(쿨럭)
근데, 나일 좀 먹으니 요즘 가는 귀가 먹어서... 작은 소리가 안들려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주변 소음과 대화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잘 구별안되는 느낌....
아 그래서 그 때 노친네들이 그렇게 크게 이야기했나보다 싶어요....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전 예나 지금이나 듣는 음악이 시끄럽고 때려부수는 쪽이라 언제 맛이 갈지 불안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