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또 굵직한 일이 있었군요. 여차저차 TV 틀어놓고 앉아 귀로는 소식과 분석을 접하면서
손을 부지런히 놀려 그동안 쪼물딱 대던거 후다닥 날림으로 완성했습니다.

빈슨 계획의 수립과 함께 자브로의 역량이 총동원되어 연방 우주군의 재건이 추진되면서
연방 육군 또한 수세를 끝내고 지구상의 세력 판도를 바꿀 대대적인 공세를 검토하게 되었다.
제한된 시간과 물자 속에서 귀중한 전력인 MS와 재래식 병기인 MBT(61식) 사이의 큰 간극에
고심하던 육군 병참부는 우주군에서 MS를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RB-79 볼에 주목하고
그를 활용한 육전 병기를 검토하였으니 그것이 RBG-79MV (Mobile Vehicle) B 탱크이다.

애초에 볼의 동체와 건탱크의 주행부를 결합한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급조 병기이나
우주용 설비를 제거한 볼의 내부에 여유가 많았던데다 건탱크의 주행부도 독립식이었으므로
별 무리 없이 시제기가 완성되었다. 매니퓰레이터를 철거한 기부에는 건탱크의 미사일 런처를
1문 장착했는데, 원래 볼의 주포인 120mm 캐논 또한 건탱크에서 비롯되었으므로 B 탱크가
어떤 의미로는 양산형 건탱크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름은 기동 시연을 참관한 모 높으신 분이
'넙데데한(broad) 전차'로 표현한 것에서 땄다고 하나 다들 볼탱크 또는 볼탱으로 칭했다고.
행동 불능에 빠질 경우 좌우 주행부를 배제하고 동체 하부의 스러스터로 전선 이탈을 꾀했는데
개발된 경로는 반대이나 결과적으로 공국군의 마젤라 어택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은
역사에 흔한 아이러니라 하겠다.

소수 생산된 B 탱크는 의외로 일선에서 환영받았는데, 전장에서는 커다란 표적일 뿐이었으나
볼이 본디 작업용 민간 포드였으므로 건설 및 토목 현장에서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었다.

원형 볼에서 가져온 매니퓰레이터와 대부분 기능하는 외부 하드 포인트, 그리고 육군 공병단의
특기인 마개조가 더해져 온갖 다양한 작업용 파생기들이 만들어졌다. 물론 엄밀히 따지자면
병기 무단 전용에다 전투력 손실에 해당하므로 감찰부가 뜨는 날이면 원 형태로 되돌리느라
밤샘 작업을 해야 했다는 듯.

B 탱크가 왕왕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며 전장에서는 기피된다는 사실을 파악한 육군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개량에 착수했고, 그 중 A3형이 요구되는 성능 확보에 성공하였다.

먼저 탑승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전면투영면적과 장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간용 자세제어 장비들이 들어차있던 동체 상단부를 제거하고 포탑 장착 위치를 낮추었으며
전면 장갑을 강화하는 한편 모듈식 증가 장갑도 장착하여 피탄시 생존성을 향상시켰다.

측면 주행부는 시험 결과 바퀴와 트랙은 의외로 그 무지막지한 두께 덕분에 버틸 수 있는 반면
그 사이에 노출된 현가 장치가 약점으로 지적되어 특이한 형태의 사이드 스커트가 장착되었다.

장탄량의 확보와 화력 투사를 위해 주무장은 볼 K형 등이 운용하던 연장포로 교체되었는데
당시 연방 육군의 전차 교리가 연장포 운용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부무장 또한 견제 및 비장갑 차량의 처리를 취해 연방 표준인 60mm 개틀링으로 바뀌었고
동체 좌우의 하드 포인트에는 미사일 발사관이나 멀티 디스차저 등을 장착할 수 있었다.

늘어난 중량을 감당하고 항속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후면부에는 가스 터빈 엔진이 증설되었다.
이러한 대대적인 개조 개량의 결과 주로 건설 작업용으로 전용되던 급조 병기 B 탱크는 비로소

'기동 전차'라는 이름에 걸맞는 성능과 역할을 얻게 되었다.

A3형의 시험 결과에 만족한 연방 육군은 이를 M79A3, 즉 79식 전차로 정식 채용하였으며
자브로의 볼 생산 라인을 활용하여 즉시 양산에 돌입하는 한편 전선에 배치를 시작하였다.
이렇게 배치된 RBG-79MV-A3 혹은 M79A3 B 탱크는 상황에 따라 MS가 투입되는 전장에서는
그를 보조 지원하는 역할로, 그렇지 않은 전장에서는 적의 공격을 버티며 중추를 노리는
대 MS 구축 전차로 활약하였다. 비록 급조 병기로 태어났고 전쟁 뒤에는 빠르게 잊혀졌지만
연방의 MS 생산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오데사 공략 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B 탱크의 역할이 지대하였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는 건 물론 모두 뻥이야!
설정(?)이 살짝 바뀌긴 했지만 원형이 기획된지 9년만에 어찌어찌 완성은 되었습니다.
세 가지 형태 모두 9년 전의 생각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게 의외라면 의외네요.
사실 몇 가지를 조금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일이 더 번거로워져서 결국 원안 회귀^^;;
아무래도 땅크이다보니 멀끔하게 내버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 결국 웨더링을 한다고 했는데
결과물이 이모냥인건 그냥 제 능력이 이것밖에 안되는데다 날림병도 도졌기 때문이구요.
볼탱의 디테일을 위해 한 몸 희생한 드래곤의 1/72 챌린저 2에게 감사와 애도를 표합니다.
덧글
그런데... 이런 식이면 결국 드디어 피쉬아이를 만들게 되는군요! 해상전용 볼???
연방군 병사의 외침이 들려오는 듯 합니다.
“그래, 다리따윈 장식이지, 근데 우린 왜 머리도 없는건데?”
아! 캡틴 퓨처에 나온 그 우주선을 만들어보심은... (응?)
그 우주선 전면부/꼬리(?) 보면, 딱 볼이 떠오르지 않나요?
(서로 다른 스케일의 볼 2개 필요)
그러고보니 올해 3월 즈음 신규 모형으로 나왔다는것 같던데요?
https://www.1999.co.jp/eng/10576856
그리고 EFSF의 결전 병기...볼 버스터...가...마지막으로...!(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