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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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에서 우주까지 by glasmoon


좀 되긴 했는데, 항상 시간에 쪼들리는 형편임에도 어쩌다보니 넷플릭스 이용자가 되었습니다.
역시나 한달 무료 서비스와 이러저래 입소문이 돌았던 드라마 "킹덤"이라는 미끼에 저도 낚였..;;
덕분에 잊고있던 "고질라: 괴수행성" 이후의 두 속편도 보고(물론 보면서 욕바가지 퍼부어주고)
짬이 날 때면 이런저런 유명한 것들부터 보고 있습니다만 의외로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하우스 오브 카드"나 "나르코스"같은 대작 드라마도 아니요, "버드 박스"같은 히트 영화도 아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Formula 1: Drive to Survive)"였습니다.



제가 딱히 F1의 팬은 아님에도 자동차를 좋아하다보니 이래저래 얕은 관심은 두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경기 중계를 시청하기 어렵다보니 레이스 결과와 하이라이트 정도만 챙겨볼 뿐인데
2018 시즌 전체를 촬영한 뒤 편집하여 10부작 다큐로 내놓는다니, 매우 신박한 아이디어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으니 촬영 의도나 방향같은건 미리 설정하기 어렵겠으나
원래 스포츠란 각본 없는 드라마! 모든 순간 모든 사람들에게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법!!
총 촬영 분량이 얼마나 될지는 감도 안오고 편집이 잘 되기도 했지만 정말 그렇게 나왔더라구요.
사실상 독주 체제인 메르세데스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페라리가 다큐의 촬영을 거부하면서
조금 김이 빠지지 않을랑가 싶었건만 웬걸, 어차피 쟤네 둘은 자기들끼리만 따로 노는데다(...)
단신 기사나 하이라이트 등에서 빠짐없이 다루기에 대부분 알려진 것들이라 아무 상관 없었고
오히려 그새▒ 막스 베르스타펜의 인성이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지만) 얼마나 싸가지 없는지,
어떻게 파괴신 로맹 그로장이 화려한 크래쉬 전적에도 불구하고 계속 커리어를 이어나가는지,
남자라면 핑크 포스 인디아의 크루들이 얼마나 암담한 상황에서 분전하고 있었는지 등등
번쩍이는 트로피와 화려한 스타들의 뒷쪽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2019 시즌이 끝나면 또 어떤 이야기들로 돌아올지 매우매우 기대중!!!


"F1"을 시청했다면 그 옆에 추천으로 뜨는 BBC의 2017년작 "윌리엄스"도 지나칠 수 없겠죠?
위에서도 짤막하게 출연했지만 갈수록 머신빨 자금빨이 되어가는 포뮬러 1의 레이스 판에서
아무리 한 시절을 휩쓸었던 명문이라 한들 군소 독립팀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가운데,
팀을 만들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프랭크 윌리엄스의 영광의 시절을 추억하나 했더니 살짝 지나가?
그럼 아버지로부터 팀을 물려받은 딸 클레어 윌리엄스의 와신상담 분투기냐 했더니 그도 지나가?
결국 끝나고 보니 대단한 아내이자 훌륭한 어머니, 버지니아 윌리엄스에 대한 이야기였던! ㄷㄷ


누가 넷플릭스에서 괜찮은 다큐멘터리 좀 정리해둔게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가운데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50주년을 맞아 어제 KBS에서 그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하더라구요?
BBC에서 제작한 따끈따끈한 작품 "8일간의 위대한 여정(8 days: To the Moon and Back)"을
반으로 나누어 어젯밤 1부, 오늘밤 2부를 방송합니다. 당시의 기록 필름 외에 배우들을 기용해서
재연 촬영한 분량도 상당한데다 우주, 우주선, 달표면 등 CGI 외 특수효과도 꽤나 고퀄~?
제목대로 이런저런 잔기교 없이 아폴로 11호의 전체 미션을 날짜별로 시간순서대로 따라가는
정공법적인 진행도 마음에 들구요.


게다가 오늘밤 2부가 끝나면 EBS에서 심야 다큐멘터리로 작년 PBS NOVA에서 제작 방영했던
"아폴로 우주선, 달로 날아가다(Apollo's Daring Mission)"도 볼 수 있습니다.
궁극적인 성과라는 면에서 아폴로 11호에, 극적인 드라마라는 면에서 아폴로 13호에 가려졌지만
한 번도 유인 발사를 못해본 로켓을 가지고 지구를 벗어난 적이 없는 인류를 달 궤도로 보낸다는
아폴로 계획 사상 가장 무모하고 가장 도박에 가까웠던 아폴로 8호의 이야기! 이것도 필감!!
아... 근데 밤중에 이거 내리 보고있으면 드래곤의 아폴로 11호 모형은 언제 완성하냐;;;


사실 아폴로 11호 50주년 다큐멘터리라면 투입된 자금의 규모로나 화면에 뿌려지는 그림의 질로나
작년 제작된 "아폴로 11(Apollo 11)"이 당연 1순위일텐데, 이런 호기에도 국내 개봉 소식이 없네요.
요새 다큐도 개봉 왕왕 잘 해주더만 왜 이건 찬밥이냐~ 개봉 안할거면 BD 발매라도 하던가~!


마지막으로 노타입님께서 던져주신 정보를 확인해보니 유명한 "밴드 오브 브라더스"마저 제치고
제가 최고의 HBO 드라마로 꼽는 "지구에서 달까지(From the Earth, To the Moon)"가
달착륙 50주년을 맞아 드디어 HD 리마스터를 거쳐 재방송 및 블루레이 소프트로 발매되었습니다.
이게 어느덧 20년이나 지난 필름 시절의 물건이기에 원본 필름의 스캔 및 색상 조정은 물론
CGI 장면들은 모델을 바꾸고 렌더링을 다시 했다니 사실상 재촬영 수준의 품질 상승이 기대되네요.
설마하니 이건 국내에도 빨리 내주겠지???


달까지, 지구로부터

핑백

  • Dark Ride of the Glasmoon : 르망 (Le Mans, 1971) 2019-07-23 17:40:00 #

    ... 한 '뜨거운' 화면들과 합쳐지면서 레이스에 관심이 있거나 어느정도 지식을 가진 관객은 정말 르망의 현장에 있다는 강렬한 현장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얼마전 포스팅했던 "F1, 본능의 질주"가 마치 드라마처럼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라면 이 "르망"은 반대로 다큐멘터리처럼 만들어진 영화였던 셈이죠. 저에게 가장 놀라움을 주었던 영화들 중 하나이면서 레 ... more

덧글

  • 두드리자 2019/07/17 22:22 # 삭제 답글

    조만간 이곳에서도 좀비 포스팅을 볼 수 있겠군요. 과연 조선의 운명은?
  • glasmoon 2019/07/18 14:46 #

    본지 좀 되다보니 시즌 1 내용 다 까먹었;;;
  • 자유로운 2019/07/18 01:13 # 답글

    넷플릭스가 진짜 이것 저것 많군요.
  • glasmoon 2019/07/18 14:47 #

    어떤게 있는지 찾아내는게 더 어려운것 같아요;
  • 노타입 2019/07/18 15:15 # 답글

    다 그렇지만 아폴로 8호는 정말 놀라운 미션이었습니다. 38만km 떨어진 철봉으로 던지면 날아가서 철봉 잡고 돌아서 다시 날아오기 잖아요. 지구 전체의 모습을 본 사람들도 아폴로 8호 우주인들이 처음이었을거구요. 아무튼 우주개발 초기 우주인들은 매 미션이 유서쓰고 가는 목숨 건 일이었겠습니다.
  • glasmoon 2019/07/19 13:41 #

    소련의 N1 로켓에 조급해진 미국과 나사는 과정 몇 개 건너뛰고는 아폴로 8호라는 승부수를 던졌고, 문 레이스의 승패는 사실상 여기서 결정됐죠. 지금 생각해도 처음 시도하는 것들로 가득찬 위험천만한 미션인데 별 탈 없이 완수되었다는게 정말 놀랍습니다;;
  • trammondog 2019/07/20 13:29 # 답글

    50주년 기념으로 올리신 포스팅들 잘 봤습니다. 대단하세요! 얼마전 cnn에서 아폴로 11 봤는데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필름들 화질이 너무 좋아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제게 가장 감동적인 건 역시 사령선과 달착륙선이 다시 만나는 순간! 사령선 카메라로 달 표면쪽을 바라보며 비행하는데 달착륙선이 조그마한 점으로 시작해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는 장면이라든지, 서서히 접근하다가 쿵 하고 가볍게 흔들리며 도킹하는 순간까지 양쪽 카메라로 서로를 바라본 모습을 교차로 보여주는데,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 glasmoon 2019/07/21 13:29 #

    나사에서 촬영한 기록 필름들이 대부분 아이맥스 포맷이라 화질이 엄청나다 하더라구요. 아폴로 11 꼭 국내 개봉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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