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초에 이 비슷한 제목의 포스트를 올렸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말이죠.

이곳이 로스 앤젤레스는 아니지만, 2019년 11월의 끄트머리에 '그것'을 간신히 완성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1998년식 경찰차에 이어 2019년식 경찰차로 올 2월에 완성되었어야 했는데
어느 분께서 되도않는 말씀을 주시는 바람에 보류, 그래도 11월 전에는 만들겠거니 했지만
아니나다를까 11월이 되고 나서야 결국 시간에 쫓겨 갖가지 삽질 끝에 날림 완성했습니다.

각본과 연출은 물론 촬영과 미술, 음악에 이르기까지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은 지대하지만
시드 미드가 디자인한, 할리우드 SF 영화에 왕왕 등장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조상님
되시는 이 스피너 역시 지금 보아도 전혀 손색없는 아주 세련된 모습을 자랑합니다.

그동안 제작기에서 수차례 나왔던 것처럼 키트 자체도 제작 편의성은 개나 줘버린 데다가
제작자의 미숙한 실력에 무모에 가까운 LED 공정, 오래된 재료가 일으킨 사고들이 합쳐져
별별 우여곡절이 다 있었죠. 어떻게든 완성했다는데서 스스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ㅁ-
인테리어에 회색만 넷인가 다섯인가를 썼는데 거의 티가 안나네. ㅠㅠ

그래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하고, 이 후지미의 1/24 키트가 형태 재현은 좋네요.
그 외 딱 하나 더 마음에 드는 거라면 'SPINNER' 엠블렘을 에칭으로 넣어줬다는 정도?

제작 도중의 온갖 사고들 중 가장 큰 거라면 마감제 도포 도중 데칼이 갈라지고 일어나면서
손쓸 방도가 없었던 거였는데, 유광을 포기하고 반광을 덧씌운게 그럭저럭 가려준것 같네요.
처음 유광과 반광 중 고민하던 때에 반광을 선택했더라면 고생도 안하고 결과도 좋았을텐데.

결과적인 얘기지만, 안그래도 오래된 도료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모서리가 허옇게 드러난
상황에서 반광 마감과 러프한(...) 붓질이 합쳐져 의외로 빈티지(...)한 분위기가 되었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신기하게 80년대의 맛이 조금은 난달까나? 뒷걸음질치다 뭐 잡은게 이런거??
괜시리 마음에 들어서 명판도 박아줬습니다. 와 이넘에게 들어간 부품값이 대체 얼마여???

물론 가까이 들여다보면 곰보가 된 표면에 여기저기 엉망진창이지만 말이죠. ^^;;;;
배선과 연출을 위해 지상 모드는 포기하고 비행 모드로 고정되었는데 훗날 손볼지 모른다는
생각에 구멍을 내지 않고 전선들을 빼다보니 아래에서 보면 좀 뭣하긴 합니다.
...그리고 다시 손볼 날은 안올 것 같죠 아마.

그날이 오든 말든, 이 오만 삽질의 근원! 베이스 뒤의 미니 USB 포트에 전원을 연결하면~~

초심자가 쌩으로 고생하며 박아넣은 10개의 LED가 점등됩니다. ㅠㅠ
대부분 LED 자체가 노출되다시피 한거라 매우 밝네요. CG 아님!!??

LED도 작업 뒤 단선되어 갈아넣고 어쩌고 한다고 애를 먹였지만 불 켜니 이쁘긴 하군요. *ㅁ*
다들 이 맛에 중독되어 LED 작업을 하시는 겐가?
LED 때문에 차체 상부 경광등 부위가 영화의 모습과 조금 달라졌지만 뭐 그러려니;;;

보이는 각도가 협소하긴 하지만 계기판에도 확실히 불이 들어왔습니다. 후아~~

서양의 덕있는 분들은 광섬유 박아넣어 전부 점등이다 풀 인테리어다 별별 걸 다 하시던데
저에게는 손쉬운 부분에만 LED 몇 개 넣고 스트레이트 도색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네요.
하긴 이것도 블레이드 러너쯤 되니까 팬심으로 했지 여느 거였다면 어림 반푼도!!
많이 늦었지만 아폴로 11호에 이어 2019년의 모형 약속 두 번째를 지키게 되어 기쁩니다.
영원히 자유로울 로이 베티, 룻거 하우어의 안식을 빌며.
덧글
고생하셨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2호기 작업도 얼른 올려주세요.(후다닥)
아무튼 노타입님 덕분에 팔자에 없는 LED 작업 원없이 해봤습니다. 자칫 심심하게 끝날 수도 있었던 것을... 이거 감사드려야 하나??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도 이거 유리달님 리뷰보고 따라 샀다가 어케어케 자석으로 띄워볼까 하다 던져 놓은일이 꽤 예전이 되어버렸네요..
올해가기전에 저도 꼭!! 뭐든 하나는 완성을 해야겠습니다.
f2p cat 님의 스피너 기대하겠습니다. *ㅁ*
혹시 예에에에에전에 작업하셨던 타미야제 로터스 유로파 기억하시는지요?
제가 해당 키트를 구해보려고 했는데 나온지 오래 된 녀석이다 보니 국내에선 전멸이고 해외샵도 죄다 프리미엄이 씌여버려서 2018년도에 발매된 후지미의 같은 모델을 눈독들이고 있는데
차량모델 완전 쌩초보자로서 후지미 제품을 싼 맛에 사도 될지..후지미가 단차에 지느러미에 조립에 여러 문제로 꾸지미라 불리며 말이 참으로 많은 브랜드였더군요 ㅠ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데..
오히려 웃돈을 주고도 옛 타미야제를 사는게 맞을런지 조언을 구해봅니다. 두 제품 가격차는 한 5만원정도 되는 듯 하고 후지미는 실차에 비해 헤드라이트가 좀 더 앞으로 튀어나온 느낌이네요.
타미야가 오랫동안 찍어내지 않는 사이 후지미에서 새로 냈었군요. 대충 훑어보니 전형적인 후지미식 설계로 보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후지미가 그렇게 썩 고퀄로 뽑아내는 회사는 아니지만 요즈음의 신금형은 그래도 중간 이상은 되더군요.
만약 제가 둘 중에 골라야 한다면 그냥 후지미 걸로 만들것 같습니다. 오래된 키트는 데칼의 황변 가능성도 있다보니;;
별다른 도움 말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
아직 인조인간도 아니 태양계 밖으로도 진출하지 못했긴 했는데요...
우리 살아 있는 동안에 특이점이 올지...
특이점이 오면 뭔가 삶이 달라질지... 궁금하네요.
'그 때'가 오면 좋든싫든 크고작은 변화가 닥칠것 같긴 한데, 살아서 보...겠죠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