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거리
드디어! 마침내! 마지막이로군요. 길었던 페루-남미 여행기의 끝은 리마의 중심의 중심,
리마 디스트릭트(Distrito de Lima)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시 중구 정도이려나?

어떤 기준으로 구획을 나눈 건지 모양이 어린아이가 가위 장난을 한 것 같네요.
실제로 대통령궁과 주요 광장들이 모여있는 중심부는 우측 상단 콘티넨탈 호텔 부근입니다.

버스를 타고 올라와 산 마르틴 광장(Plaza San Martín) 부근에서 내렸습니다.
출발 시간이 늦었는데 일정이 많지 않기도 했거니와 어제에 이어 날씨가 계속 이모양이라.
전날 오후부터 한 시간 뒤에 갠다는 예보가 주구장창 이어지더니 끝까지 이럴 줄은..ㅠㅠ

시몬 볼리바르와 더불어 남미 독립의 양대 영웅으로 칭송받는 호세 데 산 마르틴
(José Francisco de San Martín Matorras). 독립이 다가오자 이후의 일을 정하기 위해
볼리바르와 담판을 벌였으나 견해 차이로 결렬되자 은퇴하고 유럽으로 건너가버렸습니다.
이루어낸 과업에 비해 쓸쓸한 만년을 보냈지만 볼리바르를 비롯하여 정치 지도자로 변신한
동지들이 독재자로 몰락하거나 반대파에 축출당하는 등 끝이 좋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욕 먹기 전에 잘 떠난 건지도 모르죠.

산 마르틴 광장에서 라 우니온 거리(Jirón de la Unión)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옛 거리에 화려한 상점들이 들어찬게 서울로 치면 명동 거리쯤 되지 싶네요.

산 마르틴 광장에서 여섯 블록 위, 거의 똑같은 크기의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페루와 리마의 가장 중심부인 곳이죠.
쿠스코를 비롯한 잉카 제국의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산맥 위에 자리한 고원 도시들이었기에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는 본국과 연락하고 신대륙의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항구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따라 신중하게 고른 장소가 이곳 리마입니다.
완전한 계획 도시로 1535년 초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순식간에 페루 최대의 도시로 성장했죠.

대통령궁 앞에서는 군악대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군가(처럼 들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영화"어벤져스"의 테마에 이르기까지 래퍼토리가 참 다채롭군요.

12시가 되자 군악대가 들어가고 대통령궁의 근위병 교대식이 시작됩니다.
유럽 왕정의 흔적이 남거나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거의 예외없이 하나봐요.

광장 동편의 리마 대성당은 앞서 따로 포스팅했으니 넘어가고...
참, 앞에 놓인 색색의 'LIMA' 사인은 리마에서 열린 2019 팬아메리칸 게임을 뜻합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한 블록을 걸어 올라가면...

나타나는 산 프란시스코 성당 및 수도원 역시 따로 포스팅했으니 패스~

성당들을 둘러본 뒤 늦은 점심으로 세비체(Cebiche)를 먹었습니다.
페루식 물회인데, 레몬과 라임 즙에 절여지다시피 했다는걸 제외하면 비슷하고 맛있어요.

이제 모든 일정이 끝나기 직전이므로 부근에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다
숙소로 내려가는 길에 남쪽의 분수 공원(Parque de la Reserva)에 들리기로 합니다.
야간의 분수 쇼가 멋지다네요.

공원은 본래 1929년에 만들어진 유서깊은 곳인데, 대규모 공사를 거쳐 2007년 재개장하면서
13개의 분수를 갖추게 되어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덕분에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만
유지 비용때문에 반대도 만만찮았다는군요.

일정 시간이 되면 여러 분수들 중 공원 중앙에 곧게 뻗은 가장 크고 긴 분수대 위로
물줄기를 스크린 삼아 음악과 함께 영상을 투영하는 분수 쇼가 펼쳐집니다.
대략적인 느낌은, 음, 어릴적 국내 엑스포 등에서 보았던 분수 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첨성대나 거북선 같은 것들 대신 나스카 문양과 잉카 문명, 마추픽추가 나오는 정도^^;?

어쨌든 공공 공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분수 단지로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네요.
저 뒤에 칼든 기마상은 역시 독립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무려 나라를 넘나들며 대통령을 지낸
(페루 2대 대통령, 볼리비아 6대 대통령) 안토니오 호세 데 수크레(Antonio José de Sucre).
고민끝에 여행 경로에서 빠진 볼리비아의 사법 수도 수크레 시는 그의 이름에서 땄습니다.

공원 안에서 페루식 도너츠 비슷한걸 무척 맛있게 먹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네요. ^^;;

해외로 여행을 나가면 큰 관심사 중 하나가 현지의 맥주를 맛보는 것인데
페루의 가장 맛좋은 맥주라면 단연 쿠스케냐(Cusqueña)를 첫 번째로 꼽겠습니다.
라거가 됐든 흑맥주가 됐든(아 이건 좀 달았나) 밀맥주가 됐든 후회가 없는 맛!

코스코의 산 페드로 시장에서 데려온 라마(인지 알파카인지) 인형과 피스코 한 병.
아 피스코는 역시 큰 병으로 샀어야 했는데, 벌써 거의 다 먹어버렸;;;
보드카처럼 이것저것 타먹기 좋은 술인데 아무래도 브랜디라 부드럽고 고급진 맛이 납니다.

여행자라면 꼭 하나씩 가져오는 마그넷도 페루와 볼리비아 합쳐 두 개가 늘었습니다.
국경선 모양을 딴 볼리비아 마그넷은 우유니 사막의 소금으로 만들어진 것.

여행의 후폭풍에 다녀와서 책도 읽었네요. 앙투안 B. 다니엘의 "잉카" 3부작입니다.
앙투안 B. 다니엘이라는 이름은 앙투안 오두아르(Antoine Audouard), 베르트랑 우에트
(Bertrand Houette), 장-다니엘 발타사(Jean-Daniel Baltassat) 세 사람을 조합한 필명으로
본디 건축가였으나 티티카카 호수에 홀딱 반해 페루 문명사가가 된 베르트랑 우에트가
두 소설가와 함께 작업한 역사 기반 소설, 이른바 팩션(faction)에 가깝습니다.
드디어! 마침내! 마지막이로군요. 길었던 페루-남미 여행기의 끝은 리마의 중심의 중심,
리마 디스트릭트(Distrito de Lima)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시 중구 정도이려나?

어떤 기준으로 구획을 나눈 건지 모양이 어린아이가 가위 장난을 한 것 같네요.
실제로 대통령궁과 주요 광장들이 모여있는 중심부는 우측 상단 콘티넨탈 호텔 부근입니다.

버스를 타고 올라와 산 마르틴 광장(Plaza San Martín) 부근에서 내렸습니다.
출발 시간이 늦었는데 일정이 많지 않기도 했거니와 어제에 이어 날씨가 계속 이모양이라.
전날 오후부터 한 시간 뒤에 갠다는 예보가 주구장창 이어지더니 끝까지 이럴 줄은..ㅠㅠ

시몬 볼리바르와 더불어 남미 독립의 양대 영웅으로 칭송받는 호세 데 산 마르틴
(José Francisco de San Martín Matorras). 독립이 다가오자 이후의 일을 정하기 위해
볼리바르와 담판을 벌였으나 견해 차이로 결렬되자 은퇴하고 유럽으로 건너가버렸습니다.
이루어낸 과업에 비해 쓸쓸한 만년을 보냈지만 볼리바르를 비롯하여 정치 지도자로 변신한
동지들이 독재자로 몰락하거나 반대파에 축출당하는 등 끝이 좋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욕 먹기 전에 잘 떠난 건지도 모르죠.

산 마르틴 광장에서 라 우니온 거리(Jirón de la Unión)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옛 거리에 화려한 상점들이 들어찬게 서울로 치면 명동 거리쯤 되지 싶네요.

산 마르틴 광장에서 여섯 블록 위, 거의 똑같은 크기의 아르마스 광장(Plaza De Armas).
페루와 리마의 가장 중심부인 곳이죠.
쿠스코를 비롯한 잉카 제국의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산맥 위에 자리한 고원 도시들이었기에
프란시스코 피사로(Francisco Pizarro)는 본국과 연락하고 신대륙의 물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항구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그에 따라 신중하게 고른 장소가 이곳 리마입니다.
완전한 계획 도시로 1535년 초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순식간에 페루 최대의 도시로 성장했죠.

대통령궁 앞에서는 군악대가 음악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군가(처럼 들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영화"어벤져스"의 테마에 이르기까지 래퍼토리가 참 다채롭군요.

12시가 되자 군악대가 들어가고 대통령궁의 근위병 교대식이 시작됩니다.
유럽 왕정의 흔적이 남거나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거의 예외없이 하나봐요.

광장 동편의 리마 대성당은 앞서 따로 포스팅했으니 넘어가고...
참, 앞에 놓인 색색의 'LIMA' 사인은 리마에서 열린 2019 팬아메리칸 게임을 뜻합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한 블록을 걸어 올라가면...

나타나는 산 프란시스코 성당 및 수도원 역시 따로 포스팅했으니 패스~

성당들을 둘러본 뒤 늦은 점심으로 세비체(Cebiche)를 먹었습니다.
페루식 물회인데, 레몬과 라임 즙에 절여지다시피 했다는걸 제외하면 비슷하고 맛있어요.

이제 모든 일정이 끝나기 직전이므로 부근에서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다
숙소로 내려가는 길에 남쪽의 분수 공원(Parque de la Reserva)에 들리기로 합니다.
야간의 분수 쇼가 멋지다네요.

공원은 본래 1929년에 만들어진 유서깊은 곳인데, 대규모 공사를 거쳐 2007년 재개장하면서
13개의 분수를 갖추게 되어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덕분에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만
유지 비용때문에 반대도 만만찮았다는군요.

일정 시간이 되면 여러 분수들 중 공원 중앙에 곧게 뻗은 가장 크고 긴 분수대 위로
물줄기를 스크린 삼아 음악과 함께 영상을 투영하는 분수 쇼가 펼쳐집니다.
대략적인 느낌은, 음, 어릴적 국내 엑스포 등에서 보았던 분수 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첨성대나 거북선 같은 것들 대신 나스카 문양과 잉카 문명, 마추픽추가 나오는 정도^^;?

어쨌든 공공 공원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분수 단지로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네요.
저 뒤에 칼든 기마상은 역시 독립 지도자 중 한 명으로 무려 나라를 넘나들며 대통령을 지낸
(페루 2대 대통령, 볼리비아 6대 대통령) 안토니오 호세 데 수크레(Antonio José de Sucre).
고민끝에 여행 경로에서 빠진 볼리비아의 사법 수도 수크레 시는 그의 이름에서 땄습니다.

공원 안에서 페루식 도너츠 비슷한걸 무척 맛있게 먹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질 않네요. ^^;;

해외로 여행을 나가면 큰 관심사 중 하나가 현지의 맥주를 맛보는 것인데
페루의 가장 맛좋은 맥주라면 단연 쿠스케냐(Cusqueña)를 첫 번째로 꼽겠습니다.
라거가 됐든 흑맥주가 됐든(아 이건 좀 달았나) 밀맥주가 됐든 후회가 없는 맛!

코스코의 산 페드로 시장에서 데려온 라마(인지 알파카인지) 인형과 피스코 한 병.
아 피스코는 역시 큰 병으로 샀어야 했는데, 벌써 거의 다 먹어버렸;;;
보드카처럼 이것저것 타먹기 좋은 술인데 아무래도 브랜디라 부드럽고 고급진 맛이 납니다.

여행자라면 꼭 하나씩 가져오는 마그넷도 페루와 볼리비아 합쳐 두 개가 늘었습니다.
국경선 모양을 딴 볼리비아 마그넷은 우유니 사막의 소금으로 만들어진 것.

여행의 후폭풍에 다녀와서 책도 읽었네요. 앙투안 B. 다니엘의 "잉카" 3부작입니다.
앙투안 B. 다니엘이라는 이름은 앙투안 오두아르(Antoine Audouard), 베르트랑 우에트
(Bertrand Houette), 장-다니엘 발타사(Jean-Daniel Baltassat) 세 사람을 조합한 필명으로
본디 건축가였으나 티티카카 호수에 홀딱 반해 페루 문명사가가 된 베르트랑 우에트가
두 소설가와 함께 작업한 역사 기반 소설, 이른바 팩션(faction)에 가깝습니다.
스페인 세력과 잉카 제국의 첫 조우로부터 잉카의 멸망에 이르기까지를 배경으로 하며
일단 남녀 주인공이 있긴 한데 역사적 사건의 줄기를 따라가다보니 비약이 왕왕 생겨서
훌륭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쿠스코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에콰도르의
키토부터 남쪽으로는 티티카카 호수를 지나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까지 폭넓게 등장하니
해당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분이라면 쉽게 빠져드는 몰입도와 함께 머릿속으로 여행지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으므로 한 번쯤 읽어보셔도?
후아~ 정말 끝났네요. 그저 막찍은 사진에 들은 풍월과 어설픈 정보의 나열일 뿐이었지만
제가 여행기를 이토록 길게 공들여(?) 작성한 것도 처음이라 기분이 조금 색다릅니다.
마지막 회에 사진이 너무 적어 지금까지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추려보았습니다.
페루-볼리비아 여행이 남미 여행에서 1순위로 추천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달까,
정말 삶을 통틀어 잊지못할 이 경험을 다른 분들도 꼭 해보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참 다음주는 제가 베트남을 다녀오는 관계로 블로그 업데이트를 쉽니다.
여름에 너무 멀고 비싼 곳을 찍어버렸기에 이번 겨울은 가까운 곳을 짧게..^^;
저 많은 낙서는 누가 그렸을까
사막에서 모래 장난을
세상 끝의 지배자
공중 도시를 찾아서
늙은 봉우리
무지개의 산
황금의 거리
신전 위의 성당들
선 넘고 물 건너
코파카바나의 검은 성모
달에서는 문 워크를
별의 바다 위에서
하얀 지평선
꽃의 거리
신전 위의 성당들 2
일단 남녀 주인공이 있긴 한데 역사적 사건의 줄기를 따라가다보니 비약이 왕왕 생겨서
훌륭하고 감동적인 소설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쿠스코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에콰도르의
키토부터 남쪽으로는 티티카카 호수를 지나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까지 폭넓게 등장하니
해당 지역으로 여행을 다녀온 분이라면 쉽게 빠져드는 몰입도와 함께 머릿속으로 여행지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경험을 하실 수 있으므로 한 번쯤 읽어보셔도?
후아~ 정말 끝났네요. 그저 막찍은 사진에 들은 풍월과 어설픈 정보의 나열일 뿐이었지만
제가 여행기를 이토록 길게 공들여(?) 작성한 것도 처음이라 기분이 조금 색다릅니다.
마지막 회에 사진이 너무 적어 지금까지의 하이라이트(??)를 다시 추려보았습니다.
페루-볼리비아 여행이 남미 여행에서 1순위로 추천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달까,
정말 삶을 통틀어 잊지못할 이 경험을 다른 분들도 꼭 해보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참 다음주는 제가 베트남을 다녀오는 관계로 블로그 업데이트를 쉽니다.
여름에 너무 멀고 비싼 곳을 찍어버렸기에 이번 겨울은 가까운 곳을 짧게..^^;
저 많은 낙서는 누가 그렸을까
사막에서 모래 장난을
세상 끝의 지배자
공중 도시를 찾아서
늙은 봉우리
무지개의 산
황금의 거리
신전 위의 성당들
선 넘고 물 건너
코파카바나의 검은 성모
달에서는 문 워크를
별의 바다 위에서
하얀 지평선
꽃의 거리
신전 위의 성당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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