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전에 허겁지겁 벼락치기로 올려보는 음반 리뷰, 이번이 정말 마지막!?
역시 이번에도 뭔가 곁가지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면, 작년 상반기에 즐겨들었던 음반으로
벨제붑스의 데뷔(?) 앨범 "Pantheon of the Nightside Gods"을 빼놓을 수 없겠다.
작년의 다크 미러 오브 트레지디, 올해의 미디안에 이어 한동안 소홀했던 블랙 쪽이라는 것,
그리고 분위기는 블랙이지만 음악적으로는 멜로딕 데스에 가깝다는 것까지 판박이가 되는데
출중한 능력에 비해 카툰풍으로 만들어진 뮤직 비디오가 귀엽고 재미있어서 찾아봤더니
머시라? JP Ahonen이라는 사람의 동명 코믹스를 원작으로 전개한 미디어믹스의 일환이라??
그러니까 아시아권으로 설명하자면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의 컨셉트 음반을 내놓은 셈인데
그게 단순히 시늉만 한 그저그런 음반이 아니라 본격 고퀄 앨범인 거;;;
게다가 목소리가 익숙하다 싶었더니 보컬/베이스는 일진 밴드 인솜니움의 닐로 세바넨;;;;
컨셉트로 보아 후속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요 몇 년간 가장 흡족한 블랙임을 인정!

그리고 그 닐로 세바넨의 본진인 인솜니움도 날씨가 서늘해질 즈음 신보를 내놓았다.
40분짜리 원 트랙 앨범이었던 전작 "Winter's Gate"가 워낙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았기에
그 다음 작업이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 아니 귀높이인가? 를 만족시킬수 있을까 싶었구만
이번 "Heart Like a Grave" 에서 제대로 뒷통수(좋은 의미로)를 맞았다.
전작이 물론 훌륭한 콘셉트 앨범임은 자명하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완급 조절에 집중한 결과
인솜니움의 전매 특허라 할 아름답고 처연한 선율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날리려는듯
그 전전작들인 "One for Sorrow", "Shadows of the Dying Sun" 등의 연장선에 있으면서도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원숙미와 서정미를 곳곳에서 내뿜는다. 이건 뭐 쉬어갈 트랙이 없어;;
그나마 유일하게(?) 찾아낸 단점이라면 이런 명반(...)의 대미를 장식하기엔 마지막 트랙인
'Karelia'의 성격도 길이도 좀 이질적이라는 거 정도이려나.
아무튼 금작을 포함하여 인솜니움의 앨범 여러 장이 꾸준히 플레이 리스트를 채우는 걸 보면
이들이 없었다면 나의 메탈 리스닝은 얼마나 황량해졌을지 상상하기도 싫을 지경인 바,
부디 앞으로도 오래오래 작업해서 좋은 음악들 계속계속 들려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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