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의 경험 중 하나였던 남미 여행을 준비한다고, 다녀온다고, 다녀와서 사진 정리한다고
국내 성당 여행 포스팅은 반 년 가량이나 쉬어버렸군요. =ㅁ=;;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작년 봄에 모처럼의 모터사이클 박투어를 겸해 전라 지역의 성당
십여 곳을 돌아보는 계획을 추진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전화기를 깨먹으면서 사진도 홀라당,
같은 코스를 작년 가을 자동차로 다시 도전하여 성공한 뒤... 익산과 완주까지 소개했네요.
어쨌거나 지난 가을, 반나절에 성당 여덟 곳 돌기! 그 세 번째는 영광의 영광 성당입니다.

지역의 중심 성당답게 영광군 중심가의 영광읍사무소 옆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영광군의 서해안쪽 백수읍의 백수해안도로가 풍경이 좋기로 그렇게 유명한데
왕년에 한 번 들어갔다 실패한 뒤 몇 번이나 근처를 지나면서도 재도전의 기회가 없었네요.
뭐 언젠가는 제대로 보게 되겠죠. -,.-

1937년 설립된 영광 본당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함께 각종 풍파와 부침을 겪었습니다.
2007년 영광 지역 순교자 발굴 사업이 진행되면서 신유박해 당시 목숨을 잃은 영광 지역
순교자들을 기념하고자 '영광 순교자 기념 성당'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의 성당 건물은
순교 정신에 맞추어 2014년 새로이 완성되었습니다.
정면의 순교자 기념문은 네 순교자를 뜻하는 네 기둥 위로 형틀을 본뜬 십자가를 가졌죠.

기념문을 지나 들어가면 탁 트인 잔디밭 위로 순교자 기도상이 있고, 그 뒤로...

신유박해 당시의 네 순교자의 기념비와 시비가 이 성당의 의미를 말하고 있습니다.

왼편으로 순교자들을 따뜻하게 내려보고있는 한복 입은 성모자상.

순교자 기념관은 때마침 어딘가에서 촬영을 나왔기에 다음을 기약하고 본당에 들어섭니다.

여러 성당 건축물로 유명한 단국대 김정신 교수가 설계한 이곳은 특이하게도 타원형 건물에
목조 지붕의 내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배'를 형상화한 걸로 유명한 배론 성지나
신평 성당 등과 비슷한 인상을 받는군요.

정갈한 느낌의 제대 쪽은 십자고상 위로 빛의 십자가가 또 하나 있는 게 포인트?

제대 반대편, 입구에서부터 보였던 커다란 장미창은 앞에 빛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서인지
빛이 한가득 쏟아져 들어옵니다.

들어올 때의 첫인상도 그렇고 조금 떨어져서 보면 마치 유럽 어딘가의 수도원을 닮았구만
한발 한발 가까이 다가갈수록 한국 천주교의 특징으로 가득하다는게 재미있습니다.
참 오른편의 소박한 건물은...

신축 전의 구 성당입니다. 지금은 강당 겸 교육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너무 오랜만의, 너무 오래된 성당 여행기라 기억도 희미하고 낯설기도 하고 그러네요. ^^;
익산, 완주, 영광을 지나 다음은 함평으로 갑니다.
성당 여행; 익산 여산성당
성당 여행; 완주 삼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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