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309 새턴 V 로켓이 발탁된 이래 레고 아이디어 홈페이지에서 엄청난 기획안들이 제출된
우주 카테고리에서 드디어 후속 제품이 탄생되었으니, 21321 국제우주정거장입니다.

흔히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로 칭해지는 이 정거장도 당시 많은 안이 있었는데
모두 불발되었다가 ISS 20주년, 아이디어 10주년인 올해 극적으로 채택되었다고 합니다.
미르의 마지막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짠했던게 엊그제같은데 ISS가 어느덧 20주년이라니~
소련이 해체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 우주 예산이 폭풍 삭감되어 취소된
프리덤 정거장과 미르 2 정거장의 모듈들을 서로 합쳐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출발,
거기에 유럽 각국과 일본이 참여하면서 이름 그대로 국제적인 우주 정거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러시아 사이가 다시 나빠지며 양국 모두 손을 떼겠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조만간 닫는거 아닌가 우려했는데... 어찌어찌 최소 2025년까지는 굴러갈것 같다는군요.
제가 늘 하던대로, 조립 후 덩어리로 분해한 뒤 실제 건설 순서대로 재조립하며 소개합니다.
건설 과정의 복잡함과 레고 구성의 한계로 인해 많은 부분이 생략 또는 간략화되었습니다.

1998년 11월 20일, 러시아의 기능성 화물 블록(FGB) 자르야(Заря́, 새벽)이 프로톤 로켓에
실려 궤도에 올라간 것이 이 거대한 정거장의 초석이 됩니다.

1998년 12월, 전후좌우상하 여섯 개의 접속구를 가진 미국의 노드1 모듈 유니티(Unity)가
우주왕복선 엔데버를 통해 운반 조립되면서 정거장의 두 번째 구성 요소가 됩니다. (오른쪽)
2000년 7월, 원래는 미르 2의 핵심 모듈로 만들어졌던 즈베즈다(Звезда́, 별)가 연결되며
정거장은 드디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습니다. (왼쪽)

2000년 10월, 정거장의 등뼈를 연결하기 위한 Z1 트러스 세그먼트가 조립된 뒤...

2001년 2월, 미국의 연구 모듈 데스티니(Destiny)가 설치되고 (아래쪽 원통)
2002년에 걸쳐 이 거대한 정거장을 지탱할 트러스의 기반(S0, S1, P1)이 조성됩니다.

그리고 2005년까지 그 부속 요소들이 차례차례 조립되었죠.
ISS의 건설에서 대활약한 캐나다산 로봇 팔 캐나담2(Canadarm2)도 보이는군요.

2006년 9월부터 2009년 3월까지 P3~6 트러스(오른쪽)와 S3~6 트러스(왼쪽)가 뻗어나가며
우리가 아는, 태양광 패널을 길게 펼친 ISS의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패널은 프린팅이라 다행. 만약 아이디어 아닌 크리에이터로 나왔다면 스티커였을까요? 설마;;

그러는 사이 다른 모듈들도 조립되었습니다. 2007년 10월, 이하의 모듈을 연결하고 전력을
공급하며 우주인들이 휴식을 취할 미국의 노드2 하모니(Harmony)가 설치되었고 (하단 중앙)
여기에 2008년 2월 유럽 우주국(ESA)의 연구 모듈 콜럼버스(Columbus)가, (하단 왼쪽)
2008년 3월 일본의 복합 과학 모듈 키보(きぼう, 희망)가 접속되었습니다. (하단 오른쪽)

2010년 2월, 노드1 유니티 오른편으로 노드3 트랜퀼리티(Tranquillity)와 큐폴라(전망대)가
연결되고 그 뒤로도 각종 크고작은 모듈들이 마저 조립되어 사실상 완공 상태에 이릅니다.

여기에 러시아의 소유즈, 프로그레스 우주선들이 도킹하여 국제우주정거장 완성~
실제 조립 과정은 이 동영상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부속물로 21312 나사의 여성들에 들어갔던 것과 거의 같은 소형 우주왕복선 오비터와
두 개의 화물 우주선, 두 개의 우주인 마이크로피겨가 들어있습니다.
왕복선이 작다보니 정거장과 스케일이 맞지 않는게 조금 아쉽네요. 개수 없이는 도킹도 불가.
크기를 맞추자면 배보다 배꼽이 커질 노릇이기에 어쩔 수 없기도 하겠습니다만.

브릭 수 864개에 가격도 썩 높은 편이 아니지만 길고 넓은 패널들을 쫘악 펼치고 있다보니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냅니다. 가로 49, 세로 31 센티미터이니 약 1/230 정도의 스케일.
1/110에 가까운 새턴 V 로켓의 절반 정도로군요.

왕년 레벨의 1/144 스케일 대물 ISS 키트를 몇 번이나 장바구니에 담았다 뺐다 했었는데
이렇게 손쉽게 조립할 수 있는 제품으로 나오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형사들의 홀대를 받은 아폴로 11호 50주년도 그렇고, 이제 이쪽 챙기는건 레고밖에 없군요.
이하 디테일 사진 몇 장 더 있습니다.





운좋게도 레고 공홈에서 선착순으로 배포한 기념 패치를 받았습니다. (오른쪽)
받고보니 10266 달착륙선 때 놓쳤던게 생각나 마저 따로 구한건 함정? (왼쪽)

왕년의 우주 소년이라면 레고 필구 품목 세 번째가 되므로 주저없이 지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고보니 10231의 뒤를 잇는, 새턴 V와 동등한 품질의 우주왕복선이 나올 때가 됐는데~?
레고 - 아이디어 21309 아폴로 우주선 & 새턴 V 로켓
레고 - 크리에이터 10266 아폴로 11호 달착륙선
덧글
진짜 그 다음에 우주왕복선 내 주고 그러고나서...소유즈라든가 아니면...
소유즈 우주선을 모듈러 형식으로 내부 재현하고 미니 피겨 탑승하도록 만들었던 안도 기억나네요. ^^
나사의 여성들도 갖고있고 유리달님 리뷰 보고 뽐뿌 왕창 차올라서 달 착륙선도 해외구매로 배송중인 상태인데, 스페이스 셔틀이 언제 발매되는가만 기다리는건 역시 우주덕들은 한마음이군요(?)
그와는 별개로 저 자르야 모듈이 실은 본래 미국의 우주선들을 파괴하기위한 폴류스 계획을 위해 태어난 물건이었죠(...).
본래 미국을 공격하기위해 개발된 무기가 아이러니하게도 예산이란 적 앞에 공투하게된 미국과 소련이 손을 잡고 소련의 부품을 미국의 돈으로 쏴올리는 상황을 연출하게 되었죠.
자르야 모듈 자체는 미르 2에 쓰기위해 설계된 것을 ISS용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러시아가 폴류스 계획으로 삽질하다 GG치면서 용처가 사라진 부품들이 꽤 흘러들어갔다네요. ^^
발매일에 레고코리아샵에서 바로 주문했는데도 기념패치 안주던데...-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