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극장에도 사상 초유의 장기 한파가 닥친 가운데,
그 와중에도 극장에 다닌 결과를 정리합니다?

샘 멘데스, "1917"
기술의 발전이 예술의 작품성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김용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반쯤 썩은 동앗줄이라도 붙잡고 늘어지는게 인지상정

가이 리치, "젠틀맨"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근 20년, 입담도 폭력도 더욱 화끈하게!
리 워넬, "인비저블 맨"
캐릭터부터 테크놀로지까지, 투명인간 전설의 최신 업그레이드

타이카 와이티티, "조조 래빗"
이런 전쟁이 어디 있으랴마는, 이런 아이는 어딘가 있었기만을
그레타 거윅, "작은 아씨들"
판본 불문 밉상 에이미가 사랑스럽다니! 이런 경험 처음이야~

페드로 알모도바르, "페인 앤 글로리"
좋았거나 나빴거나 그 모든 순간이 쌓여 현재의 내가 되었음을
얀 코마사, "문신을 한 신부님"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원래 설이 지나간 뒤의 2월은 극장가 비수기이면서 각종 영화제 수상작들이 걸리는 시기라
저로서는 매주 참 바쁘게 보내는 달이기도 합니다만... 코로난지 머시긴지가 이래서야 원.
두어 편 정도 보고싶은 작품이 더 있었으나 이 시국에 멀리 찾아가는건 역시 쉽지 않네요.
그렇기에 나름 추려서인지 지난 달 8편은 모두 대성공! 지뢰가 하나도 없었던 적이 있었나??
관람 당시의 영화적 경험이라면 로저 디킨스의 촬영이 혼을 쏙 빼놓는 "1917"이 단연 압권,
"스내치" 이후 근 20년만에 주전공으로 돌아온 가이 리치의 "젠틀맨"도 아주 좋았구요.
"업그레이드"에서 싹수가 보인 "인비저블 맨"의 리 워넬은 테크노 스릴러에 재능이 있는 듯?
홀로코스트와 패전의 최악 콤보를 반전시킨 "조조 래빗" 타이카 와이키키의 연출에 탄복했고
나름 사극인 "작은 아씨들"도 훌륭한걸 보면 거윅도 이제 바움백의 아류 소리는 안들을지도.
알모도바르는 그 기괴함에 살짝 눈을 찌푸리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어 매번 보게
되는데 어느새 이런 자전적인 이야기를 풀어낼 정도의 관록이 쌓여버렸네요.
극장을 나오며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폴란드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도 아주 좋았고
"지푸라기..."도 편집으로 꼬아둔게 좀 과하다는 인상은 있었지만 이만하면 괜찮잖아요?
하여간 2월은 지났고 3월도 이미 접어든 참인데 코로나 삭풍은 그칠 기미가 안보이니
기대작들도 계속 개봉을 연기할 수만도 없는 형편이고 뭐가 어찌되려나 모르겠습니다.
하긴 지금 남 걱정 할 처지냐;;;
1월에 본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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