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부활절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되고 미사도 중계 및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사상 초유의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무리 신앙이 중요해도 타인에게 폐는 말아야죠?
띄엄띄엄 올려보는 작년 언젠가의 남도 성당 답사기는 드디어 목포에 들어갑니다.
목포에 있는 중요한 성당 두 곳 중 먼저 찾아간 곳은 산정동 성당입니다.
목포 구시가지의 한복판이지만 언덕 위에 있어서 찾아가는 길은 좀 가파르고 구불구불~
이곳은 1897년 전북 김제의 수류 성당으로부터 분리 설립된 광주대교구 최초의 본당입니다.
그 전까지는 전남 지역에 성당이 없었고, 목포도 개항 전이라 작은 마을일 뿐이었다고.
우리나라의 연식 되는 본당들의 대부분이 그랬듯이 산정동 본당도 많은 곡절을 겪었습니다.
목포의 개항과 함께 성장했고, 일제강점기의 마지막에는 성당을 일본군에게 징발당했으며,
한국전쟁에서는 신부님 두 분이 인민군에게 피살되셨죠.
현재의 성당은 그 일들이 모두 지나간 뒤 1966년에 새워진 신식 건물입니다.
정문 왼편으로 성모상이 있고...
오른편으로는 순교하신 분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군요.
적벽돌과 흰 벽으로 마감된 이 건물은 '성당' 건물로 보자면 좀 특이한 편인데
일단 최소한 제 경험으로는 전면 외벽에 십자고상이 걸려있는 경우도 흔치 않거니와...
적벽돌과 흰 벽이라는 구성을 건물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공유하고 있거든요.
물론 근현대 성당 중에 비슷한게 있고 내부 인테리어가 나중에 바뀐 것일 수도 있지만
유독 산정동 성당에서는 안팎의 인상이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빨간 벽돌벽에 걸린 십자고상이라는 중요 포인트를 공유하기 때문인가 싶네요.
제대 좌우로 난 채광창으로 빛이 들어오는 구조.
성당 왼편으로는 작지않은 뜰이 있고 예수성심상을 올린 팔각 건물이 있습니다.
저 위에 올라가면 영산강 하구와 목포 앞바다가 잘 보일... 것 같은데 왜 안올라가봤지??
반대편으로 시선을 돌리니 언덕 정상부에서 대형 공사가 한창이네요.
전남 지역의 가톨릭이 시작되었으며 전쟁 당시 여러분이 순교하신 이 곳을 기념하며
과거 교구청이 있던 자리를(지금은 광주로 이전) 성지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진행 규모로 보아 엄청난 크기의 건물들이 올려지는 모양인데... 흐음.
이제 언덕을 내려가 구 시가지, 근대역사문화거리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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