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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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F (1) by glasmoon


한동안 미친듯이 공놀이하다가 갑자기 잠잠해진걸 보니 저양반 현타 왔구나~ 싶으실텐데
뭐 맞는 말이기도 하구요. 사실 그보다 큰 건 간만에 스케일 모형을 잡아야 할 판이라;;
더군다나 스케일 모형에서는 공놀이와 같은 야매가 통하지 않는지라..=ㅁ=;;;;



아시다시피 작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였던 "포드 v 페라리"가 국내 개봉하기 전부터
저는 이 두 자동차의 프라모델 키트를 찾아 국내외를 뒤지고 다녔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한 때 잠시 자동차 공업사였는데 이런 건 예의상이라도 만들어줘야죠~



두 F 중 먼저 손에 들어온게 페라리의 F, 330 P4 였습니다.
박스아트를 보니 무려 초판이로군요. 페라리가 박스까지 빨갛게 만들라고 간섭하기 전의 것.
사실 영화상에 등장한 모델은 이전 사양인 P3인데, 작중 묘사된 것처럼 P3는 페라리 역사상
보기드문 굴욕을 당한 차종이라 딱히 알려지지도, 모형으로 나와있지도 않습니다.
이듬해 다시 개량하여 데이토나에서 굴욕을 되갚아준 P4가 대신 여러가지로 모형화되었죠.
후지미의 1/24 330 P4도 여러 버전이 존재하는데 하필 저와 인연이 닿은게 르망 버전 21번차!
66년 켄 마일스의 GT40 Mk.II와 경쟁하다 리타이어한 로렌초 반디니의 330 P3와 같은 넘버!
67년 르망에서 루도비코 스카르피오티와 마이크 파크스가 타고 2위를 기록했습니다.



귀한 키트 망치면 어쩌나 하는 심정에 몇날며칠을 들여다보다 결국 작업 시작~
레이스에서 전세계 아이돌인 페라리 모델이다보니 후진 후지미로서도 나름 공을 들였는데
이런 유선형 차체의 하부는 금형 구조상 별도 부품으로 만들 수밖에 없죠.
근데 이게 잘 안맞아요. 앞부분은 수지로 떡칠하고 사포질하면 그럭저럭 해결되는 수준이지만
뒷부분은 곡률 자체가 달라서 퍼티질 필수가 됩니다. 꼼수에만 밝은 귀차니스트 누군가는
두텁게 바른 순접으로 적당히 때운 모양이지만. 쿨럭~



그리고 전신을 달리는 파팅 라인들과 수축들을 잡아줘야 할텐데...
차체 구석구석에 리벳 몰드가 한가득이네요. 진짜 제대로 작업하는 분이라면 싹 밀어내고
나중에 한땀 한땀 박아넣을 수도 있겠지만 설마 저에게 그런 감동을 기대하는 분은 안계시죠?
그냥 리벳 근처는 슬슬 피해가며 사포질했습니다.
그나저나 섀시 결합 후 조립하는 좌우 하단은 벌써부터 틀어지는게 나중에 애먹을게 훤~ ㅠㅠ



역시 제대로 하려면 서페이서 몇 번이나 깔고 사포질하면서 수축을 싹 다 잡아내야겠지만
저는 서페이서 전에 보이는 수축만 잡는다, 서페이서는 한 번만 칠한다는 주의를 신봉하므로
대충 정리됐다 싶은 선에서 화이트 서페이서 - 베이스 화이트로 밑칠 고고~



이제 본격적인 도색에 들어갑니다. 색상은 타미야의 TS-8 이탈리안 레드.
왕년 사보이아 S.21(붉은 돼지)에 칠했던 군제의 J-068 몬차 레드(red madder)에 비하면
약간 다홍빛이 돌았던 그쪽에 비해 좀더 선홍에 가까운 느낌이긴 한데... 카메라 차이인지도;;

역시 십 년 이상 묵은 캔이라 '망하면 X된다'는 심정으로 죽어라 흔들고 덥히고 했더니
별 사고 없이 칠해진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첨가물이 더 있는 무광 쪽이 사고 위험이 높은 듯?
대략 세 번에 나누어 칠하는데, 왕년에는 어디서 주워들은 썰로 이전게 완전히 건조하기 전에
덧칠을 해서 최종적인 도료 피막을 사포질 없이도 평탄하게 만드는데 애썼지만...
가뜩이나 감도 떨어지는데(떨어질게 있었냐?) 도료가 뭉치거나 흘러내릴 위험도 높으므로
정석적으로 건조 후 덧칠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사고를 피했을까...요?

하여간 차체 기본 도장이 끝났으므로 충분히 건조시키면서 섀시와 인테리어에 들어갑니다.

덧글

  • dj898 2020/04/11 17:21 # 답글

    전 정신건강 그리고 시력보존을 위해 오토 이쪽은 보지도 않습니다. 절대 실력이 딸려서 그런게 아니라구요 =ㅇ=;
  • glasmoon 2020/04/13 18:22 #

    저도 이제 영 눈이 시원찮은게 확대경을 써도 잘 안보이네요. 절대 실력이 딸리는건 아니구요~ =ㅁ=;;
  • 루루카 2020/04/11 18:23 # 답글

    자동차는 완성품이라는 좋은 선택지가... 전 저 자신을 잘 알기에...
  • glasmoon 2020/04/13 18:23 #

    근데 다이캐스트 모델도 대부분 한정 생산품에 가깝다보니 때를 놓치면 가격은 둘째치고 구하기가 영;;
  • 자유로운 2020/04/11 22:35 # 답글

    하이고 이제부터가 시작이군요.
  • glasmoon 2020/04/13 18:24 #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자꾸 딴청피우는 중입니다 아하핫~
  • 노이에건담 2020/04/12 02:38 # 답글

    자동차는 1:1 외에는 관심이 없어서 참으로 다행입니다...(ㅜ.ㅜ)
  • glasmoon 2020/04/13 18:37 #

    이제 1:1도 슬슬 입질이 오는데요~ 아 돈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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