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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하남 구산성당 by glasmoon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성당 여행, 6월 어느 더운 날의 하남 구산 성당입니다.



하남시라고는 해도 최북단의 미사리 근처, 그러니까 강동구 바로 바깥쪽에 있습니다.
구산 성당은 1836년 공소가 설립되어 1956년 본당으로 승격한 중견(?) 성당이 됩니다.
그리고 성당의 위치가 원래 정확히 여기는 아니었는데...



원래는 이 일대에 주택가가 있었고 그 속에 1956년 세워진 성당 건물이 고즈넉하니 있어서
아기자기하고 아름답기로 알려지기도 하고 드라마 촬영에 이용되기도 했던 모양입니다마는
미사 지구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2016년 성당 또한 다른 집들과 함께 철거가 결정되었습니다.



당시 본당 신자들을 비롯한 천주교 내외, 승효상 씨를 비롯한 건축가들까지 반대를 표명하여
구산성당 원형보존실행위원회가 만들어졌고, 교회의 중재를 통해 성당을 원형 그대로 이동,
보존하기로 합의가 되어 12월부터 건물을 그대로 '떠서 옮기는' 공사가 시작됩니다.
건물을 지반에서 분리하여 하루에 약 15 미터씩 10여일간 총 200 미터를 이동하는 공사였는데
애초에 건물 자체가 전쟁 후 별다른 기초 없이 세워진 건물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거니와
시멘트 벽돌 건물을 원형 그대로 이동하는 일은 국내에서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이 성당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성당 여행을 시작하고서도 2년 뒤인 2017년이었습니다.
성지 목록을 정리하다가 인근의 구산 성지와 이름이 겹쳐 이런 일이 있었다는걸 확인했죠.
사진은 2018년 봄에 찍은 것으로 2017년 초 이동이 끝난 뒤 주변의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상태로 쭈욱 홀로 서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다시 2년이 지난 2020년 6월 말, 무언가의 일로 나왔다가 문득 생각이 나더라구요.
찾아가보니 과연 성당은 본래의 모습을 거의 되찾았네요.



한 켠에 따로 우두커니 내려놓았던 모자(?)도 다시 썼구요.



옆에 서있는 상은 성당의 주보 성인인 성 김성우 안토니오입니다.
김성우 안토니오의 고향이 구산이기도 하고, 관련되어 조성된 구산 성지가 바로 근처에 있죠.



안으로 들어갈 수 없어서 내부 사진은 성당 홈페이지에서 빌려왔습니다.



물론 이것은 예전의 모습이라 이대로 복원되는지(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군요.



성당 뒤편은 한강변의 공원이 되었고, 성당 부지의 경계를 따라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원래의 여유로운 분위기는 이제 사진 속에서나 남게 되었지만 그래도 철거되지 않고
무사히 남겨져 보존되었다는데 의미를 둬야겠죠?



그리고 반대편으로는 새로운 성당이 세워졌습니다.



크기는 확실히 커졌는데, 건축적으로 아름다운 건물...이라 하기엔 조금 어려우려나요.
작은 동네 성당의 예산은 구 성당의 이전과 복원에 다 들어갔기 때문인지도;;



사진에서 보았던 푸근한 성모상이 입구에서 반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신 성당 또한 잠겨있어 안으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신구 성당들. 화면 안에 다 들어오지를 않는군요.



조금 윗쪽에 구름 다리가 있어 그 위에 올라가 한 장 찍었습니다.
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살아남아서 다행이야~

덧글

  • 두드리자 2020/07/18 19:16 # 삭제 답글

    성당을 인력으로 끌고 간 건가요?
  • glasmoon 2020/07/20 17:18 #

    저 사진은 정황상 공사 시작할 때의 퍼포먼스(?)로 보입니다. 실제로는 동력을 썼겠죠 설마. ^^;;
  • 이요 2020/07/19 08:36 # 답글

    건물을 떠서 옮기는 작업이라니...하루 15미터라니....동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 같습니다.
  • glasmoon 2020/07/20 17:20 #

    가끔은 이런 일이 현실에도 일어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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