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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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1 섬 속의 섬 by glasmoon



마지막 순번을 가지고 있는 올레 21코스를 돌았으나 저의 올레 걷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번 차례는 우도의 올레 1-1코스입니다.



올레 1-1코스 우도 올레는 이름 그대로 우도를 한 바퀴 도는 길입니다.
11 킬로미터 남짓한 길이도 짧은 편이고 고저차도 거의 없어 휘적휘적 걷기 좋은 길.



숙소를 나서 성산항 쪽으로 걸어갑니다.
구름이 많아 일출을 보진 못했지만 구름 속의 이런 모습도 분위기 있네요.



성산항에서 우도를 오가는 배는 오전 8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계속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섬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 시간은 계절마다 달라지므로 확인이 필요하구요.



15분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섬, 제주도의 부속 도서 중 가장 큰 섬 우도.
우도라면 2013년 바이크(F800R)를 끌고 제주에 왔을 때 우도에도 같이 들어갔더랬습니다만
해변에서 한 번 넘어뜨린 것과 벤치에서 낮잠잔 것 말고는 별반 기억에 남아있지 않는;;;



우도의 항구는 두 곳이 있는데 1-1 코스의 정식 시작점과 종착점은 보다 큰 천진항입니다.
하지만 어차피 한 바퀴 돌아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니 별 상관 없을지도?



천진항 앞, 우도의 최고 혼잡지역이자 유일한 로타리에는 제주해녀 항일기념비가 있네요.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나섭니다. 바다 건너편으로 전날 올랐던 지미봉이 보이는군요.



조금 걷다보니 홍조단괴해변에 이르렀습니다. 조개 껍질과 함께 홍조류의 분비물로 형성된
이 해변의 새하얀 모래에 노출을 맞추다보니 하늘과 바다가 검푸르게 보일 지경이네요.



해변가의 가게들 중에 이상하게 낯이 익은 모양의 집이 있네 하면서 봤더니
"빨간머리 앤"의 배경이었던 그린 게이블스를 본따 지은 모양이네요.
근데 영어 간판은 'Chocolate Castle by the Sea' 이고 창문에 붙은 메뉴는 햄버거? 뭐지??



조금 더 걸어 우도의 두 번째 항구 하우목동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늦은 아침이자 이른 점심을 먹어야죠. 부근에 '풍원'이란 식당이 유명하댑니다.



흑돼지나 한치 주물럭이 메인인데 돼지는 다른 곳에서 많이 먹으니 주로 한치를 시키는 듯.



그리고 주물럭을 거의 다 먹었을 즈음 나오게 되는,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한라산 볶음밥.
맛도 맛이지만 만들면서 설명과 만담(?)에 입이 바쁜 직원 분들 고되시겠어요~



식후 다시 출발~ 올레 코스가 우도 북쪽은 해변으로 돌지 않고 살짝 가로지르게 되는데
그 사이 파평윤씨공원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는구만 못보고 지나쳤나 봅니다. -ㅅ-



반짝이는 바다, 나지막한 평지, 돌담 사이의 밭길, 옆을 지나는 말들, 멀리 보이는 오름까지
우도가 제주의 축소판이라는 말이 맞긴 하네요.



그렇게 가로질러 우도의 동쪽 해안으로 나왔습니다.



하고수동해변에 들어서기 전부터 멀리서 보이는 하얀 집, 블랑 로쉐(Blanc Rocher).



야외에서 따스한 초가을 햇살을 만끽하는 사람들. 코로나가 아니면 앉기 힘들었을지도?



우도에서 수없이 보게되는, 땅콩이 들어간 차나 커피와 아이스크림, 디저트들입니다.
하지만 이왕 먹는거 분위기 좋은 곳에서 먹으면 더 맛이 좋다는 거겠죠?



해변의 물 속 바위틈에 세워진 해녀의 상들.



코스를 따라 비양도나 동쪽 해변들을 거치지 않고 남쪽으로 다시 가로질러 내려오니
1-1 코스의 유일한 난관, 쇠머리 오름이 나타납니다.



뭐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오르막 한 번쯤은 있어야 맛이라는 거겠죠?



이곳도 21코스의 지미봉처럼 지그재그 없이 일직선 돌파네요. 높이(길이)는 훨씬 짧습니다.



잠깐 숨을 고른 뒤에는 능선을 따라 터벅터벅~



오름 정상부에 등대가 있고 그 안쪽으로는 완만한 초지가 펼쳐져 있습니다.



잠시 뒤를 돌아보니 우도의 동쪽과 북쪽 해안들, 걸어온 능선들이 잘 어울려 조화롭군요.



그리고 눈앞에 나타나는 우도의 신구 등대들.



1905년에 일본에 의해 세워진 우도 등대는 전국에서 여섯 번째, 제주의 첫 등대가 됩니다.
러일전쟁을 대비하면서 급히 세워졌다지요. 처음에는 목재 기둥같은 구조물이었는데
제주의 거친 비바람에 잘 버틸 리 없어 벽돌 건물로 다시 세워진 것이 1919년,
그 뒤로 긴 시간동안 바다를 지켜보다 새 등대에게 임무를 넘기고 물러난 것이 2004년입니다.



걸어온 반대편의 등대 정문 진입로에는 경사를 이용한 트릭 아트가 그려져 있네요.



그리고 안쪽으로 등대 공원이 있습니다. 축소 모형으로 만나는 전국의 유명 등대들!
사진 맨 앞의 것은 아마 마라도 등대였던 듯?



재미있게 보고 내려오니 그 아래에는 아예 세계의 유명 등대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사진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심지어 환상의 알렉산드리아 등대까지~



이제 다시 아래쪽으로 천천히 내려갑니다.
어디의 뉘신지 올레 표지 옆에 배낭을 던져두고 몸만 올라가신 모양이군요. ^^



이렇게 원점으로 돌아와 올레 1-1코스 종료.



오랜만에 들어온 우도였습니다만... 워낙 알려지다보니 코로나 + 평일의 콤보에도 불구하고
사람들과 전동 스쿠터(삼륜차?)가 너무 많아져 번잡스러운 곳이 되어 적잖이 아쉽습니다.
제주 본섬은 그래도 땅이 넓어 띄엄띄엄 있다면 우도는 오름이 아닌 해안가는 거의 관광지화;
언젠가 또 우도에 오게 된다면 다시 십여 년이 지난 뒤겠군요.


제주 올레 #21 섬으로 가는 길

덧글

  • 타마 2020/11/10 17:57 # 답글

    우도 오름은 우습게 봤는데... 생각보다 빡시더군요 ㅎㅎ
  • glasmoon 2020/11/11 13:22 #

    올레 걷기가 거의 끝나가는 경험에서 보건데, 제주에 우습게 볼 오름은 없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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