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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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by glasmoon



머큐리에서 제미니를 지나 아폴로로 이어지는 미국의 우주 진출이 발동된 가장 큰 동기는
누가 뭐라해도 구 소련에서 쏘아올려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스푸트니크의 후폭풍일 터이나,
머큐리 계획을 다룬 "필사의 도전(The Right Stuff)"은 의외로 스푸트니크나 유리 가가린이 아닌
최초로 음속을 돌파한 미 공군의 시험기 X-1과 그 테스트 파일럿 척 예거로 시작합니다.



원 저자인 톰 울프는 왜 그렇게 썼을까요?
글쎄요, 원대한 계획의 시작이 경쟁국에 대한 열등감이었다는걸 인정하기 싫었을 수도 있고
국력이 절정에 달했던 당시의 미국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애국심(?)의 발로였을 수도 있으나
어쨌든 그 결과 영화는 단순히 초창기 우주 개발을 회고하는걸 넘어 그 이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주어진 한계에 끝없이 도전하고 기어이 그를 뛰어넘는 불굴의 정신이었죠.



사병으로 시작해 장성까지 진급하며 숱한 믿거나말거나급 전설을 남긴 척 예거는 1975년 퇴역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고 80년대 초 영화가 제작될 때에는 기술 고문으로 참여했습니다.
에드워드 공군기지 부근의 술집 장면에서는 까메오로 엑스트라 출연까지 할 정도였으니
영화의 전반부가 보이는 완성도의 상당 부분은 그의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



사기적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신체 능력과 건강부터 비행기의 조종에 대한 탁월한 센스,
그리고 격추되어도 사고가 생겨도 무조건 살아 돌아오는 무지막지한 악운을 자랑하던 그도
인간이라는 종의 한계는 어찌할 수 없었던지, 지난 12월 7일 97세를 일기로 사망하였습니다.
진작에 하늘로 올라간 후배 파일럿과 우주비행사들아 대선배님 가신댄다 받아라~~ ㅠㅠ



...그리고 저에겐 숙성중이던 이 키트를 만들어야하는 거부할 수 없는 이유가 생긴 셈이네요.
투명 동체에 내부 재현 모델이라 그 부분들을 제대로 살리려면 적잖이 까다로워 보이던데;;
뭐 어떻게 되겠죠. 힘내라 내년의 나!?


더 빠르게 더 높이

덧글

  • 포스21 2020/12/29 20:01 # 답글

    척 예거... 부고가 인터넷에 올라 왔을 때는 좀 놀랬죠. 아직도 살아 있었나?
  • glasmoon 2020/12/31 18:40 #

    그 나이에 거의 마지막까지도 건강했던걸 보면 정말 엄청난 유전자를 타고나신 분;;;
  • 워드나 2020/12/31 10:08 # 답글

    저 양반 부고를 접했을 때 붉은 돼지의 어느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구름 위의 수많은 비행기들...
  • glasmoon 2020/12/31 18:40 #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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