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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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ach G400Moon by glasmoon


페라리 측에서는 절대 인정하지 않겠지만~~!
세간에서 칭하는 '슈퍼카'의 이미지는 람보르기니 쪽에 조금 더 기울어 있는게 사실입니다.
기함급에서 금세대 슈퍼패스트(+베를리네타)와 아벤타도르의 인지도 차이는 둘째치더라도
고전적 슈퍼카의 중요 조건 중 하나인 리어 미드십 엔진을 먼저 채용한게 미우라(1966)라면
슈퍼카의 시각적 중요성을 확립하며 지금까지도 이미지를 대표하는게 쿤타치(1974)니까요.
두 자동차 모두 이따금 언급했고, 본격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미우라부터 하는게 순서겠으나
그 애는 잠시 미뤄두고^^; 오늘은 뜬금없이 쿤타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봅시다요.



1971년 쿤타치 LP500 프로토타입이 공개되었을때 대중들의 반응은 충격과 경악 자체였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죠. 미우라를 통해 아직 20대의 나이에 성공을 거둔 마르첼로 간디니는
예리한 각도와 기하학적 디자인에 관심을 두었고, 알파로메오 카라보와 란치아 스트라토스를
거친 그 쐐기형 디자인 언어는 이 람보르기니 쿤타치에 이르러 완성을 보았습니다.
참고로 일본과 국내에서 '카운타크'로 알려졌던 그 이름, 역병에 빗댄 감탄사인 피에몬테 방언
'contacc'에 대해 간디니 왈, 작업에 참여했던 한 기계공이 입에 달고 지내던 단어였다고. ^^

어쨌거나 이 LP500 프로토타입은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정말 SF적인 디자인이었습니다.
불필요한 군더더기 없이 매끈한 이 모습이 우주선에 빗대어진게 무리가 아닐 정도로 말이죠.



그러나 이상과 현실은 다른 법이니, 양산화 과정에서 적지않은 부분에 변형이 가해졌습니다.
외관상 큰 요소는 프로토타입의 측후방에 있던 예술적인 슬릿으로는 흡기/냉각에 어림도 없어
돌출형의 대형 인테이크가 설치되는 한편 도어 후방에도 쐐기형 흡입구가 추가되었다는 것,
그리고 실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실릴 예정이었던 신형 5리터 엔진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미우라에 쓰였던 기존 4리터 엔진을 물려받아 이름이 LP400(세로배치 4리터)이 되었다는 것.
그래도 여전히 어마어마한 포스였기에 74년 판매 시작과 함께 전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했는데..



그 주문자들 중에 캐나다의 부유한 사업가이자 F1 레이싱 팀의 오너인 월터 울프가 있었습니다.
그는 LP400의 출력에 만족하지 못했고, 람보르기니에 고성능 버전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죠.
그 결과 1975년에 만들어진 것이 유명한 '람보르기니 쿤타치 월터 울프 에디션'입니다.
먼저 엔진이 LP500 프로토타입에 실렸던 5리터 사양이 되면서 출력과 최고 속도가 향상되었고
대형화된 타이어에 맞추기 위해 펜더가 돌출되었으며 프론트와 리어에는 스포일러가 붙은 뒤에
후방에 붙은 거대한 윙이 화룡점정이 되었죠.

참 위로 열리는, 이제는 람보르기니의 상징이 된 시저 도어가 원래는 옆으로 돌출된 차량 구조상
종래의 도어를 달 수 없어 선택한 고육책이었다는 건 이젠 유명한 이야기죠? 극악에 가까운 후방
시야 탓에 후진(주차) 때는 문을 열고 턱에 걸터앉아 운전하는게 훨씬 쉽다는 이야기와 함께~



월터 울프 에디션은 즉각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많은 사람들이 같은 사양을 원했으므로
람보르기니는 1978년 마이너 체인지 버전인 LP400 S를 내놓았습니다.
엔진을 비롯 안팎으로 소소한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역시 중요한 변경점은 외관에 몰려있어서
당시 시판 모델 중 가장 광폭이었다는 피렐리 P7 타이어, 월터 울프 에디션보다 더 커지고
더 돌출된 오버 펜더는 이후 단종될 때까지 쿤타치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선택 옵션인 V자형 대형 윙은 고속 안정성을 올리는 대신 최고 속도를 16km/h 나 까먹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문자들이 포함시켰다는군요. 사진의 차량은 희귀한 경우. ^^



그리고 쿤타치는 1982년에 이르러 4.8리터의 신형 엔진이 양산되면서 LP500 S로 바뀝니다.
외관은 LP400 S에서 미리 적용되었지만 드디어 심장이 바뀌며 완성형이라 할 버전이 되었죠.
지극히 80년대스러운 이 모습은 정말 한 시대를 풍미했고, 많은 소년들이 꿈꾸던 차였습니다.
애초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진걸 마르첼로 간디니가 어떻게 보았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



쿤타치는 1985년 또 한 번의 업데이트를 거칩니다. LP5000 QV(Quattrovalvole, 밸브 네 개)
라는 네이밍의 이 버전은 이름대로 실린더당 밸브가 네 개가 되었다는 뜻으로 엔진 배기량도
4.8리터에서 5.2리터로 올라갔죠. 그 티를 내려고 한 건지 이름에도 0이 하나 더 붙어 5000!
엔진의 대형화와 함께 엔진 측면에 있던 기화기 또한 냉각 효율을 위해 상단으로 옮겨졌는데
그 결과 엔진룸 위로 작지않은 크기의 돌출부가 튀어나오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나쁘던 후방 시야는 이로써 사망 확정~



크고작은 업데이트를 거치며 람보르기니 사를 떠받쳐온 소녀 가장(?) 쿤타치의 최종형은
1988년의 25주년 에디션입니다. 쿤타치 25주년이 아닌 람보르기니사 25주년이란 뜻이지만
쿤타치도 15년 가까이 생산된데다 람보르기니=쿤타치 인 시절이었으므로 별 무리는 없나요?
QV 기반의 이 모델은 훗날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독립하는 호라치오 파가니가 주도했으며
전반적으로 공격적인 디테일이 추가되었고 이를 통해 성능도 다소 올라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1990년 쿤타치는 16년간 1,983대 생산을 끝으로 후속의 디아블로에게 자리를 넘기죠.
아 영원할 것만 같았던 쿤타치의 시대여~~



뜬금없이 웬 람보르기니 쿤타치 이야기였는고 하니, 실은 이 블로그가 4백만을 찍었댑니다.
오래전, 그래도 지금보다는 북적이던 시절에 이런 숫자 찍을 때마다 자동차 포스팅을 하는게
전통 아닌 전통이었는데, 4백이라니까 쿤타치 LP400 외에는 머릿속에서 허용하지 않더라구요.
정말 오래전 40만 때도 LP400을 잠깐 언급했던것 같지만 뭐 워낙 좋아하는 차이기도 하고~



어릴때는 저도 월터 울프 에디션과 그에서 비롯된 LP500 S에 홀딱 빠졌던 걸로 기억하지만
(그 무렵에도 25주년은 너무 과하다는 느낌이었던 듯 큭큭)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 원형을
알게 되면서부터는 역시나 초기형인 LP400이 디자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 여겨지더라구요.
그래서 아카데미, 타미야, 후지미 등등 LP400의 프라모델이라면 죄다 사모았고 (또 팔았고)
최신 금형이자 결정판이라 할 아오시마 키트가 나온 지도 어느덧 십 년이 훌쩍~

그 무렵은 그래도 게으른 누군가가 자동차 모델러로 파보겠다며 나름 불타오르던 시절이라
실력이 좀 쌓이면 만들어야지, 블로그가 4백만 히트를 할 때쯤이면 나도 좀 만들거야, 뭐 그런
(허황된) 생각을 했던것 같지만 실력 향상은 커녕 모형을 오랜 시간 접은데다 블로그는 갈수록
쪼그라들어 3백만에서 4백만으로 오는데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도 여태 안만들었네?
아무튼 이제는 되도않는 완성도에 대한 고집은 치우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만들자는 방침인데다
이런 강제성 핑계라도 없으면 뭘 만드는 것도 한 세월이어서 일단 올해 만들기는 하려구요.
아 물론 진행중인 X-1이 우선이고, 벌여놓은 공놀이도 좀 있고, 그 외 다수가 선결돼야겠지만..
아직 연초잖아요? 신년 계획인데 뭔 말을 못해??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별 볼일 없는 구석진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그런데 이 말씀도 이번이 마지막일지 몰라요. 이 페이스로 5백만은 이제 어려워 보여요. 크크~

덧글

  • 루루카 2021/02/05 19:18 # 답글

    축하드려요~ 그리고 쿤타치는 아직도 제게 가장 매력적인 디자인의 차에요~ 미우라와 함께~
  • glasmoon 2021/02/05 21:23 #

    감사합니다. 언젠가 미우라 직접 본 썰도 풀어봐야 할텐데요~
  • 잘생긴 허스키 2021/02/05 21:07 # 답글

    미우라가 첫 미드엔진 차 아님.
  • glasmoon 2021/02/05 21:24 #

    아, 슈퍼카 언저리에 있는 기함급 차량들 중에서 그렇다는 뜻입니다. 본문 수정했습니다. ^^
  • 태천 2021/02/05 21:39 # 답글

    400만 축하드립니다~~~

    어릴 적 갖고 놀았던 미니카(http://lightmakeenjoy.egloos.com/822296)중에 저 노란 카운타크(...)가 있어서였는지
    스포츠카, 슈퍼카 하면 아직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a;;
  • glasmoon 2021/02/06 13:43 #

    세상에, 저 시절 물건을 아직도 저 정도 상태로 보관하고 계시다니;;;;
    소장품들 중 이름 불명의 붉은색 람보르기니가 본문 맨 앞에 언급된 쿤타치의 전임 미우라입니다.
    미우라도 소개하고 만들어야 하는데... 하는데;;; 하아~~
  • f2p cat 2021/02/05 22:40 # 삭제 답글

    4백만 Hit 축하드립니다.
    카운터 숫자는 4백만이지만 그 밀도는 10배는 되리라 생각합니다.
  • glasmoon 2021/02/06 13:45 #

    늘 좋게 봐주시니 고맙습니다. ^^
    사실 예전에는 뭔가 알맹이 있는 포스팅을 하려고 나름 애를 썼었는데, 요즘은 점점 휘발성이 강해지는것 같아요.
    늘 시간이 쪼들리다보니 예전처럼 진득하게 작성하기 힘들다는 핑계를 대긴 합니다만..^^;;
  • KittyHawk 2021/02/05 23:08 # 답글

    80년대에 촬영되었거나 혹은 그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에선 어쩌다 수준으로라도 나오는 차량이었죠... 이따금 이베이 등에 올라오는 상태 좋은 중고에 많은 구매자들이 긍정적인 관심을 보이는걸 보면 역시 시대를 쓴 모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그 때문인지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실화 기반의 영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선 온전치 않은 주인 때문에 완파에 가까운 지경이 되는 꼴이 연출될땐 기분이 영 아니었죠.)
  • 루루카 2021/02/06 08:38 #

    오토맨이라는 드라마에서는 아예 주역 차량으로 나오기도 했었죠?
  • glasmoon 2021/02/06 13:58 #

    "울프 오브..." 에서 보고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애정하는 쿤타치라 반갑긴 한데 25주년인데다 흉한 북미형 범퍼까지;;
    졸부(?)에 어울리는 스타일이긴 했습니다만. ㅠㅠ
  • 노타입 2021/02/20 18:36 #

    저 유명한 차에 대해 드디어 좀더 알게 되었네요. 80년대에 모르는 소년들이 없을정도로 유명한 차였지만 저도 전자인간 오토맨에서 봤던 인상이 강했죠. 잘 어울리기도 했구요.
    https://www.youtube.com/watch?v=J98Kb55ZWLM
    아카데미의 '카운타크'를 사서 검정 유광 에나멜로 떡칠하고 야광테입을 모서리에 붙여 나름 '오토맨' 버젼을 만들기도 했었습니다. 카메라 플래쉬를 터트린 직후 어두운곳에서 보면 꽤나 극중 차량같아 보였죠.
  • 자유로운 2021/02/06 01:00 # 답글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꼭 올해는 완성될 수 있기를!
  • glasmoon 2021/02/06 13:59 #

    이러다 곧 봄 여름 오고 가을 오면서 어어 하다가... (고만해)
  • 2021/02/07 20: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1/02/09 17:3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Ryunan 2021/02/09 09:27 # 답글

    축하드려요 ^^ 저거 어디선가 카매거진에서 카운타크로 본 뒤 한참을 그게 맞는 줄 알고 있었죠 ㅎㅎ
  • glasmoon 2021/02/09 17:40 #

    일부 영미권에서 카운타크로 읽었는지 어쨌는지, 일본에서는 그게 공식 이름으로 통용되었고
    우리나라는 그게 고대로 들어와서 비교적 최근까지도 그렇게 불렸습니다. 어릴때 워낙 그 이름으로 각인되긴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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