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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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4-1 만 년의 숲 by glasmoon



제주올레 측의 집계에 의하면 코로나 사태 이후 올레 완주자가 부쩍 늘었다고 하더군요.
완주하려고 시작한건 아니었지만 하다보니 끝이 보이는 올레 걷기, 이번엔 14-1 코스입니다.



14-1 코스, 저지-서광 올레는 저지리(저지오름)에서 시작해서 오설록 티뮤지엄에서 끝납니다.
길이도 9 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정도여서 별로 힘들지 않으나 코스 대부분이 숲길이죠.



올레 걷기를 막 시작한 무렵에 들렀던 오설록 티뮤지엄, 6년만에 다시 왔군요.
건물 내부도 바깥 차밭도 모두 그때 둘러보았으므로 오늘은 패스~



남쪽과 동쪽으로 펼쳐진 너른 자리 말고, 북서쪽의 비교적 좁은 공간에도 차밭이 있네요.



그리고 그 한 켠에 올레 코스를 알리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6년 전에는 건물 안뜰 잘 보이는 곳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못본 사이 구석으로 쫓겨났네?
실은 14-1코스의 종점이지만 이번에는 코스 연계상 거꾸로 걷기로 하였으므로 여기서 출발~
숲길이라 길을 잃을 위험이 있으므로 2시 이후에는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군요.



그리고 바로 곶자왈 숲길로 들어갑니다.
제주 방언으로 숲을 뜻하는 '곶'과 덤불을 뜻하는'자왈'이 합쳐진 곶자왈은 대략 1만 년 전 무렵
형성되었으며 오래전 11 코스를 걸을 때에 처음 접하며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했더랬죠.



길을 따라 조금씩 들어가자 나무가 점점 빽빽해지며 숲다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지막하고 부드러웠던 11코스 주변에 비하면 나무들의 키가 좀 더 크고 억센것 같군요.



아닌게아니라 점점 더 어두워지더니 길을 제외한 곳들을 이끼류가 덮고 있습니다.
와 이건 여기서 어딘가의 판타지 영화를 그대로 촬영해도 손색이 없겠는데요? *ㅁ*



그리고 온갖 고목과 잡목, 이끼류와 화산암들이 한데 뒤엉켜 '곶자왈'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 앞에서 숲의 요정이나 마녀 도깨비 등등이 튀어나와도 전혀 놀랍지 않을 분위기. ㅠㅠ



잠자는 거인들 위를 덮어버린 것만 같은 빽빽한 덩굴이 과연 만년숲 답습니다.



한참 숲에 홀려 걷던 와중에 돌연 인간의 흔적이 나타나 퍼뜩 정신을 차렸습니다.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동서양 배들의 모형이 전시 혹은 방치되어 있네요?



살짝 경사진 오르막을 따라 초승달 모양의 문도지오름에 오릅니다.
올레길을 걸으며 만난 많은 오름들 중에 정상부가 이렇게 사방으로 탁 트인 오름은 처음인 듯.
아 이날 안개와 먼지가 좀 걷혔더라면 어마어마한 광경을 보았을텐데~



남쪽으로는 지금까지 지나온 곶자왈 원시림이,



서쪽으로는 이제 가야할 저지오름이 보입니다.



너무 엄청난 것들을 먼저 보아서인지 왠지 맥빠지는 숲길을 내려와 밭길로 들어섰습니다.
저기 오름까지 가면 이 짧은 코스가 끝나는군요.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했던 탓에 저지 마을에 들어가자마자 밥부터 먹기로 합니다.
고른 식당은 이 부근에서 가성비 괜찮다는 갈치구이-조림집.



정식은 갈치구이(라기보다 튀김)에 고등어 조림을 중심으로 밑반찬이 깔리는 백반입니다만
손님이 너무 많아 기다려야하고 점원 분들은 밀려드는 주문에 지쳐 서비스를 기대하기 힘든
적당히 알려진 동네 식당의 전형적인(?) 모습이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워낙 배가 고팠으므로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14-1코스 역주행 완료!
그리고 여기부터 다시 14코스를 걷기 시작하는 거죠. 그 이야기는 다음 번에~


제주 올레 #11
제주 올레 #13 숲 속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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