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쏜살과 같아 또 1년이 지났군요. 지난해 이맘때 나왔던 10271 피아트 500에 이은 올해의
레고 익스퍼트 비이클, 10295 포르쉐 911입니다. 근데 레고가 라인업을 개편하려는 것인지
패키징을 바꾸려는 것인지 포르쉐의 조건이었는지 '크리에이터', '익스퍼트' 모두 빠졌네요.

1963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포르쉐 사의 간판이자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쉐 911.
이번 10295는 8세대에 걸친 수많은 911 중에서도 1975년 데뷔하여 클래식 911의 상징이 된
2세대 911의 터보 모델(코드네임 930)를 재현합니다.

늘 하던대로 설명서를 보고 조립하며 대강의 구조를 파악한 뒤 분해, 재조립하였습니다.
또 늘 하던대로 시작은 항상! 엔진이죠! 커다란 팬과 터보차저가 달린 3리터 6기통 수평대향!
와 10248 페라리 F40 이후 엔진 재현도는 최고!!

이 엔진을 차대에 올리면서 터보 라인 보시라고 미뤄둔 큼지막한 인터쿨러도 붙였습니다.

이제 앞쪽으로 건너와 조향 장치를 조립합니다. 10265 포드 머스탱에 도입되어 환영받았던 것을
거의 그대로 물려받았네요. 좀더 슬림해지면서 보기도 좋아졌습니다.

여기에 시트와 조작계들을 만들어 붙입니다. 유아용 내지 짐칸에 가까운 후열 좌석의 훌륭한 고증!

다음으로 뒤쪽의 펜더와 범퍼를 붙여 모양을 만들어갑니다. 엔진룸이 꽉 찬게 보기 좋네요~
역시 이 무렵의 911이라면 후면을 가로지르는 'PORSCHE' 각인과 임팩트 범퍼의 주름이죠. -ㅁ-b

이어서 앞쪽 펜더와 범퍼도 마저 붙여야겠죠? 포르쉐다운 부리부리 왕눈이~
조향 계통이 들어가는 바람에 공간이 부족하긴 하지만 일단 트렁크 바닥도 깔아주고요.

전면 유리창과 보닛까지 붙이니 정말 포르쉐처럼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의외로 매끄러운 루프 라인. 하악하악~

그리고 퍼포먼스형 포르쉐의 상징 고래꼬리(웨일테일)까지! 전 오리보다 고래가 죠습니다. *ㅁ*

마지막으로 빵빵한 오버 펜더까지 재현하고 타이어를 끼워넣으면...

포르쉐 911 터보(930) 완!성!

익스퍼트 비이클 시리즈도 올해로 만 10년이 되면서 조금씩 식상해지는 감이 있었는데
이번 911의 멋짐과 아름다움은 그것들을 모두 날려버리는군요. ㅠㅠ

특히 고래 꼬리와 오버 펜더를 가진 흰색 911 터보는 어릴적 사촌형의 근사한 다이캐스트 모델로
구경했던 기억이 남아있는 차량이라 더욱 감격스럽습니다. 근데 그때 그거 내가 망가뜨렸었나??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개구리 페이스~ 참 이번 911은 스티커 없이 모두 프린팅입니다.

911 터보라면 역대 공통 빵빵한 엉덩이지만 제가 아재라서 그런가 930이 유독 탐스럽습니다?
아 이번 992는 터보가 아니어도 적당히 솟아오른게 참 보기 좋던데...

엔진과 조향계가 모두 앞쪽에 쏠린 10265 포드 머스탱과 달리 이것들이 앞뒤로 분산되면서
엔진 재현이 보다 충실해진 것도 장점이죠.

조향계 느낌은 머스탱과 비슷하고, 상대적으로 프론트가 짧아 공간이 안나왔던 것인지
DB5나 머스탱에 있었던, 도어가 일정 각도 이상 열리지 않는 이중 경첩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후열은 사람 타는 공간이 아닌게 확실하구요~

이번에도 빠질 수 없는 풀 해치 오픈! 참 꼬리가 무거워 엉덩이는 열어도 금방 내려갑니다;
자, 그리고 지금부터 10295의 또다른 모습으로 변!신!

이번 10295 포르쉐 911은 놀랍게도(...) 터보와 타르가를 모두 재현하는 2 in 1 제품입니다.
10265 머스탱처럼 부가 요소가 아니라 선택 조립이어서 조립 설명서 후반에 분기됩니다.

포르쉐 911 타르가는 1965년부터 생산된 911의 컨버터블 버전입니다.
컨버터블의 인기가 높은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포르쉐에게도 컨버터블 사양이 절실했으나
차량 전도시 승객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B 필러 자리에 롤 바를
설치하고 루프(모델에 따라서는 뒷유리까지)만 탈착식으로 함으로써 이를 돌파하고자 했죠.

먼저 엔진부터 터보차저 없는 걸로 바꿔주고요.

B 필러와 뒷유리는 아예 거의 전부 바뀝니다.

엉덩이도 꼬리를 떼어낸 걸로 재조립~

그리고 뒷차축인데, 레고에서는 터보에 들어간 광폭 타이어를 차축을 늘이는 걸로 해결했으므로
두 스터드 짧게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나마 찰탁식이어서 차대를 분해하진 않아도 되니 다행.

그외에도 펜더와 그 주변의 자잘한 것들도 바꾸어 911 타르가 변신 완!료!

타르가의 상징인 큼지막한 롤 바. 유리가 두꺼워지면서 후열 공간은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엔진은 상대적으로 조금 썰렁...한가요? 터보가 너무 빵빵했던건가??
(타르가의 번호판으로는 미국 넘버 외 일본 넘버도 포함됩니다)

대신 앞의 트렁크 공간에 딱 맞는 크기로 타르가 톱이 들어가 있어서...

실차처럼 지붕을 덮어줄 수도 있습니다...만 앞뒤 연결이 매끄럽지 않으므로 추천은 그닥~

부품을 추가하는 정도가 아니라 분해 재조립에 가까운 식이어서 자주 바꿀 노릇은 아니다보니
전시를 터보로 하느냐 타르가로 하느냐 선택해야 하는데 물론 여유가 있다면야 진리의 둘 다!
를 외치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으므로 결국 터보로 결정했습니다. 그쪽이 부품이 덜 남아서요. ^^;

친척인 10252 폭스바겐 비틀과 나란히 보면 이렇습니다. 당시 비틀이 결코 작게 나오지 않았구만
911이 더 크게 나오다보니 비례가 얼추 맞아버렸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비틀의 복잡한 곡면을
시스템 브릭으로 재현하는건 다소 무리였다고 보는데 911은 보다 직선적이라 무난한 편입니다.

이번에는 재작년의 10265 포드 머스탱과 같이 놓아봅니다. 이래저래 이번 911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모델이라 할 수 있죠. 10220 캠퍼 밴이나 10242 로버 미니와 같은 아기자기함은 없지만
실차에 충실하게 재현하는걸 좋아한다면, 지난번 머스탱이 마음에 들었다면 매우 만족하실 듯.

작년의 10271 피아트 500이 작고 아기자기한 쪽으로 돌아가서 원점으로 회귀하나 싶었는데
그쪽은 그쪽, 이쪽은 이쪽대로 계속 나아갈 모양입니다. F40, 머스탱에 이어 이번 911로 이어진
참 만족도 높은 이 계보의 다음은 어떤 차일지~

아 다음을 기대할게 아니라 정말 주차장부터 확장해야 할텐데요. 이젠 진짜 자리가 없어~~
레고 - 크리에이터 10220 폭스바겐 T1 캠퍼 밴
레고 - 크리에이터 10242 로버 미니 쿠퍼
레고 - 크리에이터 10248 페라리 F40
레고 - 크리에이터 10252 폭스바겐 비틀
레고 - 크리에이터 10258 런던 버스
레고 - 크리에이터 10262 애스턴 마틴 DB5
레고 - 크리에이터 10265 포드 머스탱
레고 - 크리에이터 10271 피아트 500
레고 - 아이디어 21307 케이터햄 세븐 620R
덧글
1. 새로운 주차장을 구입한다.
2. 차량 몇 개를 팔아서 자리를 마련한다.
3. 더 이상의 구입을 포기한다.
4. 커다란 주택을 산다.
마트에서 팔고 있던데 말이죠.
그건 그렇고.. 클래식 카들도 많이 나왔는데요.. 개인적으로는 BMW 2002라던가 아니면 아메리칸 머슬카 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애덤 웨스트 배트모바일을 요 스케일로 내놓으면 (적어도 미국에서는) 히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프라모델로 레벨 1/25 머스탱과 후지미 1/24 포르쉐 917k로 맥퀸 스페셜을 만드는 계획이 있었으나 올해도 틀려먹은 모양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