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귀포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꼭 찾는다는 서복 공원이 있다. 진시황의 명에 불로초를 찾아
동쪽 바다로 떠났다는 서복은 동아시아 각지에 전설과 전승을 만들었는데 서귀포는 이름부터가
'(서복이) 서쪽으로(西) 돌아간(歸) 포구(浦)'라는 뜻이니 더할 나위가 있을까 싶다.
불로초 이야기와 함께 수 차례 영화에 등장한 서복은 한국의 SF 영화에도 출연하게 되었으니!

바야흐로 K-SF(물론 Key Success Factor 같은걸 말하는건 아니다)의 시대가 도래했는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나 "내츄럴 시티", "D-WAR" 등 기념비적인 대작으로 문을 열어젖힌 뒤
한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한국의 SF가 최근 "승리호"를 필두로 재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닐 터.
한류를 대표하는 공유와 박보검에다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전설을 모티브로 차용했으니
국제적인 흥행 대박은 따놓은 당상이 아니겠는가.

본고장 할리우드에서도 화려하게 온통 때려부수는 오락물로의 SF는 진작에 유행이 지났기에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뇌를 주제로 하면서도 너무 심심해질까봐 초능력 배틀도 곁들이고
행여 재미진 관객이 주제를 놓칠까 친절하게 '왜 사나요 왜 죽나요' 대사를 계속 쳐주는 센스!
무엇보다 미소년 박보검과 미중년 공유의 삐걱거리다가도 이해하게되는 아름다운 브로맨스!!
캬아~ 여성 팬들의 비명 소리가 들린다 들려~~

영원한 생명에 더해 중무장한 중대 병력을 혼자 쓸어버리는 가공할 초능력자를 앞에 두고서
무한한 삶에 따른 인류의 자멸을 걱정하는 미 정보기관, 또 그에 수긍하는 한국 정보기관이라니.
이 얼마나 깊은 통찰과 인류애로 가득한 아름다운 세상이냐 말이야. 이 아름다움을 이해 못하고
사사로운 권력으로 삼거나 하찮은 돈벌이로 팔아먹으려는 추악한 것들은 모두 사라져버려!
그리고 서복 너는 나의 가슴 속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거야!! ㅠㅠ
아 몇 줄 쓰다보니 또 극장에서의 감동이 북받쳐오르네. 한국 SF의 미래는 참으로 밝다. 하하.
덧글
이런 걸 주말요금 내고 봤다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