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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110 광주 천진암대성당터 (천진암성지) by glasmoon



영화 "자산어보"가 불러온 나비효과, 예정에 없었던 광주의 천진암 성지를 방문하였습니다.



이 전주에 정약전, 약종, 약용 형제의 생가가 있는 마재 성지를 먼저 갔더랬죠?
지도 왼쪽 위에 '다산생태공원'이라 표기된 곳이 바로 그곳인데, 그 정씨 형제들을 비롯하여
이벽, 이승훈, 권철신 등이 모여 천주학을 처음으로 공부한 곳이 이곳 천진암입니다.



성지 입구의 성모상 옆에서 천진암 성지의 주인공, 즉 한국 천주교가 모시는 창립 선조 5위를
모자이크화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벽, 이승훈, 권철신, 권일신, 정약종 이렇게 다섯 분이죠.
영화에도 묘사된 것처럼 정약전과 정약용 두 분은 배교하였으므로 해당되지 않습니다.

사실 천진암이 이벽 선생과 주변 인물들이 공부하던 곳임은 확실하나 천주교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곳이 이곳인지 2 킬로미터쯤 더 들어간 주어사인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합니다.
...마는 어쨌든 공식 입장은 천진암인 걸로.



입구 왼편에는 작고 소박한 광암 성당이 있습니다. 평일 미사는 이곳에서 드린다는군요.



천진암 성지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구성하는 요소들이 하나같이 크고 아름답다는 것이겠죠.
이렇게 크고 넓은 십자가의 길은 국내에 달리 없을 듯한데? 뒤의 십자고상도 너무 큰 나머지
가까이에서는 오히려 나무에 가리고 각도가 제한되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경사로를 다 올라오면 거대한 십자가 뒤로 탁 트인 평지가 펼쳐집니다.
이 어마어마한 땅이 한민족 100년 계획 천진암 대성당이 세워질 터가 되겠습니다.
1985년부터 시작해서 2000년까지 토목 공사, 2020년까지 기초 공사, 2040년까지 공조 공사,
2070년까지 조적 공사, 2079년까지 마감 공사를 거쳐 2080년 한국 천주교 300주년에 맞춰
완공 봉헌한다는 실로 어마어마한 계획이죠. 물론 보다시피 연중 내내 공사중인건 아니어서
자금(성금) 사정에 맞춰 천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완공 예상도를 보면 가로 세로 150 미터에 높이가 85 미터에 달하는 초대형 건물이 되며
3만 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하여 세계 10대 성당에 들도록 하겠다는데... 글쎄요 의도는 좋지만?



현재 터만 정비된 정도이나 제대와 성모상이 있어 매해 야외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야외 미사에서 제대로 쓰이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봉축한 정초석.



부지 왼편으로 눈을 돌리면 넓디넓은 성당터에 어울리는 거대한 성모상이 들어옵니다.
파티마 성모상 형태로 2013년 건립한 22 미터 높이의 '세계평화의 성모상'이죠.
국내에 이런 대형 성모상이 드물다보니 마치 사찰의 관음상을 보는 기분도 듭니다.



성모상 뒤편으로는 원래의 성모 경당을 2016년 재단장한 성모 성당이 있습니다.



이 앞 자리에 성모상이 있어야 하는데... 어디 갔을까요??



외벽에 장식된 성모화를 비롯한 성지 전역의 모자이크화는 남용우 씨의 작품입니다.



성전은 전형적인 강당형이지만 특이하게 종 방향이 아닌 횡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제대 뒤편에 동심원으로 성령이 표현되었군요.



제대 맞은편의 성모상이 바깥에서 옮겨온 것인가 했지만 사진으로 확인결과 다른 걸로~



조금 더 안쪽에 있는 박물관은 시간 관계상 건너뛰고 다시 중앙부로 내려가...



천진암 계곡 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1980년 세워진 한국 천주교 200주년 기념비가 웅장합니다.



그리고 더 올라가야 만나는 바로 그 천진암 터.
천진암은 원래 불교 암자였으나 천주교와 연관되었다는 이유로 박해때 폐사되었습니다.



터 옆의 양지바른 자리에 창립 선조 다섯 분의 묘가 모여있죠. 물론 나중에 이장한 것.



역시나 요한 바오로 2세의 서명과 함께 교황청 인증! 비석이 세워졌습니다.
천진암 성지 답사는 보통 여기서 끝나지만...



가르멜 수녀원을 거쳐 산길을 따라 1 킬로미터 정도 올라가면 또다른 성인 묘역을 만납니다.
산책 정도인 성지 내 다른 곳에 비해 산등성이를 하나 넘는 산길이라 땀을 조금 뺐네요.
묘역은 조선 교구 설립에 큰 기여를 한 성 정하상과 성 유진길, 정하상의 형 복자 정철상까지.
정약종 정철상 정하상 부자에 대해서는 마재 성지에서 많이 이야기했죠?



그리고 지나치기 쉬운 그 아래쪽에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선조 가족 묘역이 있으니
앞줄 왼쪽이 바로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 선생의 묘입니다. 사실 이번에 온 것도 선생의 묘가
어디 있나 찾아보다 시작된 부분이 크니, 배교 뒤 만리 타향에 유배되어 천주교와 관계 없는
삶을 살았는데도 천주교 묘역에 옮겨진걸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긴 하네요.



봉헌된 성당이 아닌 건립중의 터를 방문한 것도 처음이지 싶은데, 정약전 선생과 성 정하상을
핑계로(?), 또 제가 살아서 완공된 모습을 보기도 어렵겠기에 찾아본 천진암 성지였습니다.


성당 여행 #109 남양주 마재도마성당 (마재성지)

덧글

  • 이요 2021/04/23 13:30 # 답글

    정약전의 묘가 저렇게 가족과 모여 있었군요. 잘 봤습니다. 근데, 저 조감도 진짠가요? 저렇게 세워지나요? 그러지 말지....ㅠ.ㅠ 성모상에 황금왕관 얹힌 것도 처음 봐서 문화적 충격입니다....
  • glasmoon 2021/04/26 17:21 #

    저 설계에 맞춰서 기초 준비를 했을테니 아마도 저대로 가겠죠? 중세 서유럽도 아니고 저렇게 큰 성당이 필요한지는 저도 잘;;
    성모상 위에 얹힌 왕관은 '파티마의 성모(묵주기도의 여왕)'를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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