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제주 걷기: 남쪽 섬의 짜장면 by glasmoon



처음에는 3월로 계획했던 것이 4월 초로 다시 4월 말로 미뤄졌다가 5월 초가 되어서야 실행된
간만의 제주 걷기! 입니다. 게다가 이번엔 처음으로 올레 코스도 아닌, 무려 마라도!?



마라도는 남쪽의 제주도에서 다시 남쪽으로 11킬로 떨어진 작고 길쭉한 섬입니다.
좌우로 500 미터, 상하로 1.5 킬로미터가 채 되지않는 작은 섬이지만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또 사람들도 찾아가고 하는 제주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죠.



제주에서 마라도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운진항(모슬포 남항)에서, 다른 하나는
산이수동항(송악산)에서 출발하게 되는데 접근성으로나 배편 수로나 운진항 쪽이 더 유리합니다.
가파도까지 가려 한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구요. 성수기가 아니라면 좌석 여유는 있는것 같지만
불안하다면 운진항 여객터미널 홈페이지 https://wonderfulis.co.kr 에서 예약하는게 좋겠죠?
문제는 배 시간인데, 5월 현재 기준 9:40, 11:10, 12:20, 13:50 네 번 뜨는 거야 아무래도 좋은데
정원 관리를 위해서인지 무조건 다음 배편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마라도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기껏해야 90~120 분 밖에 안된다는 거죠. -_-



무척 아쉽지만 그렇다고 창구의 발권 직원과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므로 일단 배를 탔습니다.



항구를 나서자 프라이팬처럼 납작 평평한 가파도가 보이는군요.
올레길 10-1 코스를 포함하는 가파도는 다음날 갈 예정이었습니다. 예정이었죠. 예정이었는데;;



30분 정도 지나 마라도에 도착합니다. 역시 평평한 섬이지만 가파도보다는 고저가 있어 보이죠?



드디어 마라도 상륙! 가깝고 익숙한 우도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로군요.



마라도 관광 안내도를 가져왔습니다...만 그냥 해안 따라 한 바퀴 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안쪽으로 더 볼만한게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기 전에 그럴 시간이 없거든요. -ㅁ-



배에서 내리자마자 탁 트인 언덕길을 돌격! 시간이 없단 말이다~!!



마라도는 딱히 특산품이라 할게 없는 작은 섬이었지만 다들 아시는 왕년의 모 통신 광고 이래
짜장면이 지역 명물화 되어 열 곳 남짓 되는 중국 식당이 관광객을 상대로 성업 중입니다.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려고 무작정 뛰어왔건만 원조라고 알려진 이 집은 일요일에 쉰다고. orz



별 수 없이 그 옆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뭐 사실 원조라고 딱히 다를거라 생각하지도 않았구요.



짜장면은 고명으로 몇 가지 해물 위에 톳이 올라간게 특징이고 짬뽕에는 전복까지 들어있긴 한데
그렇다고 만원 안팎의 가격을 주고 먹을만한 음식이냐 묻는다면 역시 섣불리 동의하긴 힘들겠죠.
그냥 멀리 남쪽 끝 섬까지 왔고 달리 먹을만한 음식이 없으니 추억 삼아 기념 삼아~



배를 채웠으니 이제 슬슬 둘러볼까요? 바람이 불어 그렇지 비가 지나간 하늘은 참 끝내주는군요.
저 바다 건너편은 아마도 환상의 이어도를 지나 중국 상하이 부근이겠네요.



해안을 따라 걷다보면 기원정사라는 작은 사찰이 나타납니다. 음 정확히는 사찰이라기보다
작은 암자 정도겠지만 모셔진 해수관음상만큼은 품위있고 당당하시네요.



그 옆으로 작은 불상은 물론 제주 해녀상과 할로윈 호박상 등등이 섞여 오히려 제주다운 분위기?



지난 뒤 사진으로 다시보니 참으로 평화로운 분위기건만 저때는 어찌나 마음이 급했던지;;



남쪽으로 길이 쭈욱 내려가다 꺾이면서 눈에 뜨이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신선바위가 있고



그리고 그 옆으로 대한민국 최남단임을 비석이 증명합니다. 장소가 장소인지라 인증샷 풍년~



섬을 두 번 거치는 경로이지만 그래도 국토 최동단(독도)나 최서단(백령도)에 비하면 그 과정이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근데 왜 나는 백령도 찍고 독도 찍고 한참 뒤에야 여길 오게 된 거지?



이제 섬 동쪽을 따라 다시 올라갑니다. 물론 마라도 성당은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기로 하구요.



그 성당 위로 마라도 명물 등대가 있어야 하는데! 하는데!! 허물고 새로 짓는 중이라네요. 아놔~
물론 오래되고 낙후됐으니 새로 짓겠지만서도 이런 섬에는 고즈넉한 옛 등대가 제맛인 것을,
개선이 어렵다면 우도처럼 놔두고 새로 짓는 방법도 있었을텐데.. 역시 작년에 왔었어야... ㅠㅠ



섬 안쪽은 볼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다시 선착장으로 향합니다.



당겨 찍어보니 제주도 본섬이 살짝 보이는군요. 비교적 가까이에 뚜렷한 납작한 평지가 가파도,
그 오른쪽의 짙은 윤곽이 송악산, 다시 오른쪽에 불쑥 솟아오른게 산방산 되겠습니다.



바이바이 마라도, 바이바이 짜장면 시키신 분~
아침부터 바람이 거세게 불더라니 파도가 꽤 높아서 배가 요동쳐 구토하는 사람이 속출했고
역시나 다음 편부터는 결항되어 이 배가 이날 운진항과 마라도를 오간 마지막 배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름 멀리까지 와서 번갯불에 뭐 하듯 해치우고 간다는 인상이 강하다나는게 아쉽습니다.
한 시간 아니 30분이라도 여유가 있었다면 훨씬 나았을텐데, 이건 뭐 밥먹고 산보 정도가 고작~
차라리 오기 전에 밥을 미리 먹어서 여기서는 섬을 둘러보는데 집중하는 편이 좋았을까도 싶지만
가성비가 좋았거나 말았거나 마라도에서 짜장면 먹는 경험을 놓치는 것도 좀 아닌것 같고;;
새로 지어질 등대도 구경할 겸 훗날 언젠가 다시 와서 찬찬히 둘러볼 기회가... 과연 올까요??


제주 올레 #10 산 둘과 비행장 하나

핑백

덧글

  • Ryunan 2021/05/06 15:26 # 답글

    바로 다음 배에 안 타면 무슨 일이 생길지 궁금하군요 -ㅇ-;;
    돌아가는 배편 승선 인원 제한 때문이겠지만 숨어 있으면 어찌될런지;;
  • glasmoon 2021/05/06 17:44 #

    아마 시간을 놓쳤다고 잘 말하면 정원이 꽉 차지 않는 한 별탈 없이 다음 편에 태워줄것 같긴 합니다. 추가 요금을 받으려나?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