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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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맞는 스포츠 세단, 이었던 by glasmoon



오늘로 제가 청월호, F30 328i를 데려온지 꼭 만 5년이 됩니다. E82 120d 쿠페를 데리고 전국을
돌아다니다 문짝 네 개가 필요해져 눈물로 떠나보내고 급히 새로 맞아들인 두 번째 선수였죠.



양산 모델이 늘 그렇듯 F30 3 시리즈도 콘셉트 때보다 밋밋해지는(특히 프론트) 부분이 있었지만
M과 닮게 화장한 M 스포츠 패키지 사양은 그 단점을 거짓말처럼 상쇄하는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지나서 돌아본다면 한동안 BMW의 라인업 전체에 전개되었던 헤드램프의 앞트임 열풍 속에서
가장 잘 어울린 모델이 3 및 4 시리즈였음은 확실하죠. 디자인의 밸런스를 보면 전설의 E46에는
견주지 못할지라도 직전의 E90이나 직후이자 현행인 G20보다 낫다는게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성능적인 면에서는 너무 무르고 부드러워졌다는 평이 많았는데 오히려 패밀리 세단으로 쓰기에는
동승자에게 덜 미안해지는 효과도 있었죠. 250마력 언저리의 28i(후기 30i) 엔진도 딱 좋았구요.



하지만 점점 쓸수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차를 타고 달리러 나간다는건 좀처럼 어려운 일이 되었고
어쩌다 기회가 와도 두바퀴 구월호(R nineT)가 차지하기 일쑤라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용으로 전락.
게다가 집에 차가 한 대 더 들어오고(i30 PD)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행도 막혀버리는 상황이 오자
집에서 하염없이 잠만 자는걸 보기가 너무나 안쓰러워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지난 부처님 오신날의 대전 나들이가 저와 함께한 마지막 여정이었네요.



만 5년간 3만 킬로미터도 못 달리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막판에 몇 군데 달려 턱걸이 했습니다.
비록 함께 많은 곳들을 다니지는 못했어도 5년 간 손발 노릇을 한 정이 어디 사라진게 아니어서
사소한 말썽 하나 없이 원하는대로 착착 움직여준 녀석을 내보내는게 정말 맞는 일일까,
나에게 이렇게 딱 맞는 자동차를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별별 감상적인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전기차의 시대로 완전히 넘어가기 전에 차마 8기통은 못되더라도 6기통은 몰아봐야 하겠다는
그 기름 냄새나는 욕망이 대체 뭔지...

아무튼 당분간, 어쩌면 한 해 정도는 이따금 i30 얻어타고 다니며 허리띠를 졸라매 보려구요.
그동안 고마웠다~ 이제부터 원없이 잘 달리고, 어딜가나 사고 조심하고~ ㅠㅠ

덧글

  • eggry 2021/05/24 21:30 # 답글

    We'll meet again don't know where don't know when
  • glasmoon 2021/05/26 18:00 #

    이제 길에서 파란색 F30을 마주칠 때마다 자세히 보는 버릇이 생기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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