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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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하라고 했지 by glasmoon

극장에선 조용히


좀 있어보이는 말로 '소포모어 징크스', 좀 더 직설적인 말로 '속편의 저주'라 칭하는 증후군(?)은
영화에서 유독 공포물, 호러 무비에서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공포 영화가 장르 특성상
무언가 전에 없던 새로운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거나 괴롭히는 나름의 독창성을 요구받기 마련인데
그게 관객들에게 받아들여져 성공할 경우, 그래서 속편이 만들어질 경우 물려받은 전작의 독창성이
오히려 영화 전체를 규정하고 옭아매는 제약이자 한계가 되기 때문이다. 뭐 이것도 좋게 봐줄 때의
이야기고 대부분의 경우는 성공한 아이디어 재탕해서 좀더 벌어보자는 얄팍한 상술이겠지만서도.



거두절미하고 일단 입닥치라는 전편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배경 설정이나 공포의 기원같은건
접어두고 현장의 긴장과 적막으로 승부하는 좋은 영화였지만 성공한 뒤 예의 찾아온 속편의 기획은
적지않게 불안했던게 사실이다. 비슷한 시기 비슷하게 묻지마 설정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세운
하이틴 슬래셔 "해피 데스데이"도 속편에서 설정 해명한답시고 애쓰다가 영 식어버리지 않았던가.
아니나다를까 이번 속편 역시도 그 괴생명체가 처음 나타나던 그날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아이들의 야구를 부모들이 지켜보는 한가로운 시골 마을,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는가 싶더니
난장판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근데 딱 거기까지네?



이 짤막한 과거 회상은 이후 상영시간 내내 유지되어야만 하는 고요함을 더욱 대비시키는 동시에
전작에서 죽은 아버지를 대신할 성인 남성 캐릭터(킬리언 머피)와 후반 중요하게 사용될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소개하면서도 어째 출연 기회가 없어진 아버지이자 감독 존 크래신스키의 출연 욕심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근거없는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구구절절 과정을 설명하려고 드는
함정은 용케 피했지 싶은 찰나 찾아오는 두 번째 위기. 리더(아버지)는 죽고 은신처(집)는 불타고,
피치못해 떠난 여행길에서 만나는 생존자들은 하나같이 죽이고 빼앗으려는 짐승들일 뿐인데
그 와중에 문명과 이성이 남아있음을 증명하는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다니, 아 이건 못참지.



그리하여 흔한 속편의 오류에서 그럭저럭 벗어났더니 흔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길로 내몰린,
옆사람과 떠들거나 부시럭대며 먹지말고 조용히 보라는 극장 예절 캠페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2"!
결말은 극장에서 확인하시길 바라며, 나로서는 그 길도 나름 영리하게 잘 빠져나왔다 말하고 싶다.
어쨌거나 기획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아마 흥행상으로도 이제 3편 제작은 빼박 확정인데,
우와 이거 마무리만 잘 하면 "컨저링" 시리즈도 실패한 성공적인 3부작 공포 영화가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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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두드리자 2021/06/17 22:59 # 삭제 답글

    원래 속편이란 건 전편의 인기에 기대서 만들어지는 졸작의 퍼레이드죠.
    관객들이 Aliens, Terminator 2, The empire strikes back를 보러 들어갈 때도 그렇게 생각했을 겁니다. 제발 본전치기만 하라고 빌면서 말이죠. 그러니 속편을 볼 때는 편한 자세로 봅시다.
  • glasmoon 2021/06/22 16:24 #

    이번걸 두고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라 보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뭐 일부분에서는 그렇기도 하니까..
  • 2021/06/19 07:48 # 삭제 답글

    차기작 23년 개봉 확정인데 정식 넘버링은 아니고 스핀오프라고 합니다 ㅎㅎ
  • glasmoon 2021/06/22 16:27 #

    스핀오프라면 대놓고 기존 문법에 충실한 영화가 나올 거라는 얘기로 들리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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