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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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10-1 가파도의 청보리 by glasmoon



네에 이 비슷한 사진을 두 달쯤 전에 본것 같다고 느끼신다면 바로 보신게 맞습니다.
5월 초 마라도-가파도를 계획하고 왔으나 마라도만 찍고 귀환해야 했던 운진항 여객터미널!
이번에 다시 가파도에 도전하러 왔습니다!



운진항이 있는 모슬포에는 10코스 걸었을 때, 11코스 걸었을 때, 마라도 갔을 때에 이어 이번까지
네 번째가 되는데 뜬금없지만 올 때마다 들린 곳이 바로 온누리 빵집이라는 곳입니다.



제주도의 빵집은 관광객 상대로 화려하면서 비싸거나 오래되고 밋밋하거나 둘중 하나인 경우가
많은데 가끔 이렇게 평범하면서 저렴한 집이 있죠. 이번에도 전날 저녁에 들러서 빵을 사다가...



운진항에서 배를 기다리며 아침으로 먹었습니다. 손바닥만한 크고 묵직한 빵들이 천오백원!
특히 전주 풍년제와 초코파이를 닮은, 그러나 더 크고 맛도 괜찮은 초코봉은 정말 가성비 갑!!



아무튼 표끊고 빵먹고 배를 탑니다. 이번에는 블루레이 1호라네요. 마라도 갈땐 2호였던가?
배 안에서는 최백호 씨의 "가파도"를 계속 틀어주더군요. 가파도 가봤어♪ 청보리밭 보았어♬



운진항에서 거리로는 약 5 킬로미터, 시간으로는 약 15분 정도를 배를 타고 가는거죠.
멍하니 있다가는 수평선과 헷갈릴 수도 있을만큼 평평한 저 섬이 가파도입니다.



노출 콘크리트에 감성적인 간판이 붙은 가파도 터미널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찾아보니
제주 주도의 '가파도 아름다운 섬 만들기' 라는 프로젝트가 수 년 전부터 진행된 모양입니다.
레지던스, 스튜디오, 카페 등등 작가와 주민이 상생하는 문화예술 사업을 벌인다는 거였는데
부실 공사에 따른 문제에다 코로나 19 사태까지 겹쳐 지금은 전부 개점 휴업 상태라고. -,.-



하지만 제가 구태여 가파도에 온 까닭은 무엇보다도 이것 때문 아니겠어요? 올레길 10-1 코스!
섬이 작다보니 옆으로 눕힌 S자 모양으로 빙 돌아도 전체 길이는 4 킬로미터를 조금 넘는데다
섬이 전체적으로 평탄하다보니 딱히 기복이랄 것도 없는, 그야말로 산보하는 코스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상동 포구에서 10-1 코스 출발!



상동마을 할망당 뒤로 타고온 블루레이 1호가 돌아가는군요~



해변을 따라 잠깐 걷다 올레 표지를 따라 가파도 마을길로 들어섭니다.



벽과 담 전체를 조개 껍질로 장식한 집이 있길래 한 장. 환공포증 있는 분께는 조금 그럴라나??



가파도의 평평한 면적 대부분은 밭, 그것도 보리밭입니다. 청보리의 파란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4~5월 봄에는 청보리 축제가 열리고 관광객들도 모여들죠. 예정대로 지난번 5월 초에 왔더라면
저도 그걸 보았겠으나... 두 달 가까이 지나간 지금 보리는 다 베어지고 빈 밭만이. ㅠㅠ



그런데 한참 가다 좀 이상해서 지도를 켜보니 얼레 길을 잘못 왔대네?? 아까 마을길로 들어서지
말고 해변을 따라 크게 돌았어야 했는데 누군가가 올레 표지를 가지고 장난을 친 모양. -_-+
결국 코스를 약간 거슬러 소망 전망대 왔습니다. 무려 해발 20.5 미터를 자랑하는 가파도 최고봉!



어찌나 높은지 가파도 전체와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한 눈에 보이는군요. *ㅁ*



반대편으로는 마라도가 보여야 하나... 옅은 안개 때문인지 안보입니다. 쩝~



청보리는 없어도 군데군데 추수 뒤 새로 발아한 보리인지 아니면 그저 강아지풀인지 모를
군락이 군데군데 있어 기분은 낼 수 있더라구요.



그 사이에 해바라기까지 섞여있으면 그림 완성!



보리밭을 가로질러 동쪽 해안으로 나왔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돌담이 이중으로 길게 이어져 있더군요. 어쩌면 바람을 막기 위한 담일까요?
가파도는 평평하다보니 바람을 막을 게 아무것도 없어 태풍이라도 닥치면 어마어마하다죠?



또 가파도에서는 제주도의 7개 주요 산들 중 영주산을 제외한 6개를 볼 수 있다고도 합니다.
대충 이 사진에서 알아볼 수 있는건 가장 높은 한라산, 왼쪽 끝에 좌우로 펼쳐진 송악산,
한라산과 송악산이 겹쳐진 사이에 불쑥 솟은 산방산, 한라산 아래 희미하게 겹친 군산 정도네요.



길을 걷다보니 아까 보았던 상동마을 할망당의 반대편쯤 되는 위치에 가파마을 제단이 있구요.



섬 남쪽의 가파 마을과 가파 포구로 들어서면서...



올레길 10-1 코스가 끝났습니다. 뭐 워낙 짧고 쉬운 길이다보니 한 시간쯤 걸렸을라나~



다시 상동 포구로 올라가는 길에 전동 휠체어가 잔뜩 있어 뭔가 했더니 해녀 분들의 자가용??



하얀 지붕이 멋드러진 가파성결교회도 지나구요.



상동 포구 앞에서 땀도 식힐 겸 가파도 특산(?) 청보리와 한라봉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았습니다.
청보리 아이스크림은 아무래도 색깔 때문에 청량한 맛을 기대하게 되는데 그건 색소일 뿐이고
뜻밖의 곡물의 맛이 느껴지는게 우리가 아는 그 보리 맞나봅니다. ^^;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배에 올랐습니다. 모슬포에 네 번 와서 두 번 시도하여 성공했네요.
기왕 5월 초 청보리가 만발할 때 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뭐 그런 타이밍에 연연하지 않는데다
이 시국에 축제다 뭐다 사람 많은데 찾아다니는 것도 민폐인지라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죠.
별 탈 없이 순탄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번 제주 여행의 일정은 이제 한 곳이 남았습니다~


제주 올레 #10 산 둘 비행장 하나
제주 걷기 - 남쪽 섬의 짜장면

덧글

  • 이요 2021/07/03 12:50 # 답글

    한라산과 산방산과 송악산이 한 눈에 보이는 뷰라니...언젠가 청보리철에 꼭 한번 가보고 싶군요.
  • glasmoon 2021/07/03 15:36 #

    제철이라면 꼭 한번 다녀올 만할 겝니다. 배편 미리 예매하는걸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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