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간 참으로 많은 건프라가 나오면서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리파인되었습니다.
각부의 비례, 어깨와 허리의 라인, 미묘한 색상과 디테일 등에서 모두 다른 모습을 갖는 중에
당연히 다리의 볼륨과 라인도 모두 차이가 있으니, 개중 가장 예쁜 다리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심사 조건은 단 둘이며 첫 번째는 다리 하박이 길 것, 두 번째는 종아리의 볼륨이 슬림할 것!
즉 가늘고 긴 다리가 예쁘다는 얘기죠. 뭔가 제 평소의 지론과 다른것 같다면 대충 넘기세욧.

엔트리 넘버 1번은 그 이름도 찬란한 퍼스트 그레이드(FG)의 퍼스트 건담!
FG답게 단순 좌우 분할은 그렇다 쳐도 저 볼륨, 모서리, 디테일은 이제 옛스럽기까지 하군요~

엔트리 넘버 2번은 HGUC #021 건담!
지금도 많은 분들이 최고의 퍼스트로 꼽고 있는 모델이죠? 볼륨 자체는 FG와 대동소이합니다.

엔트리 넘버 3번은 HGUC #191 리바이브 건담!
현행 표준 리바이브로군요. 확실히 하체와 다리가 길어지면서 가늘어졌고, 분할과 관절 처리도
훨씬 좋아졌고, 다만 종아리 옆쪽의 경계 라인이 V가 아닌 / 모양으로 되어버린게 아쉽습니다.

이외에 G30은 HGUC #191에 디테일 추가한 수준이라서, G40은 너무 이질적이어서,
오리진은 HGUC #021 비슷하게 회귀한 거라서, 비욘드 글로벌은 너무 짧아져서 열외! 시키고...

마지막 엔트리 넘버 8번은 EG 건담!
발목 관절이 붙은게 아쉽지만 길이와 볼륨은 #191과 동등한 수준에 쓸데없는 디테일도 없는데다
#191의 단점이었던 종아리 옆 경계도 /에서 V으로 복귀! 게다가 가격이 저렴해 부담도 없어!
그리하여 제1회 1/144 건담 각선미 콘테스트는 EG 건담의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그리고 승자는 제물이 되는거죠. 일단 길이를 최대한 살리면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잘라내고
돌출된 종아리의 옆과 뒤도 잘라내고 갈아내어 최대한 슬림하게 다듬었습니다. 욕심같아서는
더 갈아내고 싶지만 뼈대 역할을 할 내부 핀이 한계까지 갈려나가 더 이상은 무리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저는 괜히 감당하기 어려운 이 짓을 벌인 걸 뒤늦게 후회하는 중이죠. ㅠㅠ
덧글
여기까지 읽는 순간, 하키 마스크를 쓴 누군가가 칼을 휘둘러 사람의 다리를 자르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