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의 성당 여행이네요. 지난 포항 가는 길에 들렀던 영천의 신녕 성당입니다.

대구와 포항 사이의 영천에 제가 따로 여행간 일은 아마 지금껏 한 번도 없지 싶습니다.
예전 지자체 청사 답사 때 시청사 찍으러 한 번 들렀고, 이번에도 성당 구경차 들렀을 뿐이니;;

신녕 본당은 1965년 11월 설립되어 지금까지 내려오는 작고 아담한 지역 성당입니다.
현재의 성전은 현대건축 김무권 씨의 설계로 2000년 세워져 2001년 축성 봉헌되었습니다.
2017년 봄의 대구 여행때 방문지 리스트에 올랐으나 시간 관계로 찾지 못하였죠.

나즈막한 담 뒤로 너른 안뜰에 세워신 성모상에 먼저 인사를 드리고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이라는 요한복음 구절과 멋드러지게 휘어진 네 그루의 소나무 뒤로
한쪽 모서리에 종탑을 올려 세운 건물이 보입니다.

주로 면 위주로 구성되는 강당형 성당과 달리 정사각형 평면의 양 모서리를 살리고 있어서
밖에서 본 종탑이 위치한 모서리의 반대편 모서리에 제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신자석도 모서리를 향해 집중되는 배열을 가지고 천장도 그에 맞추어 분할됩니다.

목재 천장과 십자고상에 황토 벽돌 등 자연의 물성을 가급적 그대로 드러내는 내부로군요.
위에 높이 뚫린 창문의 색유리화도 그 아래 브론즈 14처도 아름답던데 미사 시간이 임박하여
사진을 미처 제대로 남기지 못한게 아쉽네요.

성모상이 있는 잔디밭 반대편은 벤치 위로 드리워진 나뭇가지와 그늘이 오솔길 분위기로군요.

사제관 앞에는 성 김대건 신부의 상이 있구요.
여기저기 다니면서 본 많은 김대건 신부상 중에 가장 꽃미남으로 묘사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

위에서 본 평면도는 정사각형 성전에 직사각형 사무동이 붙은 간단한 구조인데
그 사이사이가 입체적으로 깎여나가 다양한 면과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물이지요.
2002년 가톨릭 미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포항에서 일과 운전의 피로에 절어 나가떨어지기 전, 신녕에서의 평화로운 한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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