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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121 천안 성환성당 by glasmoon



최고의 계절이기에 더욱 짧게 느껴지는 가을, 저번 주말 천안행에 찾은 성환 성당입니다.



1960년 설립된 성환 본당의 현 성당은 김영섭 씨의 설계로 1998년 세워졌습니다.
올 봄에 소개했던 서울 관악구의 삼성동 성당과 작업 시기가 겹치며 또 둘이 서로 닮았죠.



성환읍은 철도역을 끼고 일찌감치 발전하여 근방에서 빠르게 읍으로 승격한 곳이기도 하죠.
또 천안시에 속하면서도 그 북쪽 끝자락이다보니 오히려 평택 시내에서 더 가깝기도 합니다.



성모상은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있습니다. 저는 건물만 쳐다보다 나갈때야 보았;;



앞에 말씀드린대로 같은 김영섭 설계로 같은 시기 만들어진 삼성동 성당과 아주 닮았는데
특히 한식 지붕의 곡선을 가지며 높은 종탑이 붙고 외벽이 드라이비트 패널로 마감되는 등등
여러 부분에서 공통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죠. 외관상의 차이라면 삼성산 성당이 최종 마감재를
덧입혀 석재 느낌을 낸 것에 비해 성환 성당은 패널 그대로 매끈하다는 정도?



성환 성당은 주보 성인인 예수 성심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여 이렇게 건물 위에도 있고...



건물의 입구 옆에도 있고...



건물 안으로 들어와 성전 입구에도 있습니다.



건물 외관이 삼성산 성당과 흡사한 느낌이었다면 내부 모습은 사뭇 다른 인상을 줍니다.
아무래도 재료(재질)와 빛(채광)의 차이가 가장 크게 작용했겠네요.



옆면을 통해 상당한 빛을 끌어들이면서도 지하라는 제약이 있었던 삼성산 성당에 비해
성환 성당은 분리된 벽과 지붕의 틈, 또 층 사이의 틈을 통해 빛이 풍부하게 들어옵니다.
그리고 화강암 벽돌로 쌓았던 벽은 노출 콘크리트로 대체되었죠.



성전 우측 벽면에는 성환 성당의 아이콘과도 같은 대형 성모성심 이콘이 걸려있습니다.
국내 성당으로는 이례적이라 할만한 그림인데... 어디서 제작한 그림인지 알 수가 없네요.
성당 사무실에서 확인을 했어야 했나;; 혹 아는 분 계시면 꼭 제보를;;;



김영섭 씨가 삼성산 성당에서 외벽을 노출 콘크리트로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는데
성환 성당에서는 외벽이 아닌 내벽이 노출 콘크리트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제대 뒤 벽면은
지붕처럼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휘어있죠.



그리고 그 곡선의 끝에, 밖으로 휘어져나간 그 만큼의 자리에 만들어진 채광창을 통해
재대쪽으로 또 십자고상 쪽으로 빛이 들어옵니다. 창에 장식된 색유리화는 물론 예수성심.



대형 이콘에서 보듯 성모성심에도 각별한 본당이라 성모 색유리화도 어딘가 있을텐데 했더니
역시나 제대 반대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발견했습니다.



2층에서 내려보는 성전 내부. 이십여 년 전에 지어졌다기엔 아주 모던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그에 비해 외벽에서는 약간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데, 이는 아마도 성환 성당 건물이
김영섭 씨의 한식과 양식을 절충하는 흐름에서 과도기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2년 뒤 화성의 발안 성당에서 한층 성숙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당 답사 목록에 오래 전부터 올라있었음에도, 서울에서 그다지 먼 곳이 아님에도
직접 오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려버린 성환 성당이었습니다.
일기예보대로 날씨만 좋았다면 더할 나위가 없었겠지만 사람이 어찌 할수 있는게 아니니~


성당 여행 #107 서울 삼성산성당
성당 여행 #016 화성 발안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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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yunan 2021/09/14 09:22 # 답글

    20세기에 지었으니 모던하지, 그게 뭐....... 아 21세기랑 비교하신 거군 -ㅇ-;;
  • glasmoon 2021/09/14 12:53 #

    아직 구세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셨군요? 20세기 아재들을 위해 해당 문장을 살짝 고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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