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성당 여행 #122 서울 방배동성당 by glasmoon



어쩌다보니 김영섭 설계 성당들 돌아보기, 오래전 포스팅한 서울 신천동성당(1984) 이후로
부천 심곡성당(1997), 서울 삼성산성당(1998), 천안 성환성당(1998)까지 왔습니다마는
신천동성당과 심곡성당 사이에 십 년 넘게 공백이 있는게 이상하지 않나요? 정말 그동안에는
성당 작업을 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물론 아니죠~



80년대에서 90년대 초반에 걸쳐, 김영섭 씨는 집안의 형인 김중섭 씨와 함께 작업합니다.
대담 인터뷰에 따르면 김영섭 씨는 선배이자 형인 김중섭 씨의 어시스턴트에 가까운 입장으로
바깥의 큰 덩어리부터 접근하는 김중섭과 내부에서 밖으로 펼쳐지는 김영섭의 접근법을 살려
큰 선과 외관은 김중섭이, 내관과 인테리어는 김영섭이 나누어 맡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합니다.
그리고 그 협업의 대표적인 결과물 중 하나가 1987년에 세워진 방배동 성당이죠.
좌우로 넓게 펼쳐진 1층 위로 본 건물이 올려져 정면에서 보면 커다란 성채와 같은 인상이지만
이는 산기슭의 경사지에 자리잡고있기 때문으로 성당 자체는 80년대의 전형에 가깝습니다.



생각해보면 서울 시내에서 이렇게 산과 숲을 끼고 앉은 성당을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닌데요.
시의 남쪽 끝인 방배동에서 매봉재산과 근린공원을 끼고 들어간 덕분에 이런 환상적인 입지를~
본당이 1982년에 설립되어 이 자리에 쭉 있었으니 처음부터 터를 잘 잡았다 해야겠네요. ^^



본디 오른편의 내부 계단을 통해 2층 바깥으로 올라가 성전으로 접근하는 구조입니다만
코로나 시국이다보니 여느 성당들처럼 폐쇄되어 1층 내부를 통하도록 일원화되어 있습니다.



1층 사무동에서 만나는 성모자상. 음 이게 성당의 주 성모상은 아닐텐데, 어딘가 있겠죠?



성전 내부는, 주보 성인인 예수 부활에 맞춘 것인지 모르겠으나, 놀랍게도 밝고 화려합니다.
이 인테리어를 20세기 모던 성당의 대표 중 한 명인 김영섭 씨가 했다고는 믿기 어려울만큼
로마네스크 기반에 고딕, 바로크가 섞여 신고전주의적인 분위기를 강력히 뿜어내고 있네요.



둥글게 말려들어간 후진으로 아름답게 색이 들어간 예수와 12사도의 색유리화가 장식되고
반구형의 상부에는 성령을 뜻하는 비둘기가, 감실에도 중후한 모양의 캐노피가 씌워지는 등
전통적인 분위기의 성당을 좋아하시는 분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듯한 제대 주위.



익랑 상단의 14처 그림도 회를 칠하고 마르기 전에 그리는, 보기 쉽지않은 프레스코화입니다.
진영선 작가의 작품으로 현대 성당에는 좀처럼 어울리기 힘들텐데 그 예외가 여기 있네요.



성전을 나와 바깥을 한 바퀴 돌아봅니다. 성모상은 성당 뒤편에 있었네요.
요 옆으로 올라가면 방배근린공원으로 들어가는 숲길이 나옵니다.



건물 전면을 가까이에서 보면 그냥 네모 반듯한 빌딩처럼 생겼는데...



구석을 볼라치면 공간들이 중첩되어 꽤 모던한 느낌도 나고 말이죠.



주차장 안쪽으로 멀리 들어갔더니 이제서야 건물의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아, 앞에서 올려다보며 속았(?)군요. 의외로 상면 전체를 덮은 경사 지붕과 좌우로 튀어나온
익랑부, 둥글게 돌출된 후진부까지 이 성당은 외양부터가 로마네스크 바실리카였던~~



김중섭 씨와 김영섭 씨가 함께 작업한, 얼핏 현대적으로 보이나 고전의 재해석에 가까웠던
서울 방배동 성당이었습니다. 다음은 형제처럼 닮은 수유1동과 논현동의 성당으로 갑니다~

핑백

  • Dark Ride of the Glasmoon : 성당 여행 #123 서울 수유1동성당 2021-09-23 20:32:07 #

    ... 문하고 끝나지 않는 건축 설계의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인 모양입니다. 이렇게 수유1동 성당을 뒤로 하고, 이제 2년 뒤에 태어난 동생이라 할 논현동 성당으로 갑니다. 성당 여행 #122 서울 방배동성당 성당 여행 #009 서울 신천동성당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