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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126 양구 양구성당 by glasmoon



지난 주말 양구-속초 여행의 리포트 첫 번째, 양구의 양구 성당입니다.



양구군은 직접 휴전선을 맞대고 있기도 한데다 주위의 춘천, 홍천, 화천, 인제 등지에 비해
인구도 인프라도 떨어지는 편이지만 근래에 한반도의 정중앙이라는 점을 홍보하고 있죠?
남면의 이름도 국토정중앙면으로 바뀌었고 '배꼽'이라는 단어가 붙은 곳도 많고 그렇습니다.



반대편의 주차장 쪽에서 접근하니 안뜰의 커다란 나무가 드리운 그림자가 참으로 풍성하군요.



양구 공소의 이름은 1888년 강원지역 최초의 본당인 풍수원 성당 설립 당시부터 등장하므로
그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리적 여건상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주둔 군부대의
군인들과 군종신부 중심으로 운영되다 1960년대 들어 박 토마스 주교로부터 성전을 완공하면
주임 신부를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군부대의 지원 아래 주민들이 손을 모아 성당을 건립,
1966년 완공과 함께 주임 신부를 맞아 양구 본당으로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입구 맞은편의 작은 화단에는 성모자상이 세워져 있구요.



건물 자체는 세워진 시기가 시기이다보니 어찌보면 투박하고 어찌보면 담백한 분위기이지만
지속적으로 관리가 잘 되었는지 50년이 지난 건물로는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편입니다.
거의 유일한 장식 요소일 종탑의 한식 창살 안으로 내부 작동 구조가 잘 보이네요.



성전 내부는 평이한 단층 구조임에도 로만 십자가 모양으로 양 팔을 뻗었다는건 당시에 꽤나
노력을 기울였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후 세워진 경기 북부와 강원의 많은 성당들이 화강암을 썼다는 것은 여러번 말씀드렸는데
양구 성당도 제대 벽면은 화강암을 쌓아 표현했습니다. 제대 뒤, 벽에 걸린 십자고상이 마치
감실 위에 올려진 것처럼 배치된 것도 재미있네요.



성전 내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제대의 왼편, 아마도 성가대석으로 쓰일 자리 뒤편에 걸린
성모자에 대한 대형 그림인데요. 어느 분이 그리셨는지 모르겠으나 정말 잘 어울려 보입니다.



이제 밖으로 나가, 성당 오른편으로 사제관과의 사이 공간에는 작은 광장이 만들어졌습니다.



광장 중앙에 세워진 것은 본당의 주보 성인인 성 바오로. 신자 분이라면 다들 잘 아시겠지만
성 바오로의 상징물 중 책은 성경 서간의 많은 부분을 썼다는 것을, 칼은 참수형으로 죽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초기 교회의 순교자들이 화형이나 십자가형을 당하는 가운데 고통이 덜한
참수형을 당한 것은 성 바오로가 로마 시민권자였기 때문이었죠. 바오로 본인은 예수님처럼
십자가형을 당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고 합니다만.



성모동굴에 모셔진 성모상은, 음 이런 표현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국내에서 보아온
많은 성모상들 중에 세속적인 관점에서 유독 젊고 아름답게 묘사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광장 뒤편으로는 성당을 반바퀴 돌아 십자가의 길이 조성되어 있구요.
물론 십자고상의 위치에서 보듯 반대쪽(성당 왼편)에서 시작하여 성모동굴 앞에서 끝납니다.



성당 뒤로 야트막한 경사로가 있어 올라가 보았습니다.
읍내의 높은 건물들 뒤로 춘천-화천과 경계를 이루는 높은 산(아마도 사명산)이 잘 보이네요.



성당 여행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작성했던 영서 지역의 옛 성당들 목록에서
가장 멀리...는 인제 성당이구나, 하여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양구 성당을 이렇게
좋은 날씨 속에 만났던 날이었습니다~


성당 여행 #053 인제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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