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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129 서귀포 표선성당 by glasmoon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둘러본 뒤 서둘러 표선으로 들어왔던 이유, 표선 성당입니다.



올레길 3코스가 끝나는 표선면 읍내 거리의 남쪽 끝에 있습니다. 재작년 봄 3-B 코스 때는
미처 생각을 못했기에 김영갑갤러리와 더불어 3-A 코스를 다시 도전하게 만든 주역이죠.



나름 서둘렀는데도 이미 해가 거의 넘어갔군요.
먼저 눈에 띄는 오른쪽의 건물은 사무동이고, 성전은 저어기 뒤편에 있습니다.



들어서면 먼저 왼쪽에는 성모상이 있구요,



오른쪽에는 종탑이 있는데, 형태와 구성으로 볼때 옛 성당의 그것을 보존한게 아닌가 싶네요.



주차장을 지나 성전 쪽으로 들어가 봅시다.



좌우의 잔디 동산에 놓인 고풍스러운 모양의 벤치들도 옛 성당으로부터 남겨진게 아닐까나~



성모 승천을 주보로 하는 표선 본당은 1964년 설립 이래 오랫동안 공소로 유지되다가
1997년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성전 건립을 추진하여 2011년 드디어 그 결실을 맺게 되었습니다.
설계를 맡은 반석건축의 문석준 씨는 기존에 있던 소나무들을 최대한 그대로 두는 걸 우선하고
주재료로 제주석을 쓰는 등 주변에 순응하는 교회의 모습이 되고자 애썼다고.



입구 오른편의 예수성심상에 인사를 드린 후



들어가는 현관 공간이 매우 밝다 했더니



둥글게 뚫린 빛우물에 창틀 중앙이 十 모양이 되도록 맞춰진 유리창이 들어가 있습니다.
최근 몰아서 보러 다닌, 성당 많이 설계한 어떤 분께서 즐겨 쓰는 방식인데요. ^^



서쪽으로 방향을 잡은 색유리창이 지는 해의 빛을 그대로 받아 환상적인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근데 부채꼴(사분원) 모양의 공간과 채광창의 배치, 제대에서 방사형으로 뻗어나간 여러 보까지
최근 다녀온 금산 성당과 정말 많이 닮았네요. 차이는 보가 일곱 개가 아닌 여섯 개라는 정도?



건물 바깥쪽으로 십자가 표지가 일절 없는 대신 제대 뒤편에 건물의 일부로 고정되어 있고
예수 성상도 십자가에 매달린 고통스러운 모습이 아닌 평화롭고 인자한 모습입니다.



외벽도 그러하지만 구멍이 송송 난 화산암 마감재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겠죠.
근데x2 보는 물론 모서리를 따라 낸 채광창이라던지 둥근 벽을 따라 걸린 십사처 부조라던지
정말 금산 성당과 흡사한 구석이 많은데... 발주자의 의뢰가 있었는지 설계에 참고한 것인지
아니면 이런 형태와 구성의 레퍼런스가 있는건지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



반대쪽 내벽 한쪽은 네모 모양으로 뚫려, 보통 이런 자리에는 십자가나 성상이 있게 마련인데
왜 만들었고 왜 비어있는지는 역시 모르겠네요~



성전 건물 오른편의 사제관은 새로 만들지 않고 옛 건물을 손보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표선 성당의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열일하고있는 멋드러진 소나무들.



동서 방향으로 좁고 긴 부지를 최대한 의미있게 쓰고자 한 의도가 잘 적용된 경우가 아닐지.
이런 조화로움 덕분인지 표선 성당은 2011년 제주건축문화대상에서 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왠지 궁금한 건물 반대편을 보기 위해 과수원을 멀리 빙 돌아와 줌으로 당겨 찍었습니다.
보이려고 만든 부분이 아닌건 맞는것 같군요. ^^



감귤 과수원 뒤로 소나무들에 둘러싸여 낮게 자리잡은 이 모습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과거 모 본당이었던 성산포 성당과 더불어 정말 제주다운 성당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성당 여행 #128 금산 금산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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