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glasmoon.egloos.com

포토로그



섭지코지, 글라스하우스, 아고라 by glasmoon



근래 스무 번 가까이 제주도를 오가면서 처음 제대로 들어가보는 섭지코지입니다.
일단 휘닉스 제주 섭지코지 리조트를 찾아가야 하는군요. 제주에서 걷는 거야 익숙하니까 뭐~



섭지코지라는 이름은 제주 방언으로 좁은 땅을 뜻하는 '섭지'와 곶을 뜻하는 '코지'가 합쳐져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실제로 좁은 입구를 지나면 꽤 넓게 펼쳐진 작은 반도 모양의 지형이죠.
대체로 평탄한 구릉지에 동쪽에는 해안 절벽이 있고 북쪽으로는 성산일출봉을 바라보고 있는
그야말로 절경이라 할만한데 그만큼 일찌감치 개발되어 휘닉스와 한화에다 스타오션까지
셋이나 되는 리조트가 들어가 있습니다. 그중 절반 이상이 휘닉스 리조트의 소유로 보이구요.



리조트를 통과하여 동쪽으로 올라가면 개발된 시설 뒤로 본래의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원래 모습을 남겨둔 산책로는 송악산 안쪽이 생각나더라구요. 개발 전 모습은 아마 비슷했겠죠.



제주석을 쌓아 만든 미로도 있네요. 델 토로 아저씨 여기서 영화 한 편 찍어보지 않으실라우?



미로와 산책로를 지나 큰 길을 따라가면 왼편으로 먼저 유민 미술관을 만나고...
유민미술관 - 안도 다다오와 에밀 갈레



길 끝에 서있는 유리로 만들어진 상자 건물이 역시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글라스 하우스입니다.
입구에 길게 벽을 세워 시선을 막는건 여전하군요.



입구를 지나 접근하면 좌우로 나뉜 노출 콘크리트의 구조물 위로 유리 건물이 얹힌 모양인데



두 벽과 천장으로 둘러싸인 작은 광장 끝에서 영화관의 스크린처럼 바다가 좌우로 펼쳐집니다.



먼저 민트 스튜디오라는 오른쪽(남쪽) 건물은 제주를 표현한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구요.
현재 바다쪽 전시실에서 볼수 있는건 지혜은 작가의 "어느 가을, 제주" 라는군요.



콘크리트로 막힌 반대쪽 방은 그 폐쇄성을 살려 이렇게 영상 작품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안락한 의자에 반쯤 누워 바라보는 기분이 꽤 좋았는데 작가와 작품명 메모하는걸 잊었네요;



광장의 왼쪽(북쪽) 건물은 민트 카페입니다.



아침부터 꽤 걸어 미술관도 돌고 여기까지 들어온거라 일단 당 보충을 좀 하기로 했죠.
맛은 뭐 쏘쏘... 2층 민트 레스토랑은 확실히 뷰가 좋겠지만 가격만큼 맛이 따라줄지 어떨지?



이제 바다쪽으로 나가봅니다. 저 뒤로 보이는게 이곳의 명물 그네로군요.
인파 별로 많지 않던 이날에도 저 그네 앞만은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정원으로 나가 왼쪽으로는 섭지코지를 도는 해안 산책로 뒤로 성산일출봉이 보이고...



뒤를 돌아보니 이제야 글라스 하우스의 전면을 확인합니다.
좌우로 낮고 길게 뻗어있다보니 내부에서 느끼는 것보다 밖에서 보는게 훨씬 커보이는군요.



다만 대단한 대형 빌딩은 아니라 해도 일반 상가 기준 4층 높이에 넓게 펼쳐지는 이런 건물이
섭지코지의 동쪽 끝에 이렇게 떡하니 자리잡은 것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을쎄요, 제가 보기에도 자연 자체로 워낙 아름다운 곳이다보니 썩 좋아보이지는 않네요.
애시당초 사방이 탁 트인 곳이라 뭐가 있어도 워낙 튀어보일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도 하구요.



이제 섭지코지의 뷰 포인트인 절벽 위 등대로 올라가봅니다.



위에서 보니 역시나 두드러지는 글라스하우스.
근데 실루엣이 묘하게 뒤의 성산일출봉과 닮았네요? 안도 다다오가 의도한 건가? 설마~



반대편으로 내려가는길 왼편으로 저 멀리 보이는 작은 탑이 붙은 건물이 왕년의 히트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알려진 성당 세트장 자리인데 뜬금없이 무슨 헨젤과 그레텔 풍의 과자모양
집으로 바뀌었더라구요. 이제는 그마저도 관리가 안되어 반쯤 폐허가 되다시피;;;



아무튼 제주에서도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가 되고보니 별별 우여곡절이 다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중국인들이 반드시 찾는 코스가 되면서 한창 때는 사람들로 미어터지고
별별 오물 냄새도 나고 그랬다네요. 하긴 그래서 저도 차마 올 엄두를 못냈었구요.



마지막으로 남서쪽 오션스타 콘도와 힐리우스 사이에 있는 아고라를 보러 갑니다.
회원제 고급형 독채 별장인 힐리우스 전용 클럽하우스로 야외 수영장과 실내 운동시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삼성미술관 리움, 남양 성모 대성당 등을 설계한 마리오 보타의 작품이죠.
찾아보니 최근 힐리우스가 재정비되면서 비회원의 숙박도 가능하게 바뀌었다 합니다마는
(물론 숙박비는 비싸겠죠) 여름 시즌이 지나서인가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모 포탈의 모 서비스 덕분에 국내에서 '아고라'의 뜻을 모르는 사람이 이제 거의 없겠죠?
실내 시설은 모두 지하 1층에 있으며 중앙부에 이름 그대로 사각형의 광장이 조성되었습니다.



그리고 광장을 덮은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 그 안에 매달린 구 모양의 커다란 금속 조형물이
누구나 한 번 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부여합니다. 저는 어째서인지 비가 올 때
피라미드 중앙으로 들어온 빗방울이 금속구에 부딛히면 어떤 소리가 날까 궁금해졌습니다. ^^



이런 고급 리조트는 그다지 제 취향이 아니지만 이런 구조물을 등지고 제주 바다를 바라보며
야외 풀에서 수영한다면 꽤나 이국적이고 비현실적인 경험이 될 것 같긴 하네요.

마리오 보타의 건축물을 작정하고 보러온건 처음이지만 우리나라와 꽤 연이 있는 건축가죠.
코로나 사태로 완공이 계속 미뤄지고있는 남양 성모 대성당도 내년엔 봉헌하게 되지 않을지?
최근 신안 자은도에 미술관을 설계하기로 한 모양입니다만 역시 완공하려면 시간이 걸리겠고,
리움 미술관이라도 다시 가서 제대로 봐야겠습니다.



섭지코지를 빠져나오는 길에 해녀상이 있길래 일출봉을 배경으로 마지막 한 장.
일박 와서 올레길 걷고 성당 하나 미술관 둘 보고 건축가의 건물들과 관광지까지 돌았으니
이번 여행은 아주 제대로 본전 뽑았습니다!?


제주 올레 #3-A 오름의 사진
유민미술관 - 안도 다다오와 에밀 갈레

핑백

덧글

  • Ryunan 2021/11/17 15:57 # 답글

    아고라라면 아마 그 키보드 배틀 케이지? ㅎㅎ
    유리피라미드는 라이트업 잘 해두면 더 볼 만 하겠네요.
  • glasmoon 2021/11/19 11:56 #

    그러고보니 야간 모습을 본 적이 없네요? 뭔가 조명이 있을 법도 한데?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