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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여행 #132 안양 중앙성당 by glasmoon



띄엄띄엄 막바지를 향해 가는 김영섭 설계 성당 돌아보기, 이번은 안양의 중앙 성당입니다.



김영섭씨가 설계한 성당으로는 이례적인, 어쩌면 설계한것 중 가장 큰 성당일지도 모르겠네요.
기존에 사진으로 워낙 거대한 인상이었기에 실물은 짐작했던 것보다 살짝 작은 느낌이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대형 성당임에는 변함없습니다.



안양의 중앙 본당은 1954년 장내동 본당으로 설립되어 1995년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는데
일반적으로 행정 구역의 이름을 따르는 여타 본당과 다르게 '중앙 본당'이 된 까닭은 아마도
1동부터 9동까지 아홉 개나 되는 안양동의 이름을 피하고자 인근 중앙시장에서 딴 것이겠죠.



성당은 1991년 설계에 들어가 1993년 기공하여 2000년쯤 건축이 끝나고 2004년 봉헌되었으니
현대의 건축물로는 대단히 오랜 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보통 이런 장기화에는 안좋은 이유가
붙게 마련이다보니 설계상의 어려움부터 시기상 IMF 금융위기라던가 등등이 떠오르네요.
어쨌든 이 지역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쳐다보게 만드는 랜드마크가 된 셈인데
건축주인 중앙 본당 측에서 3,500석 규모를 기둥 없이 수용(무주공간)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힘을 받는 좌우 벽체에 쌍곡포물선면으로 지붕이 얹히는 독특한 형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십자가 표지는 지붕 위가 아닌 성전과 사무동이 중첩되는 외벽 한 자리에 들어가있고



그 반대편으로는 2층 대성전으로 직접 연결되는 큰 계단과 다리가 만들어졌습니다.
...마는 역시 코로나 상황이라 폐쇄되었죠.



일단 그 계단 아래가 현관(?) 역할을 하고있어서 성모상도 그 앞에 모셔져있고



그 아래를 통과하여 1층 홀로 입장하게 됩니다. 아무튼 대형 건물이라 구조가 꽤 다르네요.



하늘에서 보면 정사각형(마름모)이 두 개 겹친 모양이므로 구석구석 재미있는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들어갈 수가 없네요. 제가 방문한 10월 초에는 천주교 신자라 하더라도
중앙 본당 신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도록 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계속 나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다보니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기에
내부 모습은 김영섭 건축문화 건축사사무소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본당 측에서 요구했던 3,500석에서 다소 줄어든 2,500석 규모가 되었어도 이미 상당한 규모죠?
제대 앞의 중앙 좌측에 십자고상이 아닌 부활예수상을 둔 것도 차별화 요소가 됩니다.



기본적으로 노출 콘크리트로 구성되었으며 제대 위도 좌우 벽면도 겹쳐진 여러 레이어 사이로
자연광이 간접적으로 들어오게끔 배려되었습니다. 물론 사이사이 색유리화가 들어갔구요.



좌우 사각형이 겹치는 부분의 바깥쪽 계단부는 그 주위를 전부 화려한 색유리화로 채웠는데
실물을 볼 수 없으니 안타깝지요. 분명 다채로울 건물의 다른 요소들과 함께.



겹을 이룬 층들 사이의 틈으로 들어오는 빛이라던가 노출 콘크리트 위주로 구성된 내부라던가
등등 김영섭 씨의 고유 요소들은 확실히 가지고 있으나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대형화되면서
또 그 대형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분히 과시적인 형태가 되면서 김영섭 씨의 기존 성당들과는
다소 이질적인 면모를 보이는 안양 중앙성당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대형 성당은 요구되는 것부터
건축물의 역할, 접근 방법까지 익히 보아왔던 중소형 성당들과는 생각보다 많이 다른가보네요.

이후 이어진 김영섭 씨의 성당 작업들 중 화성 발안성당(2005년 봉헌), 청양 다락골성지성당
(2008년 봉헌)은 오래전 포스팅하였고 파주 운정성당(2006년 봉헌)은 재개발로 멸실되었으므로
2015년 가을 서울 신천동성당에서 시작된 긴 여정 하나가 이렇게 끝나게 되었습니다.
음, 이건 조만간 정리 포스팅을 따로 해야겠네요?


성당 여행 #016 화성 발안성당
성당 여행 #066 청양 다락골성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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