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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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의 전설 by glasmoon


기억하는 아재도 왕왕 계시겠지만, 어릴적 동네 문방구에서 팔았던 잡다한 장난감들 중에
'죨리 게임'이라는 보드 게임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비디오 게임이라고는 좀 사는 집 친구가
재믹스(MSX호환)를 즐기는 정도였고 닌텐도(패미컴)의 이름은 환상종 취급을 받던 시절에
다양한 포맷과 룰을 가진 보드 게임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고도 남았죠.



삼십 번대인지 사십 번대인지까지 하여간 사촌 동생과 함께 코묻은 용돈을 모아 나오는 족족
죄다 사모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중 초기 넘버인 3번으로 "마왕성의 결투"라는게 있었습니다.
물론 죨리 게임을 비롯하여 문방구에 난립하던 보드 게임 시리즈가 일본 게임의 해적판이며
그 대다수가 패미컴의 히트 게임을 컨버전한 거라는걸 알게된 것은 좀더 나중의 일이었지만,
어쨌거나 이게 제가 "젤다의 전설"을 만난 첫 경험(?)이었습니다.



그 기억 때문인지 몇 해가 흘러 어찌어찌 북미판 NES를 얻게 되었을때 가장 하고싶었던
게임 중 하나가 젤다의 전설 속편, "링크의 모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보드에서도
재현도가 훌륭했던 탑뷰 방식은 마리오 비스무리한 사이드뷰가 되어있었고, 그마저도 직접
해보지는 못했죠. 이따금 미국에서 건너오는 게임 소프트다보니 저에게 선택권이 없었거든요.



그리하여 그로부터 또 몇 해가 지난 뒤 슈퍼 패미컴의 시대에 발매된 "신들의 트라이포스"가
제가 직접 온전하게 플레이해본 첫 젤다 게임이 됩니다. 와, 정말 전율에 가까운 경험이었죠.
발전한 그래픽과 사운드는 물론이거니와 게임속 오브젝트와 상호 작용한다는 느낌이었달까.
그렇게 어마어마한 경험을 선사한 게임이었지만 이후 대다수 국내 게이머들과 마찬가지로
플레이 스테이션으로 넘어가면서 시리즈의 존재마저 오랫동안 잊고 지냈는데...



제가 스위치로 돌아오는 즈음에 "꿈꾸는 섬"이 스위치로 이식되어 발매되었더라구요.
게다가 이거 설정상 시간대가 "신들의 트라이포스" 바로 뒷 이야기라면서요!?
스위치의 젤다라면 물론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겠지만 옛 추억을 떠올리며 이쪽부터 플레이!



사상 최초로 젤다 없는 젤다의 전설이라니. 음? 왼쪽의 녹색 옷 소년이 젤다 아니었던가??



옛날 그 감성을 3D 환경으로 기막히게 옮겼네요. 플라스틱 미니어처같은 질감에다
매크로 렌즈로 보는 것처럼 근경과 원경을 흐리게 처리한 것도 재밌구요.
근데 그게 그렇게 연산을 많이 잡아먹나? 이 정도 한다고 프레임이 뚝뚝 끊길 것까지야;;;



100% 달성같은건 욕심 없었지만 천천히 진행하면서 하트도 아이템도 적당히 신경쓰며 하니
막히는 부분도 어려운 보스도 거의 없더군요. 다만 내 이동 경로에다 층간 상하 위치, 색깔별
통로 전환에다 구슬 옮길 경로까지 계산해야하는 참수리의 탑은 살짝 짜증이 날락 말락~



아무튼 모든 악기를 모은 뒤 타마란치 산의 성스러운 알에 진입하고...



이렇게 젤다.. 아니 링크는 또 하나의 모험을 끝냈습니다.



요즘에야 워낙 게임에도 영화같은 시나리오와 연출이 많다보니 별반 새롭지 않지만
전형적인 영웅담이 주류이던 시절에 이런 아련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다루는게 흥미롭달까,
그 시절에 플레이했던 분들은 정말 감회가 남다르시겠더라구요.

속편이 나오기 전에 야생의 길을 떠나긴 떠나야 할텐데 엄두가 안나는건지 겁이 나는건지.
그 전에 다른 데도 좀 돌아보고 나중에 갈래요?

덧글

  • 무지개빛 미카 2022/01/17 20:32 # 답글

    이제는 다들 링크가 진짜로 젤다의 이름을 이어 받고 공주가 개명해야 한다는 사람이 상당히 많아졌죠.

    하지만 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젤다 스리즈는 와일드 브레스인데, 링크의 여자복장이 공식적으로 발매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 glasmoon 2022/01/18 13:22 #

    그러니까 링크가 젤다이고 로랑이었군요??
  • 잠본이 2022/01/19 18:16 #

    그냥 머리 복잡하게 꼬지 말고 둘이 합쳐버리죠(...?!)
    공주인 동시에 기사... 어라 사파이어 왕자네? orz
  • 자유로운 2022/01/18 00:09 # 답글

    저런 류 보드게임들이 참 묘하게 재미난게 많았죠.
  • glasmoon 2022/01/18 13:23 #

    물론 폐급도 간혹 있긴 했지만 대체로 재미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
  • 아스파 2022/01/18 02:48 # 삭제 답글

    크으 저 죨리게임시리즈 마왕성의 결투...
    저게 무려 패미컴판 젤다의전설 완전공략집이죠
    어디에 숨겨진 동굴이 있는지 다 나와있으니...
  • glasmoon 2022/01/18 13:26 #

    맞습니다. 원판 비디오 게임이 있다는걸 알기 전에는 숨겨진 동굴 표시가 왜 있는지 몰라서 그 자리에서 폭탄을 쓰면 동굴끼리 이동 가능한 워프 포인트 비슷한 자체 룰로 보드게임을 했더랬죠. ^^
  • 지누 2022/01/18 17:57 # 답글

    이쯤에서 보통 "그래서 저 녹색모자가 젤다 맞지요?" 같은 꾸준글이 나올때가 된거 같은데...
  • glasmoon 2022/01/19 17:24 #

    그래서 제가 본문에서 선수를 쳤습니다?
  • 잠본이 2022/01/19 13:12 # 답글

    트라이포-스 표기에서 시대가 느껴지는
  • glasmoon 2022/01/19 17:34 #

    아 저게 '트라이포-스를' 이라는 단어가 아니었군요? (...)
  • 락키드 2022/01/19 16:42 # 삭제 답글

    용사여... 일어나세요... 야숨해야지. 400시간이 넘는 플탐과 코록 900개가 기다리고 있...
  • glasmoon 2022/01/19 17:35 #

    허거걱... 제가 이래서 야숨 건드리기 겁난다니까요?
  • 자그니 2022/01/20 05:24 # 답글

    저런 보드 게임이 실존했군요... 유물을 접하고 갑니다...
  • glasmoon 2022/01/20 16:12 #

    어릴때 다 해보셨으면서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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