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k Ride of the Glas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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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탐정은 견습중 by glasmoon


"저스티스 리그"부터 "조커"까지 완성도도 평가도 미친X 널뛰기하듯 오르내리는 DCEU에서
드디어 새로운 박쥐남, "더 배트맨"이 공개되었다.캐릭터의 무게로 보나 영화화 짬으로 보나
절대로 실패할 수 없는, 절대로 실패하면 안되는 DC 비장의 카드이자 최후의 보루 배트맨은
이번에도 관객들을 홀릴수 있을 것인가? 이미 볼 사람은 대충 봤겠지만, 이것 참 아리송하네~


1989년의 배트맨이 박쥐 의상 뒤에 숨은 팀 버튼 식의 우울하고 고독한 소년이었다면
2005년의 배트맨은 첨단 장비의 지원으로 스스로의 사명을 실천하는 우아한 현대의 귀족,
2016년의 배트맨은 이미 산전수전 다 겪으며 노련할대로 노련해진 베테랑의 모습이었던 바
2022년 새로운 배트맨의 정체성을 또 하나의 유명한 별명인 '세계 최고의 탐정'에 두면서
활동 2년차의 아직 풋풋한(?) 시절, 하나의 연쇄 사건에 집중하는 것은 나름 괜찮아 보인다.
'브루스 웨인은~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하는 다 아는 사정 재탕할 필요도 없고 말이지.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이어 원"에서 튀어나온 듯한 형상으로 단서를 하나하나 추적해가는
-물론 배트맨의 권능으로 해석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모습을 보는 재미는 과연 남다르고
뭘 잘못 먹었나 싶을만큼 '복수(vengeance)'를 외치며 좌충우돌하는 꼬라지도 꽤 신선하다.
"듄"으로 실력을 증명한 크레이그 프레이저의 화면은 흑화된 배트맨의 내면만큼이나 어둡지만
보여야할 부분들은 절묘하게 보여주고, 생과 사의 경계에서 아슬아슬 위태로운 무모한 액션은
기존의 배트맨들과 다른 쾌감을 선사하며, 너바나의 "Something in the Way"을 변주한 음악은
황량한 고담에서 피폐해진 배트맨이 흥얼거리는 콧노래와 같으니 오오 세기말 분위기 오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나설때 남는 왠지모를 찝찝함의 지분은 대부분 리들러의 차지다.
하긴 탐정으로 거듭난 배트맨과 퀴즈 머리 싸움을 하는데 조커 빼고 리들러만한 적역도 없겠지.
"배트맨 포에버"(1995)의 똥꼬발랄했던 짐 캐리와 정 반대의 캐릭터를 폴 다노가 열연했는데
돌아이 & 찌질이 연기로 일가견 있는 그답게 열폭하는 리들러를 그림처럼 그려낸건 좋았으나
열폭에 이른 동기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범죄 과정도 "다크 나이트"(2008)의 조커를 따라하는
모방범처럼 보인다는게 문제가 된다. 뭐 리들러가 왕왕 열화판 조커 취급받으니 감안하려해도,
또 아무리 활동 2년차라 어설프다 해도 그 리들러에게 시종일관 휘둘리는 뱃신이라니. ㅠㅠ


그리하여 요즘 보기 쉽지않은 누아르풍의 어둡고 끈적한 분위기가 제법 근사하게 나왔으나
본격적인 이쪽 장르의 걸작 "차이나타운"(1974)이라던가 "세븐"(1995)에 비할 정도는 아니고,
슈퍼 히어로 장르로도 의외로 잘 어울리는 로버트 패틴슨과 더불어 제법 괜찮게 뽑혔으나
여러모로 겹쳐 떠오를 수밖에 없는 "다크 나이트"에 비하면 아무래도 힘이 빠져버리는데다,
나야 팬이니 좋다 쳐도 인간적으로 이렇게 어둡고 칙칙한 이야기를 세 시간 동안 보라는건
솔직히 일반 관객들에게 무리라고 생각되지 않냐고 이 워너와 DC 이하 제작진 님들아!
비교되는 영화들이 장르 최고의 작품들이니 어쩔수 없다기엔 이건 그래도 '배트맨'이라고!!


약간의(?) 불평이 새어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이게 다 팬으로서의 애정이 있어서 아니겠수.
히어로물을 통틀어 뉘라서 이 정도 밀도의 이야기를 이 정도 분위기로 만들어 내겠냐고.
아무튼 이만하면 시리즈의 출발점은 잘 찍었고 버벅이던 탐정 견습 과정도 끝냈으니
다음번엔 제대로 날아오르기를 기대한다. 기대해도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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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 Ride of the Glasmoon : 3월에 본 영화들 2022-04-04 19:4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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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두드리자 2022/03/25 01:39 # 삭제 답글

    "푸틴이 이번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일으켰다가 젤렌스키에게 영혼까지 털리고 돈바스와 크림반도, 전쟁 배상금까지 다 토해낼 판이더군요. 어떻게 된 거죠?"
    배트맨을 만나면 꼭 묻고 싶네요. 그는 명탐정이니 해답을 알겠죠?
  • glasmoon 2022/03/28 14:43 #

    고담 바깥의 일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분인지라~?
  • 자유로운 2022/03/25 08:30 # 답글

    미숙해도 뱃신은 뱃신이군요.
  • glasmoon 2022/03/28 14:44 #

    '이번에는 미숙하지만, 다음 편에는 뱃신이 될것 같아' 로 끝났...
  • Ryunan 2022/03/25 09:08 # 답글

    추리 부분을 거의 고든과 알프레드가 가져간 거 같아서 저는 좀 별로였어요. 우리아빠 타령은 최악-_-이었고 ㅎㅎ
  • glasmoon 2022/03/28 14:46 #

    토머스 웨인이 이런 취급 받은 경우도 잘 없지 싶네요 흐~
  • 락키드 2022/03/25 15:42 # 삭제 답글

    최고의 배트맨는 아닐지라도, 가장 아름다웠던 배트맨이었습니다.
  • glasmoon 2022/03/28 14:46 #

    테넷에서도 진 주인공이었죠. 하악~
  • f2p cat 2022/03/25 17:42 # 삭제 답글

    짙게 드리워진 다크 나이트의 그늘 아래, 단독 영화라 해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조커라는 먹먹한 어둠까지
    더 깊은 칠흑으로 가려보고자 했던 일은 굉장히 어려웠겠죠.
  • glasmoon 2022/03/28 14:59 #

    캣우먼 포함 사족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서 그쪽만 좀 쳐냈어도 훨 나았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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